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에 간첩이 대량 포진해 있었고, 월남에도 간첩이 대량 포진해 있었다는 것은 뭐라 할 것도 없는 사실입니다. 통일 이후 실질적으로 드러났었거든요. 물론 한국에도 그 당시에 북한에서 보내온 간첩, 혹은 신념에 따라서 간첩질 한 사람, 혹은 북한발 공작원에게 포섭당한 사람 등이 꽤 있었겠지요. 아마도...
하지만 현재 와서 한국 전체에 5만명의 간첩이 포진해 있다고 생각하는것은 무리수입니다. 서독에 간첩이 있던 시기, 그리고 월남에 간첩이 있던 시기는 서로 어떤 체제가 더 우월한지 모르는 상태에서 양쪽 세계가 서로 체제경쟁을 하던 시기였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과거 체제대결 당시에는 신념에 따라서 상대방의 체제를 추종하는 자들이 꽤 있었을지 모르죠.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체제경쟁은 이미 20년도 더 전에 자본주의 승리로 끝났고, 소련연방을 비롯한 동구권은 붕괴하고 없죠. 그런데 그들의 비참한 종말을 보고서도, 그리고 북한의 끔찍한 실상을 보고서도 사회주의가 더 우월하다는 신념에 따라 간첩질 하는 사람이 한국에 5만명이나 있다고요? 이건 신뢰할 수 없습니다.
통진당이 북한을 쪽쪽 빨아대는 것은 잘 압니다. 인터넷에 어쩌다가 한번씩 신고하면 절대시계를 획득할 수 있는 북한찬양카페가 생겨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통진당은 진짜 간첩세력일 가능성이 꽤 있기는 하죠. 하지만 그뿐입니다. 한국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중에 몇 퍼센트의 인간들은 그들을 지지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다만 그들은 간첩이 아닐 확률이 높죠. 대체적으로 "북한인은 같은 민족이므로 잘 해줘야 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거나 "우리는 회사로부터 돈을 좀더 뽑아보겠어" 라고 생각하는 현기차 금속노조 기술공들일 가능성이 높지, 간첩일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뭐 북한찬양 카페들이야 요새 촏중딩들이 컨셉 잡고 일빠오덕놀이 하는것과 동급이라고 보는 것이 제 생각이고요.
과거사를 부끄러워하는 독일에도 신나치주의자들이 있습니다. 그런 별난 인간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죠. 그들의 행동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