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그거 분명 실존하는 위협이다.
단지 발생 원인과 기작에 대해 계속 연구중일 뿐,
어디소가 안전하고 안전하지 않다?
그런거 확실히 모른다.
특히 발병국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더더욱.
애초에 발병 확률, 원인, 기작 등에 대해 의학계에서는 아직도 연구중인,
일종의 신종 질병이니까.
어느정도냐면 한창 광우병 사태 벌어질 때 우리학교 교수님들끼리도 논쟁이 붙었었다.
보수쪽에 가까운 미생물학 교수님은 MB를 옹호하는 쪽이었고,
면역학 교수님 한분은 어정쩡한 중립,
다른 바이러스/면역 하시는 교수님은 상당한 반대의견을 표출하시는지라...
당장 수업을 듣는 학생들인 우리들도 햇갈렸다.
좋은점은 있었다.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인 지라 시험범위에서 프리온이 빠졌거든.
몇년이 지난 지금은 시험 친다...
치지만, '이러이러한 이론이 있고 저러저러한 이론이 있고 이런게 가능성이 높고...'
이 수준이다.
당장 미국소 수입해서 광우병 발병한 사람 있냐고?
당연히 지금은 없다.
안전한 미국소?
그거 아무도 모른다.
다만 20년 뒤에 누군가 머리속에 구멍이 송송 뚫려있으면 누군가 책임을 지겠지.
그럼 이 광우병이 문제가 된 이유는 뭔가?
요는 그 광우병이라는게
'우리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위협이라는게 문제다.
예전에 미국에 탄저 편지 돌았던것처럼.
실제로 그때 탄저병 걸려 죽은 미국인 몇이나 되냐? 1명? 2명?
하지만 전 미국이 공포에 휩싸였지.
마찬가지다.
-통제불가능한 치사율 100%의 질병이 한국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
어느날 갑자기 이런 소리를 들으니 사람들이 미치지.
그러니까 무슨 조미료 타먹고 광우병 걸려 다 뒤진다
숨쉬기만 해도 광우병에 걸린다는 공포에까지 휩쓸린 사람들이 있고.
옆집마을 처녀가 외출했다는 얘기가
세사람만 건너면 처녀가 애를 뱃다는 이야기까지 발전하는데,
저걸 누가 선동했다 어쨌다 말하는거 자체가 웃긴거다.
인생은 아름다워 본 내 아들 게이되서 AIDS때문에 죽으면 방송사가 책임지라는
이런 무식한 이야기가 신문광고에 대문짝만하게 나는 세상에,
저걸 누가 욕할 수 있냐?
사실 광우병 전파의 위험도는 졸라 낮아. 맞아.
단지 그 졸라 낮은 위험도로도 어쨌든 발병만 하면 100% 사망한다는게 문제지.
글고 그 정권초의 광우병 사태는 광우병이 문제가 아니었어.
거기서 포인트는 소통도 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정부에 대한 분노였지.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은 자본주의 세상이고,
사실 광우병에 대한 위협과 미국산 소고기 수입 여부 역시 경제성을 따져볼 만 했어.
문제는 국민의 건강권과 경제적인 이득, 둘 중에 어떤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
이걸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MB가 대충 밀어버렸다는 데에 있지.
그러다보니까 '니가 왜 내 건강권을 멋대로 팔아넘기는건데?'
라는게 분노의 핵심이지.
사회적으로 이런 저런 담론들이 오가고,
광우병 발병에 대한 낮은 위협보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얻을 경제적인 수익을 챙기자
->라는 이야기가 도출이 되었다면,
그게 더 효율적이고 이성적인 선택이라고 사람들이 확신했다면,
촛불시위가 일어나고 유모차부대 예비군 부대 총출동하고
그런일이 없었을 꺼라고.
그걸 두고 선동질에 당했니
좌빨 좀비의 설레발이니 하는건 말도 안되는거다.
그냥 핵심이 뭔지 모르는거야.
애초에 서로들 포인트를 잘못잡고 있으니 아직도 광우병 드립이 나오는거지.
조선이 먼저 광우를 깠다 안깠다가 중요한게 아니고,
누가 미친소 먹고 미치네 마네 했다는게 중요한게 아니야.
사태의 핵심을 봐야지, 핵심을...
요는, 국민의 기본권이 걸린 사안에 대해서도
소통이 없는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를 했다가
MB가 호되게 데였다
글고 지네들이 왜 오지게 두드려맞았는지도 모르고
따라서 그 사태에 대해 별로 배운거도 없고
지금까지 간간히 드립치고 있다.
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