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안철수가 일요일마다 사사건건 문재인을 공격할때 저런 행동이 당내 지지층을 얻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건 안철수측도 알고 있었으리라..
더구나 입만 열면 새정치.혁신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도대체 그 실체가 뭔지도 모르겠고..실체를 모르니 대응할수도 없다. 세상 어느 정당이 새정치와 혁신을 안 외친단 말인가..
앞으로 우리는 열심히 성실히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것과 마찬가지...
그때부터 난 안철수가 탈당하기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의심은 문재인이 안철수가 혁신안(?)이라고 내민 급조한 티가 나는 안건을 결국 받아들이자 이번에는 더 나아가 현실성이 없는 혁신전대를 하자고 주장할때..확신을 하게 되었다.
안철수의 멘토이자 책사 역활을 하는 한상진은 현 야당을 괴멸시키고 그 속에서 정계개편을 통해 대권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던 자이다. 그의 주장을 현 움직임과 함께 살펴보면 이해가 빠를거 같다.
암튼 안철수는 더민주당내에 친문재인계 의원들이 많고, 그리고 더민주당지지자들에게서 문재인 선호도가 워낙 견고해 자신이 대선후보로 나설수 없다고 판단한듯 하다.
이후 안철수는 탈당을 하면서 우선 할수 있는 한 더민주당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손을 잡은건 김한길계..김한길로써도 차기 총선에서 정치적 지분이 줄어들 위기에 처하자 안철수와 손을 잡고 더민주당을 흔들기로 한 것이다. 물론 안철수.김한길..양측의 속계산은 달랐다. 안철수는 대권이 목표였고, 김한길은 야권 지분이 목표..당연히 김한길은 총선전에 적당히 타협보고 복당 혹은 연대할 생각이 있었던 반면 안철수는 대권이 목표이니 어떻게든 원래 목표였던 더민주당을 괴멸시켜야 했다.
그러면서 둘은 자연히 충돌했으나 천정배.정동영.박지원까지 끌어들인 마당에 안철수에게 김한길은 필요가 없어졌다. 김한길이 호남표에 도움이 되는것도 아니고..당이미지에 도움도 안된다. 그렇게 김한길은 버려지고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 천정배는 안철수에게 잠깐 저항하는듯 했지만, 어차피 당내 조직을 장악한 안철수와 대항하려면 탈당밖에 없는데 그건 현 상황에서 너무 리스크가 크다. 더구나 천정배는 돈도 없는데.. 결국 굴복한 모양새가 되었다.
이게 지금까지의 과정이라고 할수 있다.
그럼 앞으로의 안철수의 계획에 대해서 살펴보자.
앞서 말했듯이 안철수의 목표는 더민주당의 몰락이다. 어떻게 해야 몰락을 할까..당연하지만 선거에서 폭망시키면 된다. 더민주당의 지지층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수 있다.
호남(출신)유권자+반새누리(친노 or 진보층 포함)
물론 호남출신이면서 동시에 친노나 진보층도 많으니 이둘이 서로 동떨어진 대상들은 아니다.
다시 안철수의 계획으로 가서..안철수는 크게 3가지 구상을 준비해두고 있을 것이다. 물론 본인이 노원구에서 당선된다는걸 전제로 말이다.
1 호남 프로젝트
호남지역에서 적당히 반노무현정서를 건드리고, 조직을 가진 동교동계를 포함 천정배.박지원.정동영등이 살살 지역 정서를 흔들어 주면 어느정도 압도를 할수도 있다. 싹쓸이 까지야 어렵겠지만..호남의 28석중..20석 정도를 얻어간다면?
이리된다면 호남지역에서 사실상 국민의당이 주도권을 쥐게 된다고 봐도 무방할것이다.
2. 수도권 프로젝트
충청권은 새누리가 선진당을 흡수한 이후 사실상 더민주당이 열세인 지역으로 변한 곳이다. 총선서 잘해야 몇석 못 얻을것이니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고..다른곳도 마찬가지다. 경상도.강원도에서 더민주당이 몇석이나 얻을까..총 두석? 세석? 크게 의미있는 숫자는 아니다.
결국 관건은 수도권이다. 수도권은 특별한 지역 정서가 별로 없다. 여기에 안철수의 개인 지지도도 떨어지는 곳이다. 개인의 경쟁력과 당지지율이 중요한 곳이다. 국민의당으로썬 안철수 본인외에는 당선자를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신 더민주당을 괴롭힐수는 있다.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가능한한 후보자를 모든 지역구에 내는 것이다. 새누리 지지자들은 견고하고 더민주당은 그렇지가 않다. 더민주당에서 5~10%씩만 가져와도 더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자당 후보가 더민주당과 연대하면 고소하고 당에서 제명한다고 협박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19대 총선에서 정체불명의.. 지금은 박근혜에게 붙은 한화갑이 만든 평화(?)민주당이 1~2%를 일부 수도권에서 가져갔는데..그것이 5석의 향방을 갈랐다는 분석이 있다...전 지역 5~10%면..수도권에서 25석 정도의 주인을 바꿀수 있다. 물론 더민주당->새누리당으로 말이다.
