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가 비밀리에 민간인으로 위장한 군인 300명을 광주에 급파해 선무(宣撫·특정 방향으로 민심을 유도하는 행위)공작을 벌인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또 아군끼리 오인 사격으로 사망한 군인들을 폭도의 흉탄에 맞아 순직했다고 상훈기록을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수만 전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68)은 신군부의 선무공작과 상훈기록 조작 자료를 22일 동아일보에 공개했다. 정 전 회장은 오랜 기간에 걸쳐 5·18 관련 각종 방대한 기록과 자료를 발굴,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5·18에 대한 역사 왜곡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자료를 공개했다”며 “5·18의 진실이 밝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선무공작 요원 300명 급파
정 전 회장이 찾아낸 1980년 5월 25일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의 작전일지에는 ‘선무단원 안전 호송 요청’이란 제목으로 ‘25일 07시 서울에서 서울제강 노장호국단원 300명이 워커힐 버스 8대에 분승해 출발한다’고 기록돼 있다. 또 ‘13시 전주도착, 선무단원이 계엄분소까지 안전하게 도착하도록 조치 바란다’는 요망사항도 적혀 있다. 당시 계엄분소는 광주 서구 상무대 내 전교사에 설치돼 있었다. 이날 작성된 계엄사령부 상황일지에도 ‘서울 선무공작 요원 도착 예정, 단체명:서울노장호국단, 인원:300명, 수송편:워커힐 버스 8대로 고속도로 이용, 07:00 출발, 13:00 도착 예정’이라고 쓰여 있다.
당시 광주전남지역을 관할했던 505보안부대장도 선무공작 요원의 실체를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모 부대장은 1995년 1월 검찰의 ‘12·12, 5·18조사’에서 “진압작전과 관련해 작전부대에서 민간인으로 위장해 비밀리에 시내에 침투시켰다는 사실을 진압작전이 끝나고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정 전 회장은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1980년 5월 21일 ‘소요는 고정간첩, 불순분자 깡패들에 의하여 조종되고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배포했었다”며 “이는 신군부가 비밀공작요원들을 광주에 파견한 뒤 북한 등 소행으로 조작한 명백한 증거”라고 밝혔다.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