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女초등생 살해 용의자 검거
피의자 김점덕의 아버지 김모 씨(82)는 집에서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김 씨의 집과 한 양의 집은 직선거리로 70m가량 떨어져 있다. 인사성이 밝은 한 양은 평소 김 씨에게도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고 한다.
김 씨는 “아이가 시신으로 발견되기 이틀 전 아름이 아버지에게 ‘요즘 밥은 먹고 다니느냐’며 안부 인사를 건넸는데 내 새끼가 범인이었다. 내 자식이 죄를 저질렀는데 앞으로 동네에서 어떻게 얼굴을 들 수 있겠나. 자식을 잘못 가르친 내가 죽일 놈이라고 용서를 빌 수밖에 없다”고 흐느꼈다.
김 씨는 “같은 마을에 살지만 평소 아들은 집에도 오지 않고 연락도 잘 하지 않았다. 가족들과 대화도 없었다. 끔찍한 일을 저지른 지 며칠 뒤에 태평스럽게 낚시를 다녀왔다고 하더라. 아들이 죗값을 빨리 받았으면 한다”고 했다.
사실 김점덕은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대상은 아니었지만 마을 주민 상당수는 그가 성폭행 전과자임을 알고 있었다. 김점덕이 2005년 바로 이 마을 개울가에서 60대 노인을 성폭행하려다 돌로 내리쳐 징역 4년을 복역하고 출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같은 마을 출신인 데다 인정을 중시하는 시골마을 정서상 그가 2009년 출소해 동네에 정착한 뒤 특별히 경계하거나 따돌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사회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한 주민은 “출소한 점덕이가 가진 돈이나 집이 없어 불쌍했다. 주민 회의 끝에 베트남 출신 부인과 살 수 있도록 마을회관 1층을 싼 가격인 월세 10만 원에 내줬다”며 “배은망덕하게도 마을 아이에게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 [채널A 영상] “설마 내 이웃이…” 성범죄자 관리제도 ‘허술’통영=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