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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6-17 19:51
[기타] 안시성 싸움을 이끈 영웅은 누구인가?
 글쓴이 : 밝은노랑
조회 : 4,252  

연개소문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매우 좋은 편입니다. 당 태종의 침략에 맞서 싸워 전쟁을 승리로 이끈 연개소문이야말로 영웅 중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죠. 연개소문은 오히려 중국에서 더 유명해질 정도여서 여러 경극 작품 등에서 당 태종을 혼쭐내는 인물로 묘사되었습니다. 이는 안시성 싸움에서 패배한 당 태종이 철군을 하는 상황에서 연개소문의 고구려 군에게 추격을 당하고 포위가 되는 등 큰 곤경에 처했었음을 보여 줍니다. 야사에는 안시성 싸움을 이끌었던 양만춘 장군이 쏜 화살에 당 태종이 눈을 다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 역시 안시성 패배 직후 당태종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큰 위기가 있었음을 보여 주죠.
 
안시성 싸움은 고구려 군과 민중들이 결사 항전하여 당의 30만 대군을 물리친 대첩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안시성 싸움을 이끈 안시성 성주의 이름이 구당서, 신당서, 삼국사기등 어떤 정사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당나라가 고구려를 멸망시키면서 자신들에게 큰 치욕을 주었던 안시성 성주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삭제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역사의 비밀은 숨기려고 한다고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야사 속에는 그 이름이 살아남아 역사의 비밀을 전하고 있습니다. 조선 선조 때 인물인 윤근수가 쓴 월정만필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안시성주가 당 태종의 정병에 항거하여 마침내 외로운 성을 보전하였으니, 공이 위대하다. 그런데 성명은 전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서적이 드물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고구려 때의 사적이 없어서 그런 것인가? 임진왜란 뒤에 중국의 장관으로 우리나라에 원병으로 왔던 오종도란 사람이 내게 말하기를, “안시성주의 성명은 양만춘이다. 당 태종의 동정기에 보인다.”고 하였다. 얼마 전 감사 李時發을 만났더니 말하기를, “일찍이 당서연의를 보니 안시성주는 과연 양만춘이었으며, 그 외에도 안시성을 지킨 장수가 무릇 두 사람이었다.”고 하였다.
 
이것은 윤근수가 당시 임진왜란을 도우러 온 명나라 장수 오종도에게 안시성주의 이름이 양만춘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기록입니다. 윤근수는 임진왜란 당시 예조판서에 임명되어 외교 업무를 주관하였고, 명나라에 문안사, 주청사 등으로 여러 차례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윤근수는 현재 외교부 장관과 같은 예조판서였으며, 사신으로 명나라를 여러 차례 왕래하기도 했다는 것이죠. 이것은 윤근수의 증언이 매우 신빙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게다가 명나라 장수 오종도는 당 태종의 동정기에서 보았다.”는 근거까지 제시하며 윤근수에게 말한 것으로 보아 오종도 역시 상당한 근거를 갖고 증언했음을 알 수 있죠. 또한 윤근수는 감사 李時發의 증언을 통해 안시성주의 이름이 양만춘임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李時發은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장수 낙상지의 접반관이 되어 병법을 배우고, 명나라의 언어, 정세, 예규 등을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李時發이 말한 당서연의역시 낙상지로부터 얻은 책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종 때 송준길의 동춘당선생별집에 실린 경연일기에도 이에 대한 기록이 나옵니다.
 
상이 이르기를, “안시성주의 이름은 누구인가?”하니, 송준길이 아뢰기를, “양만춘입니다. 그는 당나라 태종의 군대를 막았으니, 참으로 성을 잘 수비한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고 하였다. 상이 그것을 어디서 볼 수 있느냐?” 물으니, 송준길이 답하기를, “옛날 부원군 윤근수가 중국에서 기록이 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고 하였다.
 
송준길은 효종 때 북벌 계획에 참여했던 대표적인 북벌론자입니다. 그가 효종의 아들 현종이 즉위한 이후 관직에 참여하면서 있었던 경연의 기록 중 일부가 바로 위의 내용입니다. 송준길이 경연에서 있었던 현종과의 대화 과정에서 선조 때 윤근수의 증언을 토대로 현종에게 안시성주의 이름을 양만춘이라고 아뢰었다는 것이죠. 이는 당시 최고위층의 대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신빙성 있는 기록입니다. 또한 이익의 성호사설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내가 하맹춘의 여동서록을 상고해 보니, 안시성 장수를 양만춘이라고 썼다.
 
이익은 명나라 때 사람 하맹춘이 지은 여동서록에서 안시성주가 양만춘으로 기록되어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세상에 전하기를, “안시성주 양만춘이 당나라 황제의 눈을 쏘아 맞히자, 황제가 성 아래에서 군사들을 시위하게 하면서 비단 100필을 하사하여 그가 자신의 임금을 위하여 성을 굳게 지킨 데 대해 상 주었다고 한다. 이 기록에는 양만춘 장군의 이름뿐만 아니라 양만춘이 쏜 화살에 당 태종이 눈을 다쳤다는 놀라운 이야기까지 실려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의 시초는 고려 말 이색이 지은 정관음유림관작(貞觀吟楡林關作, 유림관에서 정관의 노래를 짓는다)이라는 시의 다음 대목입니다.
 
