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문하생을 거느린 조선 최고의 점쟁이가 사는 대 저택에
과거 시험길에 오른 선비 세명이 일박을 하게되었습니다.
다음날 여정에 오르게될 선비 세명은 출발전 수험 결과를 점쳐보게되었지요.
점쟁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입을 다문채 손가락 하나를 펼쳐보였습니다.
이를 본 선비들 역시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입을 다문체 한양길에 올랐습니다.
문하생들은 스승에게 손가락 하나가 무슨 뜻인지 물어보았습니다
"한명이 합격한다는 뜻이다"
"스승님 혹시 두명이 합격하면 어찌합니까?"
"그렇다면 한명이 낙방한다는 뜻이다."
술렁이는 문하생들 가운데 누군가 또 여쭙기를,
"세명이 모두 합격하면 어찌되는겁니까?"
"한명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또 문하생이 질문을 하니,
"하오면 모두 낙방하면 어찌합니까?"
"한명도 합격하는 자가 없다는 뜻이니라"
이에 노하우를 마스터한 문하생들은 전국에 체인점을 개설했다는 내용인데
20년전 기억이라서 상기내용과 약간 다를수 있습니다만,
저는 점쟁이를 비하하기 위한 내용이 아니라 달리 이해했습니다.
점쟁이에게 손가락 하나의 의미를 정확히 캐 묻지 않은 선비들은 저마다
그 손가락 하나가 자신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것이며
합격을 염원하며 점을 보았으니 합격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생각했을겁니다.
손가락의 주인공이라 생각한 선비들은 상대와 의견 충돌을
피하기 위해 추가 질문을 하지 않았을 뿐더러
긴 한양길에서 조차 이를 함구하며 길을 떠났을수 있을겁니다.
시험 결과 모두 낙방하였다면 어처구니 없게도 그들은 가장 추정하기
힘든 한명도 합격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하며 서로를 위로했을겁니다.
이와같이 의뢰인은 점괘를 자신에게 맞게 편집해버리는 기술을 대부분 가지고있죠.
용한 점쟁이가 되느냐 마느냐는 이처럼 의뢰인의 덕에 달려있기도 합니다.
이전 글에 혹시 손가락 하나로 여겨질 문구가 있었다면 잘 편집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