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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1-07 03:14
[기타] 근세사회와 중국문화
 글쓴이 : 힐베르트
조회 : 2,113  






외부의 시선에서 보면 한국은 중국문화를 받아들인 나라라고 색칠되고 있고 특히나 이러한 정의는 일본인들이 굉장히 많이 떠듭니다. 여기에 대한 살짝 뒤틀린 욕망을 지적해본다면야 '우리 일본은 중국과 구분된 문화를 구사했는데 한국은 중국문화나 따라하는 반속국이지 않나' 라고 할 수 있어요. 간혹 한국은 유교문화이니까라고 결정짓는 그러한 발화, 수용의 행태를 본다면야 이들의 한국이해가 몰이해일수밖에 없다는걸 느낍니다. 

한국인들도 착각하고 특히나 외국인들은 더욱 착각할 만한 것중에서 '중국문화'라는것이 무엇이고 이것만으로 한국사의 문화사를 정의할 정도로 대단한 심급이었는가를 논하기에 성급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19세기 서양화가 당연한 문명의 지표처럼 되어 있었고 과학기술, 정치제도, 자본주의와 무역, 군사기구등을 그대로 모방하는게 당연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와서 어느 나라 문화가 있다라고 말을 하는거 자체가 웃긴 소리가 됩니다. 서구화로 색칠되어 있었고 지금은 서양인들과 별 차이나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문화' '한국문화'를 논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반문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할리우드영화는 세계영화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는 마당에 어느 부분을 떼어내서 '어 일본은 일본문화야' '한국은 한국문화야'라고 말을 하는게 가능한 조건들이 무엇인가 따져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일본은 스스로에 대해서 지나치게 관대하게 보고 있고 전근대의 역사에 관해서 조선, 혹은 한국에 관해서는 심각하게 '중국적'이다라고 성격정의를 하는걸 알수 있어요. 완벽하게 서구와 동조화된 현대 일본을 놓고 일본문화라고 따질 구석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기모노며 만화며 애니메이션이며 그건 일본전통과는 이미 단절된 문화상품들일 뿐이에요. 더욱이 서구가 먼저 형식을 제안했고 서구가 먼저 개발한 것을 후에 받아들여서 개발시킨 것에 불과합니다. 

단지 일본인들만 그렇게 떠든다면야 매도해버리면 되지만 이러한 성격정의는 한국인에게도 미쳐서 한국의 과거는 어딘가 중국문화스러운 지점으로 인식되게 만듭니다. 그러기 전에 문화라는 것 자체가 완벽하게 자기만의 무언가로 색칠되어 있는 영역이었나 따져보는게 빠를 겁니다. 

당송교체기를 놓고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가는 지점으로 보는 역사인식이 자라나게 되었고 송나라가 이전 당나라에 비해서 어디가 다른 사회구조였는가를 따져볼 수 있습니다. 흔히들 '송나라 근세체제'라고 말하는 건데

1) 황제의 독재적 권력 2) 물산, 사람의 이동자유 3) 귀족의 철폐와 사대부들의 등장 4) 지배이데올로기

라고 특징지을 수 있는 이 근세사회를 놓고 고대노예제->중세봉건제->근대자본주의라는 서양지평에서 나온 역사계보와는 다릅니다.  당시에는 이러한 귀족사회의 종말과 일원화된 권력, 이 사회를 지배하는 이념, 식자층의 지배계급화가 선진문명의 일부처럼 여겨졌었고, 하나의 글로벌스탠다드처럼 여겨졌습니다. 고려말 성리학이 유행하게 되면서 사대부라는 계급이 등장한 배경이나 조선을 건국해야 하는 목적이나 어쩄거나 이러한 스탠다드를 따르게 되었는데 이걸 '중국화' '중국문명'이라고 정의하는건 한편으로는 타당할지는 몰라도 그 성격을 명백하게 드러내지는 못합니다. 