더민주당에 호의적으로 분석해서 19대와 20대 총선에서 새누리. 더민주당의 지지세가 같다고 가정해도 수도권에서 새누리는 대략 75석..더민주당은 45석정도의 계산이 나온다. 더 차이날수도 있다.
3. 더민주당 화력 분산 프로젝트
국민의당이 계속 더민주당을 공격하는것이다. 더민주당은 어떻게 해서든 새누리당에 화력을 집중하고 싶겠지만, 국민의당이 공격하면 더민주당의 칼날은 양쪽에서 허둥될수밖에 없다. 어제만 봐도 당장 김종인은 새로운 어젠다인 박근혜 정권의 경제실정론을 외쳤지만 동시에 광주로 갈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국보위 전력으로 공격당하니..)
즉 더민주당은 선거 프레임을 만들수가 없는 처지가 된다.
자 이렇게 안철수 프로젝트대로 총선이 흘러갔다고 치자.
그렇게 되면 대략 전체 의석수는 새누리가 195석 정도가 될것이고..더민주당은 65석..국민의당은 28~30석..정의당 5석..기타 무소속 5석~7정도..
더민주당은 책임론으로 큰 내홍에 휩싸이고 문재인은 사실상 정치적 은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민주당 내홍의 와중에 호남의 몇 의원은 국민의 당으로 옮겨갈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당 참패시 누구나 예상할수 있는 그림일것이다.
자 그럼 이런 정치환경의 변화속에서 안철수는 어떻게 대권을 노릴수 있을것인가..
안철수의 머리속을 들어가보지 않았으니 정확히 알수는 없다. 일단 더민주당을 괴멸시키고 문재인을 은퇴시키는것만 1차로 생각하고 있는지..그 후의 그림까지 그리고 있는지 말이다.
이것은 내가 그간 안철수측의 움직임을 보고 예상해본 것이다.
안철수도 총선이 저렇게 끝나면 몇가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먼저 반새누리지지자..특히 친노지지층으로부터의 격렬한 비토다. 친노 지지층은 유효 투표자의 10% 정도로 추산이 되는데..여론 영향력도 크고 견고한 지지층이다. 이들이 비토를 한다면 현 정치환경상 야권주자가 대권을 쥐는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냥 1:1로 새누리랑 붙어도 힘든데..10%가 비토하면..2007년 대선 이명박 vs 정동영의 재판이 될 뿐이다.
즉 지금같은 구도하에서 야권 주자로 나가봤자 승산은 없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의 분열 양상을 보고 있다가 한쪽...즉 비박계와 손을 잡는 방법이 있다. 이번에 보았듯이 친박과 비박의 갈등양상은 언제 다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평소 안철수측은 친박. 친노를 심판하자고 외쳐왔다.
여기서 이상한것이 왜 새누리당도 아니고..굳이 친박을 심판하자고 할까?..그리고 지금 안철수 주변인사들을 보면 과거 친이계 사람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는데서도 그 힌트를 얻을수도 있다.
즉 친박계 vs 친이+안철수(호남) vs 친노계 후보..3자 대결로 대선서 승리를 노리는 작전..
이것은 내 개인의 예상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그럼 이 시나리오의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개인적으로는 별로 없다고 본다. 첫째의 이유가 더민주당의 괴멸..그리고 문재인의 몰락후 호남의 정치세력과 안철수측의 이해관계가 계속 일치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있다. 의석 분포상 국민의당은 호남 자민련의 성격을 띄게 될것인데..오히려 총선후 칼자루는 동교동계와 천정배.박지원등이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물론 고도의 정치력을 밝휘하여 이들을 끌어 앉을수도 있다.
두번때 이유는 과연 새누리당이 분열할 것인가에 있다. 친박과 비박의 갈등은 심각하지만..분열까지는 안갈 가능성이 크다. 분열이 될려면 안철수가 대권을 잡을수 있다는 확신까지는 아니더라도..높은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는한 그들이 먼저 움직일리가 없다.
세번째 이유는 대권을 쥐는데 있어 가능성이 높아지면 본격적인 검증이 들어올 것이다. 지금까지 보수언론이나 종편은 안철수를 그냥 놔준감이 많다. 사실 과거 기업하던 사람으로써..특히나 안철수는 1999년 BW(신주인수권부 사채) 헐값 인수등 털어보면 치명적 약점이 될만한 사안이 많을것이다. 그런 검증공세를 극복할수 있을까? 뭐 이명박의 사례를 보면 불가능은 아니지만..이명박은 원래부터 도덕성에 큰 기대가 없던 사람이였고, 안철수는 착한(?)기업인으로 아는 사람도 많아..그 정치적 타격은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근데 한편으로는..
정치는 흔히 생물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상황에 따라 언제 어떻게 될지 예측이 어렵다는 뜻일것이다.
1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김종인이 더민주당의 대표로 앉아있고, 안철수와 사이가 나쁘던 천정배와 정동영이 새로운 정당에서 같이 한배를 타고 있다는걸 상상하던이가 얼마나 있었을까?
때문에 안철수가 대권을 잡는다는것도 아주 불가능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뭐 개인적으로는 정말 혐오하는 스타일의 정치가라서 이번 노원구 선거에서 떨어졌으면 하는 바램은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