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거 실화 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일 이지요.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당시 지역에서 교도소로
불렸습니다.
왜냐하면 공부를 지독하게 시켰기 때문이었습니다.
학교는 얕은 고개마루 꼭대기에 있었는데
학교담과 운동장철망 사이에는 폭이 수십미터가 되는
수풀이 무성한 비탈이 뺑 둘러 있었고,
그 쪽 한 구석에는 운동장 지하로 연결된 작은 문이
있었는데 누구도 정확한 정체는 몰랐습니다.
혹자는 이사장 딸이 미쳐서 거기 가둬 두고 있는데
지하방을 미술실 처럼 꾸며 놨다는 말도 했었지만
누구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소문만 돌았습니다.
1학년 2학기 시험 때 였습니다.
중간인지 기말인지 아니면 모의고사 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월요일 아침 시험을 보기 위해 학교에 갔는데
얘들이 교실 밖에서 웅성웅성대며
들어가지 않는 것 이었습니다.
교실에 들어 가려고 하니 친구가 그러더군요.
" 야 들어가지마 어떤 미친 새끼가 똥싸놨어 "
전 피식 웃으며 교실 문을 열었는데
똥냄새가 진동을 하는 것 이었습니다.
" 어 이거 뭐야"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정말 황당함 그 자체 였죠.
교실 책상 마다 의자마다 발자국이 찍혀 있는데
똥이었습니다.
칠판은 신발을 벗어서 걷는 모습으로 찍었는지
여기저기 뛰어다닌 것 처럼 찍혀 있더군요.
온 사방 천지가 다 똥발자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천정에도 발자국이
뛰어 다닌 것 처럼 전체에 찍혀 있는 것 이었습니다.
당시 전학년 통틀어 가장 컸던 저희반 반장이
책상 위에 의자 올려 놓고 대걸레를 들고
깨금발로 서야 겨우 닿을 정도의 높이인데
발자국이 아주 자연 스럽게 찍혀 있는 거죠.
서둘러 방향제 사와서 급하게 청소하느라
황금같우 시험 전 시간운 놓쳤죠.
다들 농담 삼아 반장이 한 진 아니냐고 했었죠.
저희 학교는 구조상 정문 말고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다른 곳은 수십미터 높이의 수직 절벽이거나
아니면 수미터의 옹벽이 있고 그 위로 철망이 있는
그런 천혜의 요새 였습니다.
오죽했으면 저희 반놈은 야자 튄다고
나갔다가 끝날 때 다시 돌아 왔는데
나갈 곳이 없어서 들어 왔다고 하고,
다른 놈은 뛰어 내리다 다리가 부러 졌죠.
그런 곳인데 일요일에 학교에 온 사람들은
모범생들 몇 명 밖에 없었고
그나마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고 하더군요.
열쇠는 두개 있는데 하나는 담임
나머지 하나는 반장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분명 첫 목격자는 문이 잠겨 있었다고 했죠.
정말 기묘한 일이었죠.
방향제를 수십통을 뿌리고 빡빡 닦고 해서
흔적은 없앴는데 냄새가 섞이니
정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ㅠㅠ
암튼 억지로 시험 보는데 중간에 서무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새칠판을 들고 왔습니다.
칠판은 물 묻으면 못 쓰잖아요.
그래서 칠판을 교체하려고 옛날 칠판을 뜯었죠.
얼마나 오래 교체를 안했으면 가생이의 버팀목을
떼어낼 때 마다 먼지가 풀풀.
이윽교 칠판운 뜯어냈더니 옛날 회색벽돌별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런데........
저희들 모두 경악하고 만 것이
칠판을 뜯어낸 그 안쪽에도 똑같이
똥발자국이 여기저기 찍혀 있는 것 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그 일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누가 왜.
그리고 어떻게...
옛날 건물이라 층고가 높은 층의 천장에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러운 짓을 했는지....
그리고 칠판 뒤 벽에는 또 어떻게 했는지.....
잠긴 교실문은 또 어떻게 열었는지.....
정말 기묘합니다.
벌써 20년도 더 전 이네요.
참고로 이 때 즈음에 이 일 말고 기묘한 일들이
몇 번 더 있었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