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민비라는 단어는 명백한 비하어입니다. 가령 헌종의 왕비였던 효현황후의 경우 효현황후 김씨라는 표현은 있을 지언정 누가 김비 김비 그러는 사람은 없습니다.
민비라는 표현자체가 일제시대 명성황후를 폄하하기 위해 나온 단어입니다. 쓰는 걸 자제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역사적 인물이 그러하듯이 그녀에게도 공과가 있습니다.
공이라면 일본의 침략 야욕에 맞서 거의 유일하게 일본에 맞선 여걸이라는 점이고
과라면 모든 다른 왕족과 마찬가지로 민중의 삶과 달리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왕족생활을 누린 사람입니다.
그녀는 왕비였으니까요
다만 지나치게 그녀에게 구한말 조선왕실의 실정 책임을 묻는 건 일본의 의도에 놀아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닐겁니다. 그녀가 무슨 매관매직을 했다는 둥 나라를 말아먹었다는 둥 할말 못할말 일제시대 배운대로 마구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애초에 왕비라는 존재는 내정에 참견할수 없도록 조선시대에 어전회의에 아예 참석하지 못했다는 사실조차 무시하는 발언입니다. 그녀의 역할은 베개옆 정치를 통해 거시적인 국가정책 즉 외교를 통한 조선의 생존을 도모하고자 했다는 정도까지만 진실로 보입니다.
왕족의 존재란 평상시에 보통사람과 다른 대우와 특혜를 태어날때부터 신분적으로 누리지만 국가의 위기 앞에서 (가령 외적의 침략)는 가장 먼저 싸우는 그런 존재라고 들었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단어의 본래 의미지요.
구한말 조선왕실에는 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그래도 끝까지 실천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명성황후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