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중학생때 있었던 이야기 이며, 귀신 이야기는 아님을 밝힙니다.
저는 80년대 서울 여의도 소재 모 중학교를 다녔습니다.
당시 학교 건물은 1층 중앙의 큰 거울을 기준으로 좌측은 여학생 교실, 우측은 남학생 교실이 있었고,
지하 1층에는 매점 및 과학교실, 2층에는 교무실이 있었습니다.
1층은 1학년 학생들이 사용을 했었지요.
1학년 2학기 겨울, 저는 주번이었고, 항상 청소 상태를 지적하는 학생주임의 잔소리가 싫어서
미리 정리를 할 생각으로 일찍 학교로 갔습니다.
아침이지만 겨울이라 주변은 밤과 같았고, 학교에 도착하니 교실문은 잠겨 있었습니다.
물론 교실과 복도도 컴컴했으나, 윤중로를 달리는 차량의 라이트 불빛과 가로등 불빛으로
사물은 대충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열쇠를 가지러 교무실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시선을 중앙 거울쪽으로 돌렸습니다.
그런데 거울쪽에서 사람의 머리 같은 것 빼꼼 쳐다보는 것이 보였습니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기세 싸움이라도 지지 않으려고 그것을 노려보면서 거울쪽으로 달려갔습니다.
(평소 아버지께 귀신같은 것은 없다고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당시 마음이 강하지 못해서 그런지 소름은 돋더군요)
그러자 그것이 거울 뒤로 스윽~ 사라지더니 도착하니 아예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교무실이 있는 2층까지 뛰어갔으나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도착할때까지 몇초 걸리지 않았고, 도망갔다면 뭔가 소리가 났을텐데 이상했습니다.
기분탓이겠지 하면서 교무실에서 교실 열쇠를 가져왔고
그래도 모르니 거울쪽을 지나면서 한번 더 뭔가 있나 확인하고 교실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하고 복도 중앙의 거울쪽을 다시 봤습니다.
사람 머리처럼 보이는 그 검은것이 또 다시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잠시동안 서로를 마주 보면서 그것의 정체가 궁금해졌습니다.
'도데체 저게 뭘까?'
귀신따위는 없을테니, 뭔가 다른것이겠지요?
시야각에 따라서 변하는 어떤 물체의 그림자라던지..
그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
가끔 와이프와 지인들에게 그때 이야기를 해주기도 합니다.
귀신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헛것을 본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겠지요.
다만, 저와 같이 그것을 목격한 다른 사람이 있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