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손수조·김상민(왼쪽부터) |
ㆍ이준석 “지도자 모욕하면 바로 대응, 북한만의 얘기인지” 에둘러 비판
‘박근혜 키즈’로 불리던 새누리당 내 2030세대 정치인들이 내부를 향해 비판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비판은 은근히 박근혜 대통령으로까지 향한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한나라당에서 당명을 바꾸고, 젊은 이미지를 표방해 ‘2030 표심’을 끌어당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공신들이다. 이 때문에 대선 1주년을 앞두고 쏟아진 젊은 세대의 쓴소리는 여당이 지난 총선·대선에서 표방한 중도개혁 가치에서 멀어지고 ‘도로 한나라당’이 됐다는 징표로 받아들여진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28)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이 웃긴 이유는…자신들의 지도자를 모욕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자들이 민주주의 요식행위를 위해 최고인민회의에서 당원증 들고 물개박수 치는 화면을 보면 웃기다”고 적었다. 이어 “이것은 북한 이야기. 진짜진짜 북한 이야기”라며 “하지만 북한만의 이야기인지는 미지수”라고 글을 맺었다. 북한 체제에 빗대 현재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만 바라보는 ‘종박(從朴)’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우회적 비판인 셈이다.
논란이 일자 이 전 위원은 11일 재차 글을 올려 “특별한 의미를 찾을 이유가 뭐가 있나. 비대위 때도 내부 비판밖에 더 했나”라고 여권 비판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손수조 전 미래세대위원장(28)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총선에) 청년이면서 새누리당으로 출마할 때 굉장한 비난을 받았다. 아직 그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당의 많은 분들은 그걸 잊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께서 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면서 했던 개혁을 끝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청년에 대한) 토사구팽이라고까지 쓰고 싶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도 “새누리당은 청년의 열정을 결국은 허망함으로 돌려주고 말았다”며 후임 미래세대위원장 선임 과정을 ‘낙하산’으로 비판했다.
청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해 당과 청년세대 간 가교 역할을 주도한 김상민 의원(40)도 대선 이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에서 밀려난 상황이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캠프에서 청년본부장,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청년특별위원장으로 활약해 청년위 초대 위원장으로 물망에 오른 바 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