어찌 알았으랴 검은 꽃(玄花)이 흰 깃(白羽)에 떨어질 줄을.
 
검은 꽃은 눈동자를 비유한 것이고, 흰 깃은 화살을 비유한 것으로 양만춘이 쏜 화살에 당 태종의 눈동자가 다쳤음을 풍자한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색은 여러 차례 원나라를 왕래하며 원나라의 국립대학인 국자감에서 유학을 하였던 인물입니다. 게다가 이색의 아버지인 이곡의 가정집에서도 당 태종이 눈을 다쳐 안시성에서 철수하였다는 일화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곡 역시 원나라에서 공부하며 과거에 급제하여 원나라 관리가 되기도 했었던 인물입니다. 이곡과 이색은 안시성주가 쏜 화살에 당 태종이 눈에 부상을 당했다.’는 정보를 어디에서 얻었을까요? 맞습니다. 당연히 원나라겠죠.
 
연개소문은 당 태종을 사로잡을 뻔했다
 
이러한 정보는 당시 원나라에서 쉽게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근거가 경극(京劇)입니다. 경극은 말 그대로 경(), 즉 베이징을 중심으로 발전한 중국의 전통극입니다. 그런데 베이징이 중국의 수도가 된 출발점이 대도(현재 베이징)가 원나라의 수도가 되면서부터였습니다. 이렇게 경극의 시초는 원나라의 잡극(雜劇: 元曲), 즉 원곡이었습니다. 경극 작품들 중에는 연개소문이 주요 인물로 출연하는 것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의상연구가 신경섭에 의해 독목관(獨木關)이란 작품에 연개소문이 등장한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역사학자 이덕일에 의하면 독목관이외에도 분하만, 살사문, 어니하등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작품들의 줄거리는 거의 비슷하여 연개소문에게 추격당하여 위기에 처한 당 태종을 구하는 영웅 설인귀의 활약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안시성 싸움에서 공을 세워 유격장군에 오른 설인귀가 주인공의 역할을 했고, 고구려의 실권자 연개소문이 당 태종을 추격하는 악역으로 나오는 것이죠. 그렇다면 당 태종이 안시성 싸움에 패배한 이후 철수 과정에서 연개소문의 추격을 당했다는 것은 사실이었을까요? 이와 관련된 자치통감의 기록을 봅시다.
 
요택의 진흙과 길에 괸 물로 수레와 말이 통행하지 못하자 장손무기에게 명령하여 1만 명을 거느리고 풀을 잘라서 길에 메우도록 하였고, 물이 깊은 곳에는 수레를 교량으로 삼았는데, 황상(당 태종)은 스스로 나무를 말의 안장걸이에 묶어서 일을 도왔다.
 
안시성 싸움에 실패한 당 태종은 철수 과정에서 매우 다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요택은 늪지대였기 때문에 풀을 잘라 길을 메우고, 수레를 교량으로 삼는 작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당 태종은 얼마나 급했는지 본인이 직접 나서서 그 일을 도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고구려 군이 당나라 군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이러한 상황은 삼국사기에서 안시성 싸움에 실패한 당 태종을 비웃는 다음 기록으로도 확인됩니다.
 
유공권의 소설에 이르길, “주필산 전쟁에서 고구려가 말갈과 군사를 연합하니, 그 군사가 바야흐로 40리나 뻗쳤다. 태종이 이를 보고 두려워하는 기색이 있었다.”고 하였으며, 또한 황제의 6군이 고구려 군사에게 제압되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였네. 영공의 휘하에 있는 검은 깃발이 포위되었다고 척후병이 보고하니, 황제가 크게 두려워하였다.”라고 하였다. 비록 나중에 몸은 탈출했으나 그와 같이 겁을 내었는데, 신구서(신당서구당서)와 사마광의 통감(자치통감)에 이를 기록하지 않은 것은, 나라의 체면 때문에 말하기를 기피한 것이 아니겠는가?
 
유공권의 소설이란 당나라의 서예가 유공권이 남긴 소설구문기라는 책입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이 소설 내용 중 당 태종이 고구려 군에게 포위되었다가 탈출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게다가 김부식은 구당서, 신당서, 자치통감등 중국의 기록에 이러한 사실이 삭제된 것은 중국의 수치를 덮어 버리려는 꼼수가 아니냐고 비웃기까지 하였죠. 고려 시대에 이미 당 태종이 안시성 싸움 패배 이후 철수 과정에서 고구려 군의 추격을 당했고, 심지어 고구려 군에게 포위당하는 큰 위기를 겪었음이 알려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근거 자료 역시 당나라 사람 유공권의 소설구문기였습니다.
 
-<한국고대사의 비밀>에서 발췌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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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GB 15-06-18 12:39
   
왜 우리나라 기록에는 안시성 성주의 이름이 없었을까요, 뭐 어찌됐든 양만춘이라는 이름 석자를 알아내서 다행입니다.
오투비 15-06-18 14:44
   
양만춘을 몰랐음 ??
     
오케바리 15-06-19 20:15
   
당연히 양만춘이라고 아는데...
사실..역사서에서는 양만춘 이라는 이름을 찾을 수 없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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