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량탈북을 막고 체제선전 목적으로 회유와 납치를 비롯한 다양한 수법으로 재입북 탈북공작을 심화하는 가운데 송파구 거여동에 거주하는 문혁철(52세) 씨가 최근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뉴포커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2005년 경 탈북한 문혁철 씨는 그동안 탈북자가 운영하는 모 예술단 버스기사로 근무했다.

 

문혁철 씨는 성실성과 순박함으로 예술단 배우들은 물론 거여동에 사는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존경받는 탈북자였다. 그런 그가 중국 단둥의 브로커로부터 북한에 있는 친척이 무역을 같이 하자는 연락이 왔다는 전화를 받고 지난 5월 1일 중국에 간 후 행방불명 됐다. 보름이 넘도록 휴대폰도 꺼져있고 아무 연락이 없어 부인이 단둥 내 지인들을 통해 찾아보았지만 행처를 알 수가 없다.

 

중국에 나가있는 탈북자 브로커 김형만(43세 가명) 씨는 "문혁철 씨를 중국으로 꾀여낸 사람이 북한에 자주 드나들던 화교"라면서 "그도 잠적한 것으로 봐선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납치공작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북한 보위부에 협조하는 인물로 의심했었는데 불행하게도 문혁철 씨가 그 사람에게 걸려들었다. 문혁철 씨의 동행을 추적해 보면 탈북자 한 명이 납치됐다는 소문의 노정과 거의 일치하다."고 말했다.

 

북한에 끌려갔는지는 아직 확인할 길이 없지만 이에 대한 탈북자 지인들의 반응은 매우 격앙돼 있었다. 김광석(47세 가명, 양천구 거주) 씨는 "평시 문혁철 씨와 잘 알고 지냈던 사이다. 5월 1일에 행방불명 된 후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파악 중이라는 애매한 대답 뿐이다. 문혁철 씨는 대한민국 국민인데 외교부를 통해서라도 중국 정부에 공식 알아봐야 하지 않는가. 도대체 뭘 어떻게 파악 중이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탈북자 강석준(52세, 가명, 송파구 거주) 씨는 자기가 아는 행방불명 된 탈북자 숫자만 20명은 더 넘는 것 같다면서 한국 정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도 한국 주민등록증을 가진 한국 국민이다. 우리도 한국 정부로부터 신변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한국의 주권이란 것이 무엇인가?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지금 탈북자들이 해외에서 계속적으로 납치되고 살해되는데도 그에 대한 종합적인 통계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아니 안하고 있다. 도대체 남북화해가 더 중요한가? 아니면 자국민 보호가 우선인지 묻고 싶다."

 

지난 1월 24일 자진입국으로 북한이 선전한 고경희 씨에 대해서도 탈북자들은 한결같이 납치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고경희 씨와 같은 지역에서 준공무원으로 일한다는 탈북자 이미경(35세, 가명) 씨는 "고경희 씨 보도가 나간 후 집에 가보았더니 마치 사람이 사는 집처럼 냉장고 반찬통도 채워져 있었고 빨래도 그냥 널려있었다. 갈 때도 북한에 남겨 둔 딸을 데려온다며 기뻐했다. 이후 다른 탈북자들을 통해 그를 유인한 중국 내 조선족 브로커 이름까지도 구체적으로 열거됐다."고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기자가 전화를 걸어본 결과 인터뷰에 응답한 탈북자들은 한결같이 탈북자납치와 살해에 무관심한 한국 정부는 물론 그 어떤 외교적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는 외교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 출신 국민이 납치됐다면 정부나 언론이 가만 있었겠는가? 이것도 탈북자에 대한 차별이라면서 북한과의 대화에만 신경 쓰지 말고 최소한의 주권인 자국민 보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