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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1-07 00:01
[기타] 만선사관, 이들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글쓴이 : 힐베르트
조회 :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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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사관은 만주지역의 역사인 만주사와 '조선반도'의 역사인 조선사를 합해서 만들어진 용어로, 만주와 '조선반도'를 하나의 역사단위로 인식합니다. 엄청나게 유명한 역사학자인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가 1905년에 처음 주장했는데, 일제의 만주 진출을 앞두고 창안된 역사 인식]
    -  박찬흥, 滿鮮史觀에서의 한국고대사 인식 연구
을 말하는 겁니다.

즉, 만주와 한반도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묶는 사관이라는 겁니다..ㅋ...

만선사관은 오히려 중국대륙과 만주를 분리해서 만주진출의 합목적성을 밝히는 일제의 사관입니다.  그런데 왜 대동이, 대륙의 기상을 외치는 민족사관과 만선사관이 유사한 것이냐고요?

그건 만선사관이 
[소위 만주사와 조선사가 동등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것이 아닙니다. 만주사가 규정적, 중심적이고, 조선사는 그에 부속적, 종속적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반도'는 대륙과 해양의 중간지점에 완성되지 않은 지역이며, 그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미숙한 국민성을 가지고 있어, 대륙의 중국과 해양의 일본이라는 두 강국 사이에 끼어 있어서 강고한 독립국을 만들 수 없으며, 항상 강국의 눈치를 보는 사대주의를 통해 국가를 유지하였다고 하는 식] 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나라,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 의미도 없고 규정적이고 타율적이며 오직 대륙에서 설치고 활개 치는 것만이 의미있다고 말하는 것이 만선사관입니다.
[일단 고대에 어찌되었건 근현대 한국의 주체는 결국 반도에 사는 사람들일텐데 만선사관 대로라면 반도에 사는 우리는 독자성, 자율성이라는건 전혀 없고 그동안 이루어진 모든 일들은 저 위에서 뭐 하니까 그냥 부속적으로 으어어 하고 끌려가고 독자적 발전 같은것도 없죠. 이를테면 만선사관 주요 인물중에 하나인 이케우치 히로시(池內宏)는 고구려 부흥운동은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한편, 신라의 당에 대한 활동은 상당히 축소 혹은 왜곡하였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나당전쟁연구, 이상훈, pp.15) 또, 이 사람은 나당전쟁을 신라와 당이라는 국가 대 국가의 전쟁으로 본 것이 아니라, 신라의 욕심으로 당이 정벌을 단행한 것으로 인식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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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공간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미리 정의한 사람은 없습니다. 조선은 조선이고, 만주는 만주이고를 떠나서 만주니 한반도니 하는 지역비정 자체는 근대에 와서 가속화되는데 '만주'라는 이름도 '韓'이라는 이름도 전부 근대에 와서야 정치적 주체로 명명받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공간은 일단 무정형의 '표본'일 뿐이고, 여기에 '위상'을 부여해서 구조를 정의지을 필요가 있었는데 이걸 최초로 한 쪽이 언급하다시피 시라토리의 만선사관입니다. 혹자는 이 논리를 '민족사학'을 까기 위해서 전용하고 있고, 일제에 의해서 잘못 길들여진 논리가 민족사관에 쓰이면서 일제의 협력자로서 돌려 까는 식인데 여기서 간과하고 있고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사실은


1. 조선과 만주의 경계분할

2. 조선과 만주의 성격정의

3. 조선과 만주의 관계성


을 주어진 절대성으로 받아들이고 이 자체에 대해서 회의를 해본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렇게 객관과 실증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이런 관념론과 성격론에 좌우될 정도라면야  그들의 정치적 입장이 분명해집니다. 이 1,2,3의 과정은 위상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부여되는지를 안다면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1번 논제에 관해서

많은 사람들은 압록-두만강을 조선-만주를 가르는 하나의 선으로 인지하고 있지만, 이건 관례대로 그렇게 사고하도록 유도된 것에 불과합니다. 국경선, 강 이런 것을 제외하고 말 그대로 지형으로만 공간을 파악한다면야 압록-두만 남쪽이 꼭 조선이고 이북이 만주이어야 한다는 근거는 없어요. 차라리 청천강-원산 이남이 반도라는 의미에서는 더 반도스러운 공간입니다. 일단은 여기에 관해서 일제가 차용한 만주-조선공간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했었고, 자연스러운 근대화와 합리화의 과정중에서 수용했어야 했기 때문에 이 자체를 논하기 보다 훨씬더 표상적인 것만 놓고 식민이냐 아니냐를 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이미 만주니 한반도니 하는 존재 자체가 너무나 당연하게 주어졌던 자연적 실체이자 부정할 수 없는 것들이고 여기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이 식민이냐 아니냐를 놓고 분투하는 것이지만, 처음부터 만주/한반도의 분할 자체가 특별한 기획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고구려장수왕의 입장에서 국내성,평양성과 만주-한반도라는 공간인식이 유효했을까라는 질문을 한다면야 어디에도 그런 근거는 없습니다. 만주냐 한반도는 근대적 공간분할이고 애초에 이 분할을 제시한 이유 자체가 러시아와의 만선교환론이니 하는 그런 용례들에서 출발합니다. 조선기 사람들은 만주라고 부르기 보다 '요동'이라는 이름을 더 선호했다는 점입니다. 


