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에 역사카페에서 봤던 분인데
이 게시판에도 흔적이 남아있었네요.
진왕제라든가, 그 주장들 하나하나의 타당성을 따지기 이전에
사료를 읽는 방법론 자체가 제겐 그야말로 신세계를 열어주셨던 분입니다.
글자 그대로 읽어서 이해되지 않으면 '믿을 수 없다'해버리고 마는
강단 주류의 편의주의와 너무나 비교되는 '유사역사학자'의 진지함.
천재성이나 내공 이전에 태도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삼국지 동이전과 삼국사기, 일본서기는
그에 의하면 모두 같은 역사상을 말하고 있습니다.
단지 글자 그대로만 읽으려 드는 현대인이 사료를 읽을 줄 모르기 때문에
기록을 이해하지 못한 채 '믿을 수 없다'고 함부로 말하며
'삼국지 동이전이 맞고 삼국사기는 틀리며 일본서기는 소설이다'따위의 초딩 잠꼬대를 하는 것이죠.
기록을 글자 그대로 읽지 않고, 그 기록이 남게 된 구조를 추적하는
일도안사의 사료 읽기 방법론은,
어찌보면 '관심법'일 수도 있습니다.
19세기식 랑케주의에 경도된 한국 강단사학에선 용납될 수 없는 '유사역사학'이 맞습니다.
서양의 20세기 역사학에서 말하는 '두껍게 읽기'와 통하는 방법론이죠.
삼국사기나 일본서기의 기록이 애초에 뒤틀리고 왜곡된 기록일진대
그것을 글자 그대로만 읽고, 이해되지 않으므로 믿을 수 없다고 치우는 강단 주류의 태도로는
100년 1000년이 지나도 한 발짝도 못 나갈 것임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입니다.
동이전이 맞다! 아니다 삼국사기가 맞다! 아니다 일본서기가 맞다! 아니다 다 뻥이다! 따위의
초딩 수준 우격다짐만 무한반복될 뿐이겠죠.
'유사역사학'따위의,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 천박한 말을 내뱉는 자들에게
초딩 수준을 넘어서는 진지함을 기대하긴 어렵겠고요.
이 게시판 덕분에, 정확히는 감방친구님의 언급 덕분에
그 잊혀졌던 이름을 다시 접하게 되었네요.
어릴땐 돈 없어서 못 샀던 그분 저서 '삼한사의 재조명'도 구입해서 차근차근 읽어 볼 요량입니다.
일도안사의 연구 방법론에 대한 여러분의 고견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여전히 고대사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무지한 둔재가
한밤에 들렀다 끄적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