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의혹 대응 국면에서 석연치 않은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검찰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TV조선이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54) 씨의 가정부 인터뷰 등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고 있지만, 채 전 총장은 오히려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취하하는 등 진실 규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채 전 총장 측은 30일 TV조선이 유력 증거로 제시한 임 씨 가정부에게 준 연하장 필적에 대해 “사설 필적 감정만으로 동일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필적이 채 전 총장의 것이 아니라는 구체적인 근거는 1일까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사들 사이에서도 연하장 글씨가 채 전 총장의 필적과 동일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신속한 유전자 검사를 위해서는 채 전 총장이 임 씨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혼외아들 의혹 보도가 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채 전 총장이 임 씨의 주소지를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가 1일 임 씨가 현재 경기 외곽의 외삼촌 집에서 있다고 보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채 전 총장 측은 관련 형사 고발 사건이 진행돼 임 씨의 주소지가 파악되면 유전자 검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채 전 총장의 의지가 있었다면 임 씨의 소재지를 파악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채 전 총장의 개운치 않은 행동들이 이어지면서 그에게 우호적이었던 검찰 내부 분위기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사표 수리가 되자마자 정정보도 소송을 취하한 것은 충분히 의심을 살 수 있는 행동”이라며 “가족을 위해 그랬다는데 채 전 총장을 믿고 옹호했던 검사들은 뭐가 되나”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대검 참모들 사이에서도 “배신감을 느낀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