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에 있는 이만열씨(외국인인데 귀화)가 한 말이 있음.
"한국은 자신의 역사를 진리냐 아니냐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역사는 대체로 사실에 기반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들도 동원됩니다. 그리고 엄정한 물리학자나 법정의 재판관처럼 역사에 매스를 가하면서 결벽증 걸린 사람처럼 팩트냐 아니냐에 집착하는 것도 정신질환의 일부죠. 이들이 생각하는 역사는 언제나 과학적 용어로 서술될 수 있는 사실관계의 집합이고 여기에 비과학, 의사사실들은 역사에 들어와서는 안된다라는 집착임.
이런 말을 하면 역사에 허구가 있어도 된다라고 오인할까봐 써주지만
1) 역사를 인식하는 단위는 왜 개인이 아니라 민족이어야 하는가(왜 역사적 팩트들은 국가 전체의 무역, 왕의 이름, 일본에 항거한 민족운동사등일뿐 그냥 특정 개인이 그 시대에 어떻게 살고 있는가가 아닌가. 혹은 내가 역사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역사무식으로 매도할까) 역사가 팩트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역사를 구성하는 단위가 정확히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모르고 그냥 사실관계의 나열이라는 수사수첩정도로 생각하는 듯함.
2) 그 역사적 팩트를 묶는 서술은 허구일까 사실일까 (예를 들면 3.1운동, 윤봉길의사등의 단순한 사실들을 일제의 억압하에서 항거하는 민족운동이라고 서술하는건 사실일까 허구에 기인한 팩트가 아닌것일까)
3) 역사에 동원되는 신화적 요소들.
무엇보다 가장 까여야 하는 개념, 사실(팩트). 2010년에 터진 천안함사건만 봐도 이게 사실이다로 놓고 싸우는데 몇백, 몇천년전 이야기에 사실이라고 확정할 수 잇는 사실단위라는게 존재할까? 사람, 이념, 이해관계에 의해서 파악된 주관적인 이야기가 사실로 굳혀지는걸 안봐서 순진하게 역사는 팩트입니다라고 우기는건 역사도 경제도 정치며 철학도 세상도 안 살아본 애들 이야기. 사람들이 팩트를 몰라서 안 떠드는게 아니라 그 팩트라는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걸 경험, 지식으로 알기에 이걸 억지로 강조하지 않은겁니다.
조선시대를 겪으면서 조선인들은 명분, 형이상학질서, 우주, 절대적 도덕을 강조하게 되었고 세계관, 역사관을 가질 때에 이게 도덕적인가, 절대 진리이여만 한다라는 집착증세를 강화하게 되었습죠. 오늘날에 역사이해에도 이런 고지식한 애들이 나오게 되는데 역사는 권력과 타협할 수 없을까를 궁리해보지 않고 이걸 역사 오염이라고 생각을 해버리죠.
역사는 팩트다라고 우기는 사람들을 보면 이 사람들은 아직 조선시대에 사고가 머물어 있어요.
한반도와 과거 5000년이 놓여져 있고 과거에 있었던 사실이 뭔가로만 운운하는 것이라면 피해자 시체가 있고 형사아저씨가 증거 찾아내는 수사수첩이나 경찰서조서와 뭐가 다름? 아니 애초에 왜 사실, 팩트에 집착하게 되었는가의 심리적, 정신적, 문화적, 이념적 배경 자체가 문제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