마치 조선시대 사회구조가 송나라의 사회구조를 그대로 모방해서 반복해야 하는 하부사회인듯한 인식을 줄 우려가 있지요. 지금도 대한민국은 서양문명을 열심히 추종하고 있고, 할리우드영화며, 영국드라마며 소비를 굉장히 합니다. 민주주의정치제도, 군사시스템, 과학기술, 문화생산도구 마저도 전부 서양에서 빌려왔던 처지일뿐 아니라 생김새만 아니라면 거의 서양인과 생각하는것도 비슷해지는 정도인데'한국에는 한국문화가 있다'라고 말을 하는게 가능합니다. 이 한국문화가 정확하게 뭔지는 모릅니다. 그래도 한국문화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조선시대, 조선사람들은 중국문화에 노출되면서 중국문화를 받아들였다면야 조선문화라고 하지 않고 '중국문화권'으로 색칠을 해버릴까요? 더욱이 당시의 글로벌스탠다드도 '중국문화'라고 비정해버렸으니 이 정의는 더욱 과격하게 됩니다. 대륙으로부터 넘어오는 문물의 유통을 놓고 이래야 하는 조선의 운명과 성격이 정의되고 마치 조선은 그래야 했으면, 그래야 하는 식으로 서술을 합니다. '한국은 중국문화를 받아들였는데~'라는 말 자체가 이러한 성격을 표현하는 식입니다. 어떤 한 나라가 문화를 스스로 전부 창조해내지는 못하고 늘 외부와의 유동적인 관계는 인류역사이래로 당연한 일이지만 어딘가 한국의 과거문화를 서술하는 장소에서는 국가와 국가간 관계가 강조되고 있고 마치 그래야 하는 성격묘사가 당연한 듯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문화적 공간에서 중요한 위상일까요? 


중국문화라는 하나의 전체성도 없고 패키지화된 상품도 없습니다. '중국문화'라는 것도 정의도 없고 이걸 표상하는 전체로서의 '중국문화'도 없습니다. 눈 앞에 등장하는건 물건, 사물, 의식의 유통이지 이 모든것이 하나로 압축된 걸 너머서 그 사회의 총체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중국문화'라는 허구적인 단어에 매달려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개념에는 개개의 상품나열이 아니라  중국문화가 하나의 총체성으로서 하나의 세트, 패키지처럼 제시되고 전체로서 조선에 대입됩니다. 이걸 한국/조선이 받아들였으니 의식주전반에 걸쳐서 통용되었을 정도로 유통된 규범이자 현실처럼 묘사합니다. 조선을 뒤덮는 문화공간은 '중국문화'라는 전체성이고 이렇게 수입을 했다고 믿습니다. 어떠한 물질적이며 의식적인 모든 것을 하나의 단어' 중국문화'에 압축시켜서 해석을 합니다. 조선에서 발견되는 대륙적인 사물, 물건, 의식이 있다면 늘상 전체로서 '조선은 중국문화를 받아들였으니까'라는 식으로 설명을 합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 문장이 어째서 잘못되었는지 한국인들 스스로가 인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일본인들의 주장으로 갑니다. '중국문화를 받아들인 한국~' 이라는 주장에 있어서 이들이 얼마나 성급하게 한국문화, 한국이라는 존재성격을 내리고 있으며 반쯤은 중국의 하부사회인듯양 전제를 깔아놓고 있음을 봅니다. 모든 사실, 제반관계(문물, 의식등의 소통문제)가 하나로 압축되어 전체성으로서 제시되는 중국문화, 그리고 그것이 조선위에서 떠다디면서 조선, 조선인을 규정짓는 성격정의, 그리고 문화권자체이자 중요한 심급으로서 제기하는 형태. 전부 특정한 시각을 제시하는 겁니다. 조선왕실에서 거세된 환관들이 있었다라는 설명을 하기 위해서 '중국문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라는 설명은 불필요합니다. 그냥 환관이라는 형태를 받아들였다라는 설명 자체로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만 그 이상의 전체단어인 '중국문화'를 개입시키면서 지시하는 방식은 필요이상의 과잉이자, 이들이 떠드는 한국/한국인의 암시가 어떤건지 짐작하게 하는 겁니다. 


