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민
공보실장 "5일 브리핑 취소… 안철수 뜻이다"
일각선 "문재인·민주당 정치쇄신 노력 부족 때문" 지적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 측이 5일 오후 2시 서울 공평동 진심 캠프에서 갖기로 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원방안 관련 브리핑을 취소했다.
한형민 공보실장은 "오늘(5일) 브리핑은 취소됐다. 죄송하다"며 "후보(안 전 후보)가 통보해온 것이기 때문에 자세한 이유는 모른다"고 말했다. 유민영 대변인은 "어제(4일) 상황에서 진전해서 더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안 전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시내 모처에서 측근 인사들과 만나 문 후보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안 후보 측의 관계자들은 이날 "정권교체를 위해 문 후보에 대해 전폭적으로 선거운동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르면 오늘 오후 문 후보 유세현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 대변인은 "제가 분명히 드리지 않은 말씀이고 최종 확인되지 않은 말씀"이라며 부인했다.
안 전 후보가 돌연 브리핑 취소를 통보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안 전 후보 측은 이날 오후 1시 40분께 구체적인 시간을 밝히지 않고 브리핑 시간을 연기했다가 결국 브리핑 계획을 취소했다. 안 전 후보 측 내부적으로 지원 수위와 방식을 두고 격론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도 있고, 안 전 후보와 문 후보 측이 물밑에서 지원 수위와 방식을 논의하며 갈등을 겪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안 후보와 그의 측근들이 문 후보 지원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출신 인사가 '지원을 하지 않으면 실무진을 데리고 떠나겠다'는 뜻을 후보에게 전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한 지원책 발표를 취소한 이유를 문 후보와 민주당에서 찾고 있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와 민주당이 자신이 요구한 정치쇄신 노력에 소홀하다고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추측이 맞다면 안 후보가 브리핑 취소를 통보한 것은 민주당에 쇄신 노력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안 전 후보는 4일 조용경 단장 등 국민소통자문단 소속 인사 15명과의 오찬 자리에서 "정치쇄신은 민주당과 문 후보를 위해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상황과 관련해 문 후보측 안경환 새로운 정치위원장은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 출연해 "대선을 치르고 나서 당장 어떤 부분의 큰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민주당은 영원히 희망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위원장은 "민주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민주당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팽배하기 때문에 민주당만으로는 안된다"며 "선거가 끝나고도 (이대로는) 저 당을 이끌어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당초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문 후보 선거운동을 전폭 지원키로 결심한 것으로 이날 오전 알려졌다. 안 전 후보 측 핵심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문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며 "회의에서 지원 방식을 논의한 후 이르면 오후부터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날 오후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의 서울지역 대학 유세현장을 전격 방문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전 후보 측이 갑자기 브리핑을 취소함에 따라 향후 문 후보 지원과 관련한 안 전 후보의 행보가 불투명해졌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회동 불발 사실이 알려진 게 브리핑 취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안 전 후보가 사는 용산구 자택을 찾았지만, 당시 안 전 후보가 집에 없어 바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안 전 후보가 이를 문 후보 측의 언론플레이로 보고 지원 결정을 보류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안 전 후보와 문 후보가 사전 약속을 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그 시각 안 전 후보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자택에 머물지 않았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 측이 문 후보에 대한 구체적인 유세지원 방식을 공개하지 않자 "더 이상 안 전 후보는 변수가 안된다"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 공보단의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전 후보의 애매모호한 태도로 많은 사람들이 피곤해해 이제 뭘 하건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안 후보는 ▲대선 출마한다 안한다 ▲단일화 한다 안한다 ▲문재인 돕는다 안 돕는다 등 세 번이나 국민에게 피로감을 줬다. 그러니 '간철수'라는 말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확고하게 결정했다면 늦어도 6일 중에는 문 후보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투표 1주일 전인 오는 13일부터 금지되기 때문이다.
안 전 후보의 뜻은 뭘까요?
작성일 : 12-12-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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