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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3-26 14:40
[한국사] 나. 여진·만주어의 금(金) - 안춘(桉春)과 애신(愛新) 外 (1)
 글쓴이 : 감방친구
조회 : 1,047  

금(金)과 예(濊), 진(辰)의 의미망(意味網) 검토



나. 여진·만주어의 금(金) - 안춘(桉春)과 애신(愛新) 外 (1)



1. 《금사(金史)》 기록 검토

원(元)의 재상 탈탈(脫脫, 토크토)이 1344년에 완성한 《금사(金史)》에는 여진어로 금(金, gold)을 뜻하는 말이 여럿 나타나 있다. 금사가 완성된 후에 추가된 〈금국어해(金國語解)〉는 “金曰「桉春」”이라 하여 ‘안춘(桉春)’으로 적고 있으나 금사 전체에서 보면 여진어로 금(金, gold)을 뜻하는 어떤 말이 각기 다른 한자로 음차(音借)된 것이 여럿 관찰된다. 그것들을 간추려서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海古(해고)

金史 本紀第一 世紀

金史 志第五 地理上·上京路

安出虎(안출호)

金史 本紀第一 世紀

按出虎(안출호)

金史 志第五 地理上·上京路

阿術滸(아술허)

金史 志第五 地理上·上京路

桉春(안춘)

金史 金國語解·物象


《금사(金史)》 본기 제1 세기(世紀)에 따르면 고려(高麗)에서 온 시조(始祖) 함보(函普)는 처음에 복건수(僕乾水, 복간수) 가의 완안부(完顏部)에 와서 살았는데 함보의 4대 손(孫)인 헌조(獻祖), 즉 완안수가(完顏綏可) 대에 복건수(僕乾水)에서 해고수(海古水) 가로 거주지를 옮겨갔다. 그런데 해당 기술내용을 보면 해고수(海古水)를 또한 안출호수(安出虎水)로 칭하여 적고 있다. 이에 따라서 해고수(海古水)가 곧 안출호수(安出虎水)로서, 海古와 安出虎가 동일한 어떤 말을 각기 다른 한자로 적은, 같은 말임을 알 수 있다.

 海古 = 安出虎

《금사(金史)》 지리지 상경로(上京路)의 기술을 보면, “상경로(上京路)는 곧 해고(海古)의 땅으로 금(金)의 옛땅(舊土)이다. 나랏말(國言)에 금(金)을 안출호(按出虎)라 하고 안출호수(按出虎水)가 이곳에서 발원하는 까닭에 금원(金源)이라 이름하였는데, 건국(建國)하며 명칭(號) 관련 모든 제반을 여기에서 취하였다.” 하였다. 이 기술을 근거하여 다음의 등식이 성립한다.

① 上京路 = 海古之地 = 金之舊土 = 金源
② 金 = 按出虎

금사 지리지의 이 기술에서 언급한 상경로는 상경로 전체가 아니라 금 회령부 지역을 가리킨다. 금사 지리지의 이 기술은 비록 안출호를 按出虎로 적고 있지만 금사 본기 제1 세기 헌조(獻祖) 편의 기술과 합치한다. 

《금사(金史)》 지리지 상경로(上京路) 회령현(會寧縣) 조(條)에서는 안출호(按出虎)와 같은 말로서 아술허(阿術滸)가 새롭게 등장한다. 회령현 지역의 산(山)과 강하(江河)를 언급하면서, “안출호하(按出虎河)가 있다. 또한 아술허(阿術滸)라고 적는다.” 하고 기술한 것이다.

《금사(金史)》의 금국어해(金國語解) 편(篇)에서는 “金曰「桉春」”이라 하여 ‘안춘(桉春)’으로 적고 있다. 그런데 안춘(桉春)은 금사의 다른 기술에 등장하는 海古(해고), 安出虎(안출호), 按出虎(안출호), 阿術滸(아술허)와 다른 소리값을 띠고 있다. 즉 海古(해고)의 ‘古’, 安出虎(안출호)와 按出虎(안출호)의 ‘虎’, 阿術滸(아술허)의 ‘滸’는 다른 뜻을 지닌 말로서 금(金, gold)을 뜻하는 海, 安出, 按出, 阿術의 뒤에 붙은 것임을 시사한다. 《금사(金史)》 지리지 상경로(上京路)의 기술에서 “안출호수(按出虎水)가 이곳에서 발원하는 까닭에 금원(金源)이라 이름하였다. ” 하였는데 이를 근거하면 본래 安出虎(안출호)의 뜻은 금(金, gold)이 아니라 금원(金源)으로 볼 수 있다.

