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정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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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상준 기자) “이정희 대표가 후보를 사퇴하면 그쪽(경기동부연합) 계파가 모두 죽어버린다.”

이 발언은 모 언론이 민주당 관계자의 말로 이(경기동부연합) 계파가 세력 약화나 분열을 우려해 이정희 대표의 사퇴를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는 좌초될 위기에 처했고 관악을 경선 여론조사 ‘연령 조작’ 의혹을 받으며 사퇴거부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뒤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조직 ‘경기동부연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민노당을 주축으로 진보신당 탈당파(심상정·노회찬)와 국민참여당(유시민)이 합해 만든 정당이다. 세 파벌을 대표하는 공동대표와 공동대변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정희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당권을 다른 파벌에 넘겨줘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경기동부연합’이 이정희 대표의 사퇴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당내에 많다고 알려지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2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보좌관이 여론조사 경선 조작을 지시한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가 속한 계파(系派)의 조직문화”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제가 그 당에 있어 봤다. 민주노동당 시절에도 위장전입 등 여러 편법이 많았다”라며 “당시에는 소수 정당의 내부 다툼이어서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민주당이다 보니 널리 알려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속한 계파’란 통합진보당의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경기동부연합’을 의미한다고, 복수의 야권 관계자들이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이날 인터넷 언론에 나와 “조직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한, 통합진보당 내에서도 함부로 입에 담지 않는 ‘금기어’였다는 경기동부연합.

경기동부연합은 구 민주노동당 최대 파벌로 당권파인 NL(민족자주파)계열이다.

경기동부의 뿌리는 1991년 결성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에 두고 있다. 당시 전국연합의 하부 조직 중 하나가 경기동부였는데, 경기도 성남이 근거지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출신 학교로는 한국외국어대 출신이 많다. 비례대표 2·3번을 받은 이석기·김재연 후보와 윤원석 전 후보 등이 같은 학교 동문이다. 통합진보당 내에서는 ‘경기동부’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수천명이라고 한다. 이들은 1990년대에 성남·용인 지역을 중심으로 노동운동 등을 하다 2001년 9월 민노당 입당을 결정하면서 당내 기존 좌파 그룹을 밀어내고 민노당을 장악한다. 통합진보당과 민주노총, 각급 노조, 전농 등을 장악해 각 단체 사무처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8년 총선 때 이정희 대표를 영입해 자신들의 대표선수로 키웠다. 이들은 여론조사회사도 경영하고 있으며, 인터넷 매체 ‘민중의 소리’도 이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동부는 통합진보당에서도 최대 계파를 차지하고 있고, 이정희·유시민·심상정 대표가 주재하는 공동대표단회의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는 게 진보정당 주변의 정설이다. 이용대 전 민노당 정책위의장 등이 그룹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과거 NL(민족해방)로 불리다 지금은 당권파·자주파 등으로 통칭되기도 한다.

민노당에서 경기동부연합을 중심으로 한 자주파와 비주류였던 평등파(PD)의 갈등은 뿌리가 깊다. 2008년엔 결국 분당 사태로 이어졌다. 통합진보당의 심상정 공동대표와 노회찬 대변인은 당시 민노당을 탈당해 진보신당을 만들었다. 자주파가 북한 공작원과 접촉해 당내 주요 인사들의 정보를 넘긴 ‘일심회’ 사건 관련자의 제명안을 거부한 게 발단이었다. 당시 평등파들은 민노당의 종북주의 청산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랬던 민노당과 진보신당 탈당파, 유시민 대표의 국민참여당이 합쳐 만든 당이 통합진보당이다.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지도부의 힘을 무력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은 민주당에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경기동부로 불리는 이들이 바로 통합진보당의 그들”이라고 했다.

이들은 다른 계파에 비해 유독 조직을 강조한다는 게 당 내외의 분석이다.

내부 결속을 위해 이견을 허용치 않으며, 한번 목표가 정해지면 ‘전투 치르듯’ 돌파하는 게 특성이라 한다. 운동권이 많아 비밀주의, 조직주의가 몸에 뱄다고도 한다. 개인의 거취 역시 조직의 결정에 따르는 게 원칙이다. 이정희 대표의 ‘버티기’ 역시 그런 차원에서 보는 사람이 많다.

◆민족해방(NL)·민중민주(PD)

진보정당의 뿌리가 된 운동권의 양대 축이다. NL은 한국의 모순이 민족 분단에서 비롯됐고 한국을 여전히 미 제국주의 식민지로 규정한다.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한다. PD는 모순의 원인을 독점자본주의로 보고 노동계급을 변혁의 중심세력으로 내세운다. 종북(從北) 문제를 두고 특히 갈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