2번 논제에 관해서 

일단 공간을 분할시켰다면 이 공간이 가지는 지정학적 의미를 부여해야 할 차례입니다. 만주는 만주로 특징되는 공간안에서 유효하게 작동하는 정치적 주체와 집단이 있고, 이건 조선과는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은 조선만의 세계가 있고 만주와는 구분을 해줘야 합니다. 조선사람들은 조선내에 있어야 한다라는 당연한 과학적 결론들을 마치 공간정의로서 부여하는 식이었는데 최근의 간도논제가 튀어나오면 심리적 불편함을 느끼고 반박하는 부류들이 일제가 부여한 공간성격에서 한발짝도 못 벗어나는지의 이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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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형이상학입니다. 사물자체의 자연적 논리가 아니라 이 자연적 논리를 설명하기 위한 더 심층의 논리를 부여하면 그게 형이상학입니다. 예를 들어서 실체가 어떻고, 성격이 어떻고, 본질이 어떻고 하는 그런 논의가 시작되면 형이상학-관념론이 시작됩니다. 역사학에서 그닥 쓸모없지만 자신들은 객관과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누구보다 이러한 관념론을 좋아하기 마련이지요. 누구보다 대륙세력, 해양세력이니 하면서 현실의 객관과학의 용어에서 나올 수 없는 것들로 국제정치를 논하는 조갑제같은 부류들도 형이상학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까댈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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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논제에 관해서

먼저 양자를 분리시킬 필요가 있고 이 양자가 존재가 무엇인지 알았다면 양자의 관계(흔히 순서, 포함등의 관계)가 정의되어야 진정한 위상이 됩니다. 일제가 여기서 정의를 가한건 '타율성'이었고 조선이라는 공간과 거기에 속한 사람들은 만주와는 구분된 성격하에서 늘 중심인 만주에 휘둘리는 것으로 정립하게 되는데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만주와 한반도의 관계, 그리고 그러한 위상이 완성되는겁니다. 이들에게는 존재성이 이렇게 정립되어 있기 때문에 이 존재위상을 위협하는 '간도는 한국땅' '요서에 낙랑군이 있었다'라는 것에 '존재적 위협'으로 인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치 허경영씨가 아이큐430거리는 것을 보면 어딘가 폭주이고 자기부정처럼 보이는 그런 지점과 동급으로 역사를 그렇게 인지하기에 미친듯이 환빠니 아니니를 물고 늘어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정의된 조선, 만주의 성격 자체를 파헤쳐보지 못하고 단지 겉면에서 놀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어디서부터 구조적으로 짜여졌는가를 이해하는건 쉽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그런데 이들은 이러한 구조적이고 이념적인 성격을 생략, 무시해버리고 마치 자연적으로 그럴듯한 범주처럼 제시한다는게 진짜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과제도 튀어나오지요. 



1. 조선과 만주는 정말로 분리되었는가? 그냥 땅, 육지, 강 전부 붙어있을 뿐인데? 이런 분리 자체가 권력적인 의식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지?

2. 조선이라는 공간에 실체를 부여할수 있을까? 조선은 조선스러워야 한다라는 생각 자체가 이미 이걸 인정하는 겁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한국은 압록-두만에서 고정된 공간형식으로 이해하기 때문이이죠. 그래서 만주-조선 이걸 억지로 분리하는 행동은 형이상학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3. 민족사학이라고 해서 만주가 우위였다라는 관계를 인정하는건 아닙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지요. 반도가 만주를 쥐고 있다는 둥. 엄밀히는 만선사관이 비꼬는 그런 민족사학의 기원도 조선후기부터 시작이 되고 일제보다는 시기적으로 훨신 앞섭니다. 일제가 만들어진 틀에서 노는 한심한 부류가 '민족사학'이 아니라 일제가 만선사관을 만들었었고 후대에 민족사학에 불만인 사람들이 깔려고 찾아본것 중에서 우연히 튀어나온게 만선사관인겁니다. 


한가지만 분명히 지적해 드리자면야 객관, 과학, 증거, 실증 이런 용어 쓰는 사람들 보면 정말로 자기 자신이 '탈관념론, 탈형이상학'의 지평에 서있는가 자문(아마 그럴 능력도 없겠지만)해보라고 요청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포스트모더니스트들 처럼 근대이성의 회의 이런 정도까지 하라는 것도 아니고 논리실증주의가 추구했던 그런 정도로 '비과학적인 용어'의 퇴출까지 하고 있는가를 물을 수 밖에 없어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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