安出

按出

阿術

桉春

·




2. 《삼조북맹회편(三朝北盟㑹編)》 기록 검토

《삼조북맹회편(三朝北盟㑹編)》은 남송(南宋)의 서몽신(徐夢辛, 徐夢莘)이 1194년에 완성한 편년체(編年體) 사서로서, 금(金) 건국 직후의 동북아 국제정세에 대한 현장 정보를 비교적 풍부하게 담고 있다. 이 사서의 권3에서, 여진족(女眞族)의 연원과 금(金) 건국의 전말을 기술하면서 “대대로 압록수(鴨綠水)의 발원처(源)가 되는 혼동강(混同江) 동쪽(東)의 장백산(長白山)에 살았다. 또(又) 이름하길(名) 아술화(阿術火)라고 하는데 그 하천(河)의 이름을 취한 것이다(取). 또(又) 아지천(阿芝川)이라고 하는데(曰) 래류하(來流河)이다.” 하였다. 이 기술은 앞에서 살펴본 《금사(金史)》 지리지 상경로(上京路)의 기술과 대체로 일치하는데 여기서 ‘아술화(阿術火)’가 언급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조북맹회편(三朝北盟㑹編)》 권3의 “또(又) 이름하길(名) 아술화(阿術火)라고 하는데 그 하천(河)의 이름을 취한 것이다”한 기술은 《금사(金史)》 지리지 상경로(上京路)의 “안출호수(按出虎水)가 이곳에서 발원하는 까닭에 금원(金源)이라 이름하였다.”한 기술과 일치하며, 또한 《금사(金史)》 지리지 상경로(上京路) 회령현(會寧縣) 조(條)에서 “안출호하(按出虎河)가 있다. 또한 아술허(阿術滸)라고 적는다.”한 기술과 부합한다. 

阿術火 = 阿術滸

다만  《삼조북맹회편(三朝北盟㑹編)》의 해당 기술에서는 ‘아술화(阿術火)’가 금(金), 또는 금원(金源)을 뜻한다 하는 내용은 없다.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지는 기술에서 금(金)을 뜻하는 여진어에 대한 기술이 나온다.

즉 국호(國號)를 대금(大金)으로 삼은 연유를 설명하면서 “국호(國號)는 대금(大金)이라 했는데 강 이름인 아록조(阿祿阻)를 국호(國號)로 삼은 것으로, 아록조(阿祿阻)는 여진어(女眞語)로 금(金)이다. 그 강에서 금(金)이 산출되는 까닭에 이름을 대금(大金)이라 한 것이다.”하고 기술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 그 앞에서 “또(又) 이름하길(名) 아술화(阿術火)라고 하는데 그 하천(河)의 이름을 취한 것이다.”하였으므로, 아술화(阿術火)가 곧 아록조(阿祿阻)이며 그 뜻이 금(金, gold)인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阿術(火) = 阿祿阻 = 金

아록조(阿祿阻)라는 표현은 《삼조북맹회편(三朝北盟㑹編)》에 처음이자 유일하게 나오는 것으로서, 이 아록조(阿祿阻)의 소리값은 지금 한자음으로 보더라도 海(해), 安出(안출), 按出(안출), 阿術(아술), 특히 이 가운데 安出(안출) 및 按出(안출)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3. 《문헌통고(文獻通考)》 기록 검토

《문헌통고(文獻通考)》는 남송(南宋) 말의 학자 마단림(馬端臨)이 1319년에 간행한 문물(文物) 사서이다. 이 책의 권346 거란(契丹) 하편(下篇)을 보면, “처음에(始時) 영강주(州)에 각역장(榷易場, 각장, 국제교역시장)이 있었는데 여진(女貞)은 금주(金珠), 밀랍(蜜蠟)을 내다팔았다. 각장을 관리하는 영강주 사람이 (여진족에게는) 물건값을 낮게 쳐서주고 멱살을 잡고 욕설하며 ‘여진놈은 때려야 한다’하였는데 이 때에 이르러 성 안의 주민을 모조리 죽여서 원한을 풀고 요(遼)의 갑옷(甲) 3천 벌을 획득하여 장백산(長白山)의 아술화(阿術火)로 퇴각하였다.”한 기술이 있어서 아술화(阿術火)가 거명(擧名)되어 있다. 

1344년에 완성된 《금사(金史)》가 아술허(阿術滸)라고 적은 반면, 1319년에 간행된 《문헌통고(文獻通考)》는 1194년에 완성된 《삼조북맹회편(三朝北盟㑹編)》과 마찬가지로 아술화(阿術火)로 적고 있음이 확인된다.

또한 한편으로, 《문헌통고(文獻通考)》의 이 ‘장백산의 아술화(長白山之阿術火)’라고 한 기술은  ‘아술허(阿術滸)’를 장백산과 함께 회령현(會寧縣) 지역의 자연물(自然物)로 적은 《금사(金史)》 지리지 상경로(上京路) 회령현(會寧縣) 조(條)의 기록, ‘아술화(阿術火)’를 장백산과 동일지역으로 설명한 《삼조북맹회편(三朝北盟㑹編)》의 기록과 교차가 되어 이들이 모두 동일한 강, 동일한 지역을 가리키는 말임이 거듭 확인된다.

《문헌통고(文獻通考)》의 해당 기록은 남송(南宋)의 섭융례(葉隆禮)가 13세기 말에 편찬한 것으로 고려되는 《거란국지(契丹國志)》의 권10 천조황제(天祚皇帝) 상편(上篇)에도 대체로 동일하게 기술돼 있으며, 역시 ‘阿術火(아술화)’가 동일하게 적혀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거란국지(契丹國志)》의 해당 기록을  별도로 검토하지 않겠다.



※ 이번 '여진·만주어의 금(金) - 안춘(桉春)과 애신(愛新) 外' 연구는 분량이 많아서 총 3회로 나누어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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