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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26 07:02
[한국사] 친일파 이용구의 뒤늦은 회환과 참회
 글쓴이 : 히스토리2
조회 : 967  

이용구의 ‘정합방론(政合邦論)’
 



이용구에게 영향을 준 다루이 도키치의 《대동합방론》.


이용구가 모델로 삼은 것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이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은 오스트리아 황제가 헝가리 국왕을 겸하되, 헝가리는 자체의 정부와 의회를 갖고, 오스트리아와 헝가리가 공동으로 대외(對外)정책을 결정하고 있었다.

한국의 정치체제를 일본과 통합시켜서 일본 천황을 한일 양국의 원수(元首)로 하되, 한국에는 ‘황제’에서 호칭이 격하된 왕과 정부를 두자는 것이 이용구의 당초 구상이었다.
  
 이용구는 1909년 11월 26일 대한협회 총무 윤효정과 만나 “30% 정도의 국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를 7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황제를 왕으로 격하시켜 일본에 의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구는 자신의 주장을 ‘정치체제의 통합’이라는 의미에서 ‘정합방론(政合邦論)’이라고 불렀다.
  
  이런 생각은 이용구의 독창적인 생각은 아니었다. 일본인 다루이 도키치(樽井藤吉)가 1880년대부터 주장했던 ‘대동합방론(大東合邦論)’이 원조다. ‘대동합방론’은 “백인종의 침략에 대항하여 황인종이 단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대등한 형태로 합방하여 ‘대동국’이라는 연합국을 세우고, 청나라와는 긴밀하게 제휴(합종・合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구 스스로도 자신의 생각이 다루이에게서 온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다루이의 주장을 한 꺼풀 벗기고 보면, 일본 도쿄의 중앙정부가 한국의 외교・군사・입법권을 주관하고 한국은 그에 종속된 지방정부가 되어 완전한 지방자치를 실시케 하자는 것으로 대등한 주권행사가 아니다
  
 송병준은 이용구와는 달리 ‘일본으로의 완전한 병합’을 추구했고, 그런 방향으로 이용구를 설득했다. 일진회 간부총회가 결의한 합방안이 ‘한국 정부의 폐지’ 등을 담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용구의 주장은 대한제국의 대내외 정책의 실패를 비난하면서, 한국민이 보호국 체제 

아래서 일본제국의 지배를 받는 열등한 국민으로 남아 있느니, 

차라리 대등한 자격으로 일본제국의 정치체제 아래 편입되어 들어가 문명개화의 길로 나가고 국민들로 하여금 ‘세계 1등국민’인 일본제국 국민의 지위를 누리게 하자는 것이었다.


 -> 쉽게 말해서 오스트리아-헝가리 2중 제국같은, 한-일 이중제국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순종에게 올린 상소문에서 이용구는 “우리나라는 일본과 본래 같은 종족에서 나와서 아직까지 탱자와 귤만큼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 아니고(동조동근론의 함정은....) 

지금 서로 다투는 것도 심하지 않은 만큼 그 국경을 없애고 두 이웃 사이의 울타리를 아주 없애버려서 두 나라 백성들로 하여금 한 정치와 교화 밑에서 자유로이 노닐면서 다 같이 함께 살고 함께 다스려지는 복리를 누리게 한다면 누가 형이고 아우고를 가릴 것이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에게 올린 상소문에서는 “우리 대한국의 전도에 절실하고 우리나라 사직과 백성을 영원히 보전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실로 일본과 한국이 합방하는 데 달려 있을 뿐”이라고 강변했다.
  
어쩌면 이용구는 조국의 자주독립보다는 민족의 문명개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이는 폴란드・인도・베트남처럼 열강의 지배 아래 있던 주변부 국가 지식인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었다.
  

이상의 문건들에서 이용구는 ‘병합(倂合)’이 아니라 ‘합방(合邦)’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약소국인 대한제국이 강대국인 일본에 흡수 통합되는 ‘병합’이 아니라, 대등한 관계에서 통합되는 ‘합방’이라는 주장이었다. 


물론 그것은 궤변이었다. 국호가 ‘대한국’에서 ‘한국’으로 바뀌고, ‘황제’가 ‘왕’으로 격하되는 데서부터 ‘대등’한 통합일 수가 없다.
  
당연히 여론은 분노했다. 일제가 편찬한 〈순종실록〉조차 “중외(中外)의 인심이 격분하여 술렁댔다”고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제국은 이용구가 요구한 대등한 통합을 받아줄 생각은 없었다. 

1910년 8월 22일 이완용과 데라우치 통감 사이에 체결된 ‘합병(合倂)조약’은 이용구의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일제는 ‘병합’이라는 말을 ‘합병’이라는 새로 만든 말로 포장했지만 본질은 한국의 식민지화였다.
  
이용구와 일진회는 ‘합병’ 직후인 1910년 9월 12일 해산됐다. 일제는 ‘해산비’ 명목으로 15만원을 주었다. 1907년부터 이용구는 흑룡회 관계자들과 함께 한일합방 후에는 100만명의 일진회원을 만주로 이주시킨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 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었다.
  

이용구는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1910년 ‘합병’ 직후 이용구는 데라우치 총독에게 “한국인들에게도 참정권을 달라”고 호소했다. 물론 이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는 바보였나 봅니다”
 



이용구와 조선낭인 다케다 한시, 우치다 료헤이(오른쪽부터).



일진회가 해산된 직후 이용구는 피를 쏟고 쓰러졌다. 폐병이었다. 그는 일본 효고현의 해안에서 요양을 하며 말년을 보냈다. 그는 죽기 석 달 전 흑룡회의 대륙낭인(大陸浪人) 다케다 한시(武田範之)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평생 제가 추구한 것은 일신상의 사리(私利)가 아니라 국가의 대리(大利)와 인민구제의 소망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잘도 속임을 당하고 잘도 농락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2000만 인민을 일본의 최하등민(最下等民)으로 빠뜨린 죄도 소생에게 있습니다. 문을 나서면 이웃 사람들로부터 조롱받고, 욕 먹고, … 당국의 조치를 보면 우리를 대하는 것이 원수 대하듯, 거지 대하듯, 사냥 뒤의 개 대하듯 합니다.

소생을 보고 매국노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어도, 어찌 입이 있어 변명을 하겠습니까? 지하에 선인(先人)의 영혼이 있다면 거기에 간들 무슨 낯으로 그들을 대하겠습니까? 스기야마, 우치다, 다케다(흑룡회의 대륙낭인들)가 속임을 당했는지, 송병준과 이용구가 사기를 당했는지, 태어날 때부터 바보인 소생은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1910년 4월 2일 대륙낭인 우치다 료헤이가 문병을 왔다. 우치다의 손을 잡고 이용구는 탄식했다.  
  

   “나는 바보였나 봅니다. 혹시 속은 걸까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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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isent 18-04-26 09:19
   
한마디로 ㅅㅂㅅ 짓하고 죽었네요.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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