한국이 유교문화권이다? 그렇다면 지금 세계는 전부 민주주의문화권입니까? 이걸 글로벌스탠다드로 받아들인 한국은 민주주의, 자본주의문화권이라는 용어를 쓸까요? 왜 이런 식으로 존재, 국가, 성격을 정의하는지는 알 수 없고 그렇게 말하는 단어도 학자도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당연하게 통용되고 있고 서구문화에 압도당한 현 대한민국도 '한국문화'라고 표현하지만, 조선에 관해서는 그러한 관대한 표현을 써주지 않습니다. 한자문화권, 유교문화권. 한국인들 스스로가 이런 용어를 쓰고 있습니다. 한자가 문화권의 표지이고 유교가 문화권의 표지이다라고 말을 하는 학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권위를 가진 곳에서 정의를 한 적도 없습니다. 서양문화가 당연한 기저가 된 현대사회에서도 한국문화라고 부를 만한 것은 늘 박혀 있다고 믿지만서도 그 이전 역사에 관해서는 아무 생각없이 한자, 유교문화권이라는 이름을 명명합니다. 


일제의 타율성론이 문화에서 쓰인다면 이렇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한국내에서 스스로의 문화적 실존과 요소들을 현대사회가 했던 그대로 천착해보지 않고 중국문화라는 관념적 용어와 이를 받아들인 유통관계를 절대적인 심급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조선은 조선문화권이었고 한국은 한국문화권일뿐입니다. 중국문화를 받아들였다고요? 중국문화라는 실체같은건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건, 대륙에서 건너온 의식, 물건들일뿐이에요. 설명은 여기까지만 하면 끝나는 일입니다. 대명률이 수입된건 대명률이 수입된 것이지 중국문화를 수입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인것도 아니고 부분인것도 아닙니다. 미국에서 아파치헬기를 수입하는건 미국문화라는 거대한 무언가를 들여오는 부분적 행위일까요? 그래서 아파치헬기수입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미국문화라는 거대한 전체적 단위를 만들어야했고 이걸로 해석할 필요가 있을까요? 


본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 소비된다고 했을때에 '한국은 일본문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라고 떠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치 일본문화전체가 한국에서 기능하고 있으며 일본이 늘 개입할 수 있는 통로를 은연중에 만들어놓는 인식입니다. 전근대 '중국문화'다라고 정의해버리면서 조선을 뒤덮는건 합리적인 역사인식일까요? 한국사람들, 너무 손쉽게 문화를 정의하고 종합패키지로서 파악한 다음에 국가간 문물/의식소통에서 '문화의 소통'으로 인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역사책을 읽은 분들은 제법 계시지만 이상한 개념을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언어만 제대로 써도 한국내에 있는 식민사관, 식민사관스러운 것들도 제법 해소될 겁니다. 식민사관이 존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들부터 잘못된 개념과 언어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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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위하늘 15-11-09 15:47
   
위에서 님의 글을 보고, 하나씩 내려서 보고 있는데...

정말..... 인터넷이 사람을 똑똑한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똑똑하시네요. ^^
논리의 흐름이 참 거시기 합니다.
청춘시대 15-11-09 23:02
   
저도 고조선과 고구려 이제 무슨 의미가 있냐는 헛소리 듣고 역으로 추적해서 글 읽어보고 있습니다만, 이건 뭐 글을 다 읽고난 느낌은 찝찝하다 못해 기분 더럽네요. 이런 사람이 혹시라도 권력을 얻어 세상을 어지럽히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바늘천사 15-11-12 15:00
   
이 양반, 글 말미의 '역사책을 읽은 분들은 제법 계시지만 이상한 개념을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언어만 제대로 써도 한국내에 있는 식민사관, 식민사관스러운 것들도 제법 해소될 겁니다. 식민사관이 존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들부터 잘못된 개념과 언어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는 부분을 보면, 마치 영미철학의 한 가지(支流)인 '논리실증주의'적인 냄새가 나는군요. 그 나름의 의미는 있는 글이에요. 아주 잘못된 글이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다만 이 양반 글을 죽 추적하여 읽어보니 논리적 허점이 많이 눈에 띄네요. 논리적 모순들도 보이구요. 하지만 무의미(non sense)한 내용의 글로 치부해 버릴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이 양반의 글은 '역사(학)'의 문제를 직접 다룬다기 보다는 이의 meta적 성격이 강한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meta학적 논의를 전개하시려면 보다 정치(精緻)한 논리가 필요합니다. 좀 더 다듬으셔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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