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충남역사문화연구원, 서천군 봉선리 유적 시굴 조사
산 능선에 위치한 풍정리산성, 5세기 대형제단 확인
1500여년 전 백제인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것으로 추정되는 천제단 유적이 충남 서천에서 처음 발견됐다. 삼국시대 하늘 제사를 지낸 제단 유적은 국내 처음 확인되는 것이어서 고고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서천군 시초면 봉선리 유적(사적 473호)을 최근 시굴조사하는 과정에서 유적의 한 야산능선 꼭대기에 자리한 풍정리산성이 5세기 중후반께의 백제시대 대형 제단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봉선리 유적은 청동기~백제시대의 무덤들과 생활 흔적이 밀집된 충청 지역의 중요한 고대 유적지다. 연구원 쪽이 최근 정비에 앞서 시굴조사를 벌여왔다.
이 제단은 평면 방형의 3단을 이루는 모양새로 흙을 쌓았고, 윗부분은 평평하게 만들었다. 또 제단의 서쪽 능선에는 제사 의례를 준비하는 딸림시설터가 확인됐다. 시설터 구역에서는 백제시대 구덩이를 판 수혈주거터 5기가 층위가 겹쳐진 채 드러났고, 부근에는 저장시설로 추정되는 목곽창고터도 있었다. 수혈주거지에서는 제사 때 의례에 쓴 뒤 묻은 것으로 보이는, 발이 세개 달린 삼족기, 기대 조각, 뚜껑이 덮힌 접시(개배) 등이 출토됐다. 발굴 자문위원인 조상기 중앙문화재연구원 원장은 "제단이 능선 꼭대기에서 평지를 조망하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고, 고분군과도 떨어져 있어 성격상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등의 특수한 용도를 지닌 시설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이 유적을 지방 방어와 연관된 풍정리 산성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로 전혀 다른 성격의 제례시설이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적이 조성된 역사적 배경을 밝히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주, 부여 등 옛 백제 도읍터에서는 정지산 유적 등 선조나 망자를 기리는 제단시설들이 상당수 확인된다. 그러나 하늘에 제사를 지낸 천제단 유적은 지금껏 보고된 바 없다. 제단이 조성된 서천은 당시 백제 영토의 남쪽 변방으로 동성왕이 순시를 할 정도로 중시했던 지역이어서 후속발굴 및 연구성과가 주목된다. 연구원쪽은 시굴조사를 마치는대로 제단과 그 주변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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