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잔혹함과 더러움과 헛됨을 생각하다보면 꼭 발설하고픈 유혹을 느끼게 되는 말이 한마디 있다. “이쪽도 저쪽도 나쁘다. 나는 중립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사람은 중립일 수 없으며, 누가 이기든 상관없는 전쟁 같은 건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거의 항상 한쪽은 다소 진보적인 쪽에 서고, 다른 쪽은 다소 반동적인 쪽에 서는 법이다.(···) 본질적으로 이 전쟁은 계급 전쟁이었다. 이 전쟁에서 이겼다면 서민들의 대의는 어디서나 한층 강화됐을 것이다. 하지만 졌기 때문에 세계 각자의 불로소득자들은 만족스럽게 양손을 비빌 수 있었다. 그게 핵심이며, 나머지는 전부 그 위에 뜬 거품에 불과하다
-조지오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