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이 한민족 역사 중 조선 시대를 가장 무능력하고 가난하고 살기 안 좋을 때로 생각하고
고려를 그 위로 치며 훨씬 좋았던 때로 막연히 그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고려 초기면 몰라도 특히 후기엔 그냥 지옥 그 자체였죠.
몽골군의 잔혹함은 상상을 초월했던.... 확실히 북방 민족들이 야만적이고 잔인하긴 함.
蒙人 漬薪人膏厚積 縱火攻城 灌水救之 其火愈熾
몽고 군사가 또 나무에 사람 기름을 적시어 두껍게 쌓고 불을 놓아 성을 공격하므로 물을 부어 그것을 구하려 하였더니, 그 불이 더욱 성하였다.
위에서 언급된 '사람 기름'이란 말 그대로 사람을 죽여 그 몸에서 기름을 짜냈다는 것.
합단(哈丹, 카단)의 병사 수만 명이 화주(和州)·등주(登州) 두 주를 함락시킨 뒤 사람을 죽여 양식으로 삼았으며 부녀를 잡으면 윤간한 후에 포를 떴다. 만호(萬戶) 인후(印侯)를 보내어 이들을 막았다.
부녀자를 잡아 강.간하고 죽이거나 또는 산채로 포를 떪 ㅎㄷㄷ 당하는 고려인들의 고통과 비명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 사람을 죽인 후 양식으로 삼았다는 것에 보아 포를 떠서 먹었다는 소리.
바로 카단의 침입 당시인데, 사람을 잡아서 강.간하고 포를 떠서 잡아먹는 부대가 무려 11년간 고려 땅을 휩쓸며 활개 침.
현실 지옥이 온 고려 땅에서 펼쳐지는 동안 강화도에선 풍악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瑀營私第(우영사제) : 우가 제 집을 짓는데,
皆役都房及四領軍(개역도방급사령군) : 도방(都房)과 사령군(四領軍)을 모두 부역시켜
船輸舊京材木(선수구경재목) : 배로 옛 서울 송도의 재목을 실어 오고,
又取松柏(우취송백) : 또 소나무ㆍ잣나무들을 실어다
多植家園(다식가원) : 집의 동산에 심은 것이 매우 많았다.
人多溺死(인다닉사) : 때문에 사람이 많이 빠져 죽었다.
其園林廣?(기원림광무) : 그 원림이 넓기가
無慮數十里(무려수십리) : 무려 수십 리였다.
섬에 갇힌 백성들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고 얼어 죽고 있는데 강화도에서는 빙고에서 시원한 얼음을 꺼내 먹고 백성들에게서 마지막 한톨 남은 쌀마저 수탈하고 최씨네 집 후원에는 저 멀리서 가져온 잣나무가 그 풍채를 당당히 드러냅니다.
五月(오월) : 5월에
崔怡(최이) : 최이가
宴宗室(연종실) : 종실의
司空已上(사공이상) : 사공(司空) 이상과
及宰樞於其第(급재추어기제) : 재ㆍ추들을 위해 그 집에서 잔치하였다.
置彩帛山(치채백산) : 이 때 채색 비단으로 산을 만들어
張羅?(장라위) : 비단 장막을 두르고
中結?韆(중결추천) : 가운데 그네를 매었는데,
飾以文繡綵花(식이문수채화) : 문수(文繡)ㆍ채화(綵花)로 장식하였다.
以八面銀?貝鈿(이팔면은구패전) : 또 팔면(八面)을 은단추와 자개로 꾸민
四大盆(사대분) : 4개의 큰 분(盆)에
各盛氷峯(각성빙봉) : 각각 얼음 봉우리가 담겨 있고,
又四大樽(우사대준) : 또 4개의 큰 물통에
滿揷紅紫芍藥(만삽홍자작약) : 붉은 작약과 자줏빛 작약
十餘品(십여품) : 10여 품(品)을 가득히 꽂았는데,
氷花交映(빙화교영) : 빙화(氷花)가 서로 비치어
表裏燦爛(표리찬란) : 겉과 속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하였다.
陳伎樂百?(진기악백희) : 기악과 온갖 잡희를 베풀고,
八坊廂工人(팔방상공인) : 팔방상(八坊廂)의 공인(工人)
一千三百五十餘人(일천삼백오십여인) : 1천 3백 50여 명이
皆盛飾(개성식) : 모두 호화롭게 단장하고
入庭奏樂(입정주악) : 뜰에 들어와 풍악을 연주하니,
絃歌館鼓(현가관고) : 거문고와 노래와 북과 피리의 소리들이
轟震天地(굉진천지) : 천지를 진동하였다.
八坊廂(팔방상) : 팔방상에게는
各給白銀三斤(각급백은삼근) : 각각 백은(白銀) 3근씩을 주고,
伶官(령관) : 영관(伶官)과
兩部伎女(량부기녀) : 양부(兩部)의 기녀(伎女)와
才人(재인) : 광대에게도
皆給金帛(개급금백) : 각각 금과 비단을 주니,
其費鉅萬(기비거만) : 그 비용이 거만(鉅萬)에 달하였다.
고려 내륙에서는 내 딸과 내 마누라가 몽골군에게 강.간당하고 산채로 포를 떠져 잡아먹히고 시체의 기름마저 쥐어짜지고 있는데 최씨 집의 축제에서는 미녀와 광대와 악공이 1300명이 모여 중국 천자도 부럽지 않은 무릉도원의 잔치와 주지육림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이성계가 조선 세우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듦..ㅎㄷㄷ
조선시대는 평화시기도 길고 먹을 것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풍족했던 상당히 살기 좋았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후기로 갈수록 평화에 찌들어 얕잡아 보던 이웃 국가에게 짓밟히는 역사가 있었지만
그걸 제외하면 조선은 시스템적으로도 매우 선진화되어 있었고 괜찮았던 국가였죠.
고려의 부패와 조선의 부패는 그 정도가 비교 불가네요 ㅎㄷㄷ 그리고 고려말 백성들의 삶은
아마 한민족 역사상 최악이 아니었을까 하는..
그리고 임진왜란을 제일 최악의 전쟁으로 뽑는 분들이 계시는데
임진왜란은 초창기 조선이 쭉쭉 밀렸을 시기엔 온 국토가 유린당하긴 했지만 딱 그때뿐입니다.
7년 전쟁 중 실제로 교전했던 기간은 매우 짧으며 교전을 하지 않을 때 조선군이 지키던 영역의 안쪽에 있던 백성들은 안전을 보장받았습니다.
임진왜란 7년간 일본군이 조선 국토를 마음대로 휘젓고 다녔던 건 개전 첫 해 딱 한 번뿐입니다. 게다가 일본군은 보급도 x망이이었죠. 먼치킨 장군 이순신 장군님 때문에 보급선은 모두 수장.
반면 여몽전쟁 당시 몽골군은 고려 땅을 무려 11년간 휘젓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