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시절 온갖 기행으로 유명했던 철학자가 있었습니다. 견유주의로 유명한 디오게네스란 철학자입니다. 플라톤과 동시대에 살았던 철학자인데, 그는 아무대서나 자거나 아고라에서 사람 다 보는 앞에 오줌을 싸는등의 기행으로 유명한 철학자였습니다. 한마디로 광인이었죠.
그렇게 기행을 일삼던 그가 아고라를 거닐던 사람들을 해치며 한 낮에 횟불을 들고 사람이란 이름의 사람을 찾았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거닐던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지요.
저도 그와 같은 심정일까 싶은데, 자칭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중에 보수가 누군지 찾고 싶은 심정입니다. 파쇼가 아닌 보수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진정한 보수론을 말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김구 선생이나 이런 분들 거론하면서 보수가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저는 현명한 보수, 정치적 오감이 뛰어난 보수를 찾고 싶은 겁니다. 즉 진지하고 사려깊은 보수를 찾고 싶은 거지요.
보통 우리가 아는 인터넷 보수들은 이렇게 말하고 다닙니다. 시끄럽고 소란스럽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이런 좌파들이 문제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민주주의는 시끄러워야 정상이고 분열되어 있어야 정상인 겁니다. 왜? 국가는 뭘까요? 정부인가요? 하나의 이념이 지배하는 곳입니까? 절대 아니죠...
국가는 다양한 주권자들이 모여사는 추상적 공간입니다. 그 주권자들은 각 객체라고 인정이 되고 있으며, 그래서 헌법은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즉, 그 주권자 개개인이 단독자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고요. 그러므로 생각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고 주장이 다른 사람들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들의 다양한 주장들이 충돌하는 것이 '정상적' 민주주의 국가라는 겁니다.
이것은 좌파의 주장이 아닙니다. 우리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그리고 현대적 정치의 아주 상식적 올바른 발언일 뿐입니다. 근데 요즘 보수들 어떤가요? 하나의 목소리만 들려야 한다거나 선동질하지 말라거나 선동하는 거 보니까 좌빨들이 뒤에서 조종한다거나... 이런 목소리만 들리죠? 이건 뭐? 파쇼의 시선인 겁니다. 어떻게 그 수많은 주권자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야하고, 생각이 각자 다른데 충돌이 없겠습니까? 없다는 건 뭐냐면 북한이나 나치같은 인간들이 집권한 세상이죠. 파쇼.
즉 오늘날의 보수는 이런 걸 인정하고 나서 그 다음을 생각하는 게 보수라는 겁니다. 뭐냐면 자 충돌이나 적대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 그걸 인정하고 어떻게 그걸 덜 폭력적인 방식으로 정치에 반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보수가 진짜 보수라는 겁니다.
근데 오늘날 보수는 어떻지요? 갈수록 퇴행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점점 파쇼가 되고 있어요. 북한 때문에 안보 때운에 이런 핑계를 대는 게, 이 사회의 틀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근데 이 사회의 틀이 뭐냐는 거지요. 민주주의죠? 민주주의를 훼손하면서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사실 북한은 체제 경쟁에서 이미 저만~~~큼 패배한 나랍니다. 뭐가 두렵나요?
이런 거 고민하는 보수가 있습니까? 보수가 왜 보수냐면 사회의 틀을 지키기 때문에 보수인 겁니다. 현실적으로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파쇼이즘 가지고 억누르고 왜곡하고... 이런 게 먹힙니까 사실? 박정희-전두환이가 전체주의 국가를 만들 때도 저항하던 사람들 많았습니다. 87년 봄 맞고 전두환이가 물러 난 거 보세요. 근데 지금 전체주의 국가도 아닌데 파쇼이즘들고 자위질을 하다뇨. 오늘날에 맞는 보수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사회의 적대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걸 인정하고 그 다음을 고민하는 세력입니다. 그걸 억누르려고 하거나 왜곡하지 말고 말이죠.
그럼 좌파는 뭘까요? 좌파는 정치적 소외 경제적 모순을 드러내면서, 그 보수가 사회의 틀을 지킬 때 그 사회의 틀에 있는 모순을 거론하면서 정치적 문제를 확대시키는 거지요. 이래서 철학적으로 입장이 다른 겁니다. 보수는 보통 보편주의자고 좌파는 보통 특수주의자거든요. 이 두가지 입장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정치는 발전하는 겁니다.
하긴 뭐.. 좌파라고 해 봐야 솔직히 매~~우 적은 숫자라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