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보수 진보라고 싸우는데 보수이데올로기는 대체 뭘까?
또 한국에서의 보수 이데올로기는 뭐가 있을까?
좀 알고나 얘기하는게 어떨까 싶다.
자칭 보수든 진보든 보수이데올로기가 뭔지도 모른다면 좀 허망하지 않을까 싶다.
진보는 과학적으로 인과관계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변화를 꿈꾼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나 기타 등등 그의 사상이 대단한게 그게 옳으냐 그르냐가 아니라 사회 발전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았다는거 아니겠나.
합리적으로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이를 통해 모두가 연대해 좀 더 나은 방향을 꿈꾼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이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선하다는 기본 명제가 있어야만 성립될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사회의 모순은 사회 각 구성원들이 연대한다면 모두 해결될수 있는 문제가 된다.
모두가 연대하면 누구나 다 굶주리지 않고 빈부의 격차도 줄어들수 있고 이것이야말로 사회 전체의
행복 총합이 커지는 것이라는건 너무 당연한 얘기 일 정도로 논리적으로 맞다.
그러나 문제는 전체 행복 총합과 다르게 각 개개인의 행복은 그렇치가 않다는데 있다.
개개인의 행복은 단순 어떤 합리적 바탕 만으로 결정되는게 아니다.
누군가는 아주 작은거에 행복할수도 있고 누군가는 자신이 믿는거(합리성과 상관없는 종교든 뭐든)
하나로 행복할수도 있고 극단적으로 말해 범죄행위를 통해 행복감을 누리는 사람도 있을수 있다.
즉 인간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존재로 공익이나 이타적인 부분 못지 않게 이기적인 욕망의 존재라는
사실이다.
보수주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어떤 합리적이지는 않지만 그것으로써 행복함을 느끼는 종교랄까 구정치체제를 유지하는것이
고전적 보수주의의 시.발점이고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에 대한 간섭을 배제하고 그냥 그 대로 놔두자는 것에서 자유보수주의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진보이데올로기와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모순이 존재한다.
합리성이 결여된체 맹목적인 신앙과 충성을 요구하는 것과 다른 이의 정치적 경제적 자유마저 침해하는
개인 욕망의 자유가 과연 합당한가 하는 문제다.
또한 이에 따른 전자의 결정론과 후자의 양립론적 자유의지론 역시 사회 발전이라는 하나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근대에 이르러 보수주의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자유의지에 대한 책임과,결정론과 정치체제의 선긋기라는
나름에 해법을 이루어 냈다.
즉 제정의 분리와 청교도적인 절제의 미덕 같은걸 말하는 거고
그럼으로써 사회 모순이 극대화되는걸 막아 체제유지를 이룰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사회의 보수이데올로기는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불행히도 진보주의와의 지난한 투쟁과 상호 영향을 주고 받아 가며 모순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는 말이다.
서양 근대 철학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주자학의 나라였으나 일제강점기 한 세대가 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오로지 생존하기 위해 발벗고 뛰거나 쥐죽은듯 있거나 하는 철저한 정치적 암흑기와
천민자본주의의 양육강식 가운데서 곧바로 미국으로 부터 보수주의를 받아들였으니 아무런 준비없이
성찰없이 받아들인 결과 극심한 사회적 모순을 일으키게 된다.
본래 나름 성찰의 결과 만들어진 보수이데올로기는 한국에서 크게 변질되고 일제시대부터 이어져온 모순을 더욱 심화시키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군부정권이 물러난 김영삼 정권 부터라고 하자) 이런 모순이 하나 하나 해결되고
개선되는 과정 가운데 신자유주의라는 (과연 이것을 단순히 보수이데올로기 가운데 하나로 볼것이냐는
좀 다른 문제지만) 또 다른 극단적 자유주의가 한국 사회를 덥치게 된다.
점차 엷어지던 사회 계층간의 격차는 다시 더욱 더 확대되는 쪽으로 나가게 되고 기존의 미쳐 다 이루지 못한 보수이데올로기에 대한 성찰의 과정은 신자유주의를 통해 더욱 더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 어렵게 됐다.
그러니 아직까지 합리성이 결여된 고전적 의미의 신앙에 가까운 보수와(박정희 빠든 노빠든)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주장을 하는 자칭 자유민주주의자들, 욕망이 절제되지 않은 대기업 재벌집단에 이기적 논리 등이 더욱 뒤섞여 이제는 무엇이 정의고 무엇이 불의인지 조차 모호하게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러한 때일수록 결국 중요한건 보수이데올로기에 대한 미쳐 하지 못한 성찰이다.
스스로 하지 못한다면 진보이데올로기로 부터의 영향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사회는 사실 그 과정 가운데 있었다고도 볼수있다
박근혜 공약이 그랬고 사회 발전 방향도 그러한 길로 나가는 듯 싶었다.
그러나 이 게시판에서 보듯 그 과정이 그리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