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사람을 속이는 허구에 기반한 종교나 그 종교단체를 대단히 부정적으로 보지만
종교도 인류의 문화의 일부로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 왔는데
긍정적인 역할이 전혀 없지는 않다.
내가 종교의 긍정적 역할로 꼽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저렴한 진통제 역할.
사실 인류가 그나마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된게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고
아직 보편적인 것도 아니다. 특권층이나 선진국 등 복받은 소수 를 제외한
인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중의 삶은 언제나 어렵고 괴롭고 아프고
신산(辛酸) 한 삶의 어려움을 견디며 인생의 고해(苦海)를 헤쳐나가야 한다.
그나마 선진국이라는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
이런 분들에게 과연 잔인하게 그 인생의 현실이 고통스럽 더라도
이성으로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며 그걸 생짜로 견디며 살아야 한다고
잔인한 말을 할 수 있을까? 현실은 고통스러워도 종교로 나중에 죽어서
편안한 천국간다고 믿으면 현실의 그 고통을 견디기가 더 낫지않을까?
종교가 그 병이나 원인을 치료해 줄수는 없고 심지어는 환자가 치료를 멀리해서
오히려 그 병을 더 깊게해도 그 종교라는 진통제를 끊게 하는 건 복잡한 일이다.
마르크스가 말한 대로 종교는 인민의 아편(진통제) 이지만
그 아편에 취해 하루하루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인민들에게 그 아편을 뺏을 수 있나?
그게 도덕적인지 또는 그대로 두는게 자비로운 건지 난 잘 모르겠다.
나 자신도 담배의 해를 너무나 잘 알면서도 젊을 때 배운 담배로
삶의 무료함이나 고단함을 달래고 시름을 잊었었고
나이가 들어서 그걸 끊는데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지금도 여전히 가끔 손이나 입이 무료할 때 담배 생각이 나는게 사실이고
그걸 끊었던게 잘한 것인지 끊을 그 때 처럼 그렇게 확신이 들지 않는다.
나는 술도 마시지 않아 매일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 수단이 좀 부족하다.
그래서 무신론자인 나는 그런 종교가 주는 그런 마약 뽕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허구의 종교 대신 종교의 그 아편이나
일시적 진통제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는 저렴한 진통제 서비스 같은 건 없을까?
나는 그거을 넷플릭스나 게임패스 등의 저렴한 구독제 서비스에서 그 가능성을 본다.
우리 서민들이 매일 TV 에서 지지고 복는 막장 일일 연속극을 보면서
그게 100% 허구에 불과하다는 걸 다 알면서도 일상의 재미을 찾듯이
100% 다 허구라는 걸 너무나 잘 알지만 한달에 1-2만원 내고
주말 등에 드라마 몰아보기 폭식이나 여러가지 다양한 허구의 드라마들에 빠져서
매일매일 잠시 삶의 시름을 잊게 해주는 넷플릭스 구독도 그런 역할을 한다.
요즘 재미들린 XBOX 게임패스도 또 다른 그런 저렴한 진통제 서비스이다.
매달 일정한 요금을 지불하고 넷플릭스 처럼 무제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서비스 이다.
이런 저렴한 구독제 서비스야 말로 앞으로 과거 허구에 기반한 종교가 하던
허구에 기반한 일시적 환각을 제공함으로써 민중들이 잠시 삶의 무게를 잊을 수 있게
저렴한 진통제 역할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