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1.소위 "책봉"은 중국이랑 외교,무역관계를 맺기 위한 방법이었다.
2.중원 제국이 군사적 자신감에 넘쳐서, 패권주의적으로.. "입조"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중원제국이 침공의도도 갖고 있지 않는데, 외국국가들이 사신을 먼저 보내..
선물 갖다주면서, 책봉 교지를 요구했다.
3.책봉은 마치 일방적인 상하 관계로 보이지만..
서로 교류를 위해..
한쪽은 천자국의 권위를 인정해주고,
한 쪽은 상대국의 영토와 왕권을 인정해주는 관계였다.
4.조선은 을사늑약 이전까지만 해도..
말이 대청속국이지.. 청나라도 조선의 개항여부를 결정 못짓는 외교적으로 독립된 나라였다.
조선이 자국의 외교권을 뺏긴건 을사늑약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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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이렇게 요약해주었죠.
그러나 이렇게 실질적인 면에서 정신승리하면서 '조선은 독립국이다'라고 하는 그 기저에는 중요한것을 누락하고 있는데
조선은 왜 스스로가 중국처럼 세계의 중심으로 자처하지 못했는가입니다.
누군가는 자꾸 조선도 실질적인 면에서 자주국이었다라고 강조하고 있고, 몇 번이고 반복하고 있지만
조선이 근대적 개념으로도 '독립국'이고 '자주국'인건 맞습니다. 저 역시도 독립국이라고 봅니다.
몇몇 사람들은 문장을 잘못 해석해서
조선이 왜 속국이냐?라고 반문하면서 쓸데없는 정력낭비나 하고 있음.
조선이 속국이냐라는 의제에서 핵심 주제는
조선은 스스로 중심을 자처했고, 스스로의 정통성을 외부에서 끌어들이지 않고 스스로에게서 획득했는가입니다.
이것이 불가능했다면야 실질적으로는 아무리 독립, 자주국이라 할 지라도 속국이 맞다고 봅니다.
서양에서도 로마황제가 버젓히 선출직으로 있었고 어디까지나 명분상의 이름이었다고 하지만 중세 그리고 근세이후까지도 황제권이라는 이름은 세속군주가 아무리 권력이 있다라고 하더라도 차지할 수 없는것입니다.
민족, 언어는 다르지만 로마라는 공통문명의 뿌리위에서 하나의 보편세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것을 대변하는 로마제국와 로마황제는 19세기까지 유효한 개념입니다.
합스부르크가가 쥐고 있는 로마황제권을 놓고서 당시에 일개 왕국에 불과한 발루아왕조/프랑스왕국은 로마제국의 속국이냐라고 물으면 조선과 똑같은 이유로 거부가 됩니다.
단지 그들 스스로 하나의 프랑스적 세계, 프랑스적 국가라고 구분된 문명을 강조하면서 스스로의 정통성을 그들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았다라는것이 중요할 뿐입니다.
나폴레옹이 등장하고 나서 이러한 로마세계가 해체가 되고 국민, 민족, 혁명정신만으로도 하나의 황제권을 자칭할 수가 있게 되면서 신성로마제국은 사라집니다. 유럽에서 로마라는 이상과 세계는 사라졌죠.
조선의 경우는 어떠할까요?
독자적인 외교권, 행정권, 사법권 이런것만 가지고 조선이 속국이 아니다, 자주국이다라고 묻는건 조선의 속국성에 대한 질문을 간단하게 회피하는것 뿐입니다. 이런 수준에서만 본다면 조선은 분명히 독립국이고 자주국입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중국에 매여있고, 중국에 '형식뿐인' 책봉을 받는와중에도
'그건 실질적으로 의미없는 형식적인 의례일뿐이야'
라고 우겨대지만 이게 형식적이다라는 이유에서 무시당해야 할 이유가 단 한개도 없다라는겁니다.
조선은 스스로가 하나의 완결되 세계로 자처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정통성을 왜 중국에게서 빌려와야 했는가, 동양적 개념에 입각해서 하늘과 직접 연결되었다라고 스스로 떠벌리고 다니지는 못했는가가 중요한겁니다.
한국사의 정통성은 그것의 뒷배경과는 상관없이 스스로는 존재할 수가 없고 중국으로부터의 인정과 책봉이라는 형식적인 의례에 의해서 지지되고 있다라는것에는 아무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단지 한민족을 대표하고 있고, 한국적 세계를 보존하고 대변한다라는 이유만에서 그 자체로 황제로 불릴 자격이 있고 중국의 책봉같은게 없어도 당연히 황제권을 획득한다라고 하는 그런 사고는 조선에는 보이지 않는 겁니다.
그것이 실질적으로 조선이라는 왕조에 있어서 독자적인 군사력, 독자적인 행정권, 독자적인 사법권이 있다라는것을 입증한다고 해서 조선이 자주국이고 독립국이다라고 떠들 수준이 아닌겁니다.
나폴레옹이 프랑스제국을 내세운건 유럽사에서 굉장히 독특한 사건입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제국'은 로마제국밖에 없었고 그러한 정통성을 로마에게서만 빌려와야했기 때문인데, 나폴레옹은 이걸 무시하고 프랑스국민, 프랑스혁명정신에 입각한 프랑스적 세계를 내세우면서 '황제'를 자처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야 조선은 어땠을까요? 중국황제의 정통성과 인정이 중요하고, 설령 그것이 형식적인 의례라 하더라도 왜 한국인, 한민족, 한국적 문화 그 자체만으로 황제를 자처할수 없다면야 이미 속국에 포함되는건 맞습니다. 물론 이 '속국' 이 우리가 아는 근대적 속국을 뜻하는건 아닙니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실질적인 독립국이었으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바로 이 점에서 반성을 굉장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더욱이 이것을 의미없는 '형식적인 의례'라고 폄하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우리가 존재한다라는 그것만으로도 스스로의 정통성을 강력하게 내세우지 못한다는것이 한국사의 문제점이고 그게 속국이 아니라 자주국이었다라는 것만으로 회복되지 않는 오점입니다.
오늘날의 근대주권국가개념에서 국민에 의해서 권력이 나오고 그러한 정부구성은 그 자체로 정통성을 얻습니다. 옛날처럼 고대로마니 중국이니 하는 것을 빌려오지 않아도 단지 100명뿐인 인구라 할지라돠 그 주민, 국민들의 결의 그 자체가 국가의 최종권한, 주권을 설명하는 겁니다.
이러한 주권재민이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국가의 정통성을 어디서 획득해야 할까요?
한국사는 이 점에서 중국에 의존하면서 중국적 세계의 하부구성인 마냥 거기에 종속되고 거기서 인정받는것으로 정통성을 획득하려고 했을 뿐입니다.
한국적 세계, 한민족 이 자체로 주장되는 스스로의 정통성은 강조된적이 없습니다.
왜 그러하지 못했을까요?
1. 힘이 없어서다.
2. 의지가 없어서다.
이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단지 지금에 와서 거슬리는건 세계의 한국소개에서 한국은 어딘가 중국의 부속물같다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기 때문이고 그러한 빌미와 사고를 제공한건 분명히 제가 위에서 지적한 부분이 있다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