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57분 50초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규모 5.0의 인공지진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자축했다. 국민들은 물론 국제사회까지 북한의 핵실험에 경악했다.
하지만 이러한 북한의 핵실험보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누리꾼들의 안보의식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의 실시간 검색을 확인해본 결과 키워드 ‘북한 핵실험’ 보다 다른 특정 이슈가 더 상단에 위치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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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모습이다. '이니스프리'가 '북한 핵실험'을 앞지르고 있는 모습이다. ⓒ 네이버 캡쳐 |
특히 인터넷 이용자수가 월등한 네이버의 경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북한 핵실험’ 보다 ‘이니스프리’가 1위로 올라 누리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니스프리가 실시간 1위에 오른 이유는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에서 최근 50% 세일 행사를 열기 때문이다.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는 ‘북한 핵실험’이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이니스프리’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경악하는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 1위 이니스프리.. 참 걱정입니다.. 그 분들은 북괴가 쳐들어와도 이니스프리 세일 찾을 분 들입니다”(bang****), “참.. 북한 핵실험이 이니스프리 세일에 밀리다니. 우리나라 사람들도 참 사태심각성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얼마 없네.. 참 슬프다”(jeon****), “국가안보 위기상황에도 실시간 검색어 ‘이니스프리’ 이거 뭡니까. 이거 군사위성 이름입니까? 젊은 여성분들. 북 핵실험은 남자들의 일이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shin****), “한국 여자들은 북한핵실험보다 이니스프리 50%세일이 더 중요한가 보다.. 안보불감증 심각하다 진짜”(vel****)” 라며 일부 여성들의 안보의식을 비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 집에서 몸 풀고 있어야 하나? 할 일은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sae****), “네이버 검색 순위를 봐도 북한 핵실험보다 이니스프리 세일 행사가 우리 삶엔 더 중요하다(def****)”라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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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 모습. '워치콘 격상' 과 '북한 인공지진'이 1위, 3위에 오른 가운데, 배우 김지우 결혼소식이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 다음 캡쳐 |
다음(daum)과 네이트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음은 실시간 이슈 검색어 순위에 ‘워치콘 격상’이 1위에 올랐지만 배우 김지우씨 결혼 소식이 굳건히 2위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인공지진’이 3위에 오른 것만 제외하곤 다음 역시 ‘이니스프리’를 비롯한 연예관련 검색어가 상위에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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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는 걸그룹 '씨스타'가 '북한 핵실험'을 큰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북한 핵실험이 실시간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다시금 연예 관련 검색어가 상위권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 네이트 캡쳐 |
네이트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걸그룹 ‘시스타’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동안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북한 핵실험’ 등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북한 핵실험 관련 검색어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17시 기준으로 또 다시 연예 관련 검색어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북한 핵실험 공식 발표’ 는 8위에 그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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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품 '이니스프리' 반값 세일 소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누리꾼들. 상당수가 여성 누리꾼으로 보여진다. ⓒ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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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북한 핵실험이) “이니스프리 세일보다 더 중요하다구요. 안보의식 가집시다” 라는 자정의 목소리가 트위터상에서 RT(리트윗)되며 빠르게 확산되기도 했다.
국민들의 부실한 안보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번 사례는 지난해 10월 강원도 강릉 경포해변 인근 해상에서 발견된 잠수함 추정체 사건에 대해서도 나타나기도 했다. 본지는 지난해 10월5일 <연예인에 밀린 실시간 검색 ‘위험한 안보의식’>의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검색어를 통한 안보의식의 부재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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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 '이니스프리'가 '북한핵실험'을 앞지르자 트위터 등 SNS상에는 "안보의식을 가지자"는 누리꾼들의 자정의 목소리가 호응을 얻었다. ⓒ 트위터 캡쳐 |
당시 북한 잠수정 아니냐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당시 개그맨 폭행사건이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1위를 독식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의 안보의식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당시 잠수정은 한국 어선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당시 가장 궁금해 하는 이슈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는 북한 핵실험 속에서도 화장품 브랜드 세일이 검색어를 앞선다는 것은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그만큼 해이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6.25전쟁과 같은 남침이 재발하면 실질적으로 맞서 싸우는 것은 군인이지만 국민과 국가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들게 된다. 즉 전쟁은 군인만의 전유물이 아닌 군‧민 모두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이니스프리’ 검색어 사건을 통해 국민들의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방증하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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