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주도 얘기를 한번 해보고자 합니다.
이 것은 제주도의 여인을 형상화 한 석상입니다. 당시 가장 일반적인 제주도 여인을 묘사한 것이지요.
그런데 그녀를 보면 등에 뭔가를 지고 있습니다. 이게 뭘까요?
이것은 제주도 특산물인 물허벅이라는 것입니다. 아.. 그렇구나........
...................................응? 물허벅? 뭐지 그게?
제주도에는 물항과 허벅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물항은 과거 제주도에 집집마다 있던 물을 담아 놓는 항아리를 말합니다.
이것이 제주도 물항입니다. 육지의 항아리에 비해 붉은것이 특징이지요.
그러면 허벅은 뭘까요?
제주는 투수성이 강한 현무암이 많은 지역입니다.
옛날의 제주에는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으며 하천 주변은 비가 많이 내려도 지하수로 스며들 수 밖에 없는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개천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나 잠깐 개천 비슷한게 나타났다 이내 사라집니다.. 식수가 필요한 사람으로서는 매우 곤란한 지역인 셈이지요.
땅속으로 스며든 물이 바닷가에서 솟아나고 이를 용천수라고 했습니다.
결국 제주도민은 물을 얻기 위해 터벅터벅 바닷가 근처 용천수로 가 물을 길어와야 하는 입장이었는데 이것이 제주의 유일한 식수원이었으며 이 물을 길어 나르는 용기가 물허벅이라고 하는 허벅인것이었습니다.
매우 낭만적으로 보이기 쉽지만 실은 그리 낭만적인게 아니었습니다.
제주도가정의 여자들은 이 물을 길어오기위해 8살때부터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던 것입니다.
몇백미터에서 심하면 수킬로에 달하는 거리를 허벅을 등에 매고 어머니와 나이어린 딸들이 하루에도 수차례씩 물을 길어오는 살인적인 노동이 그녀들의 숙명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저주받은 숙명은 영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수백년간 내려온 숙명적인 여인상은 60년대 한 지도자에 의해 통채로 바뀌게 됩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각 지역별로 국민을 괴롭히던 문제점이 뭔지 하나하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각 시도별로 자신의 구상을 그림 혹은 문서로 구체적인 지시를 하곤 했습니다.
이 그림은 제주도 국민들을 수백년 혹은 수천년동안 괴롭혀온 식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 수자원개발을 위한 기본구상도를 직접 그려 제주도 도지사에 지시한 그림입니다.
가끔 좌파성향 혹은 박정희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런얘기를 듣곤 합니다. 60-70년대 박정희가 아닌 다른 누가했다 하더라도 한국은 발전할수 밖에 없었고 박정희가 특별히 잘한게 아니다라고...
과연 그랬을까? 박정희가 아닌 다른 지도자였다 하더라도 제주도를 보면서 수자원 개발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 자체를 해낼수 있었을까요? 다른 지도자가 각 지역별 직업별 국민들의 고충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림까지 그려가며 구체적 지시서를 내는 거 본적 있습니까?
박정희 전에는 누구도 제주도 여인들이 용천수를 실어날라야 한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적이 없었습니다. 수백년간 그래왔던 것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냥 제주도 사람들은 그래야 하나보다 했을 뿐입니다. 바꾸겠다는 생각은 커녕 바꿔야 한다는 이유조차도 생각해내지 못합니다.
박정희는 달랐습니다. 그는 수백년간 당연히 해왔던 행위에 의문을 품었고 이를 바꾸기 위해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으며 그 강력한 독재력(?)으로 이를 밀어부쳐 관철시켰고 주민의 삶을 바꿔버렸습니다.
물론 이 과정이 아름다움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이 제주도 재건의 과정에서도 박정희는 매서운 독재자의 모습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일단 조직폭력배나 강도범 등 범죄자의 굴레를 쓰게 되면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제주도 등지로 끌려가 임금도 못받고 강제노역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건 사실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야쿠자나 마피아등이 성장하지 못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하다가 걸리면 강제노동이 되니까요
이제 물허벅은 이렇게 무슨 전시전을 통해서만 볼 수 있습니다.
한줄요약 :
수백년간 제주도 여인들의 애환을 담은 허벅은 60년대 한 지도자에 의해 10년도 안되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추신 : 정게에 올렸던 글인데 동게에 올리는 게 맞다고 해서 여기에다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