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독재자 이승만에 이어 친일파 백선엽 장군 미화 다큐까지 추진하고 나서자 항일 독립운동 단체, 4.19 혁명 단체, 6.25 민간인 희생자 유족 단체들이 '단단히' 뿔났다.
이들은 언론단체들과 함께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긴급 구성한 뒤 서울 여의도 kbs를 항의방문하는 등 "모든 힘을 동원하여 kbs의 이승만, 백선엽 미화 방송을 저지하겠다"고 천명하고 나섰다. 이들은 오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04호실에서 학계, 언론단체와 함께 '이승만, 백선엽 바로알기'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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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혁명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총 33개의 항일독립운동단체, 4.19혁명 단체, 6.25 민간인 희생자 유족단체, 언론단체는 9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일.독재 찬양 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알렸다.ⓒ곽상아 |
4월혁명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총 33개의 항일독립운동단체, 4.19혁명 단체, 6.25 민간인 희생자 유족단체, 언론단체는 9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일·독재 찬양 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알렸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kbs 김인규 사장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우리 근현대사를 송두리째 왜곡하고 분탕질을 쳐서라도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친일, 독재, 수구세력의 준동에 더 이상 동조하지 말라"며 "당장 친일파 백선엽과 독재자 이승만에 대한 찬양 방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국민들에게 항일 독립운동의 정신과 민주주의를 고취시켜 나가야 할 kbs가 어떻게 거꾸로 친일파를 미화하고 독재를 찬양하는 방송을 한단 말인가?"라며 "이러고도 국민들에게 어떻게 수신료를 올려달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질문했다.
"독일의 어느 방송사가 독재자 히틀러를 미화하던가?"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석희 한국전쟁유족회 총괄사업단장은 kbs 사측이 이승만 미화 다큐에 대해 '공과를 균형감 있게 다루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독일의 아우토반, 폭스바겐은 독재자 히틀러가 만든 역작이지만, 독일의 어느 방송사도 이러한 히틀러의 공과를 다룬다며 실질적으로 미화하는 방송을 하지는 않는다"며 "이게 바로 역사 왜곡이자 정의롭지 못한 정치권력의 만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흔히 누군가를 살해할 때 '골로 보낸다'라고 하는데, 이는 한국전쟁 당시 100만 명 넘는 양민들이 살해당해 전국 방방곡곡의 골짜기가 피로 넘쳐난 데서 유래된 말"이라며 "이승만은 아무런 법적절차도 거치지 않고 양민들을 살해한 대량 학살의 주범"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희 백선엽동상건립반대 파주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중앙일보가 백선엽 장군 기획기사를 오랫동안 해온 것을 보고 kbs가 (다큐제작을) 추진하게 됐다고 하던데 이인재 파주시장 역시 같은 논리로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역사 재해석의 권리는 현 정권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다. 이미 국민들은 87년 헌법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정신을 규정했으며, 이는 결코 훼손당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집행위원장은 "오는 6월 25일 파주시의 백선엽 장군 기념물이 결국 공개될 텐데, 우리는 '역사 왜곡' 기념 조형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민성진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장은 "만주국 장교로 활동하며 독립군을 말살했던 백선엽 장군에 대해 일본 nhk도 아닌 kbs가 미화 다큐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백선엽 장군에 의해 살해당했던 이들은 우리들의 선조이자 애국지사"라며 "아직까지도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 제작 비용으로 숨은 독립운동가들을 찾아내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수신료 납부 거부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
강성남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나는 역사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는 50대다. 나는 5.16 즈음에 태어나 고등학교 때까지 이승만을 '임시정부의 갈등을 봉합한 인물', 박정희를 '이 나라 군대의 기수'라고 배웠다"며 "그 배움의 후유증을 살면서 두고두고 느끼고 있다. 언론노조가 책임을 지고 독재자, 친일파 미화 방송을 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kbs를 향해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kbs 수신료 인상을 획책하고 있는데, 수신료 인상은커녕 수신료 납부 거부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으면 어처구니없는 역사 왜곡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kbs, 항의서한 전달도 가로막아…"아버지가 살해당하는 것 본 적 있나?"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을 끝낸 직후 김인규 사장을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청경들이 이를 가로 막아 30여분 동안 kbs 본관 앞에서 연좌 농성을 진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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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 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대위'는 기자회견을 끝낸 직후 김인규 사장을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청경들이 이를 가로 막았다. ⓒ곽상아 |
이들은 "시민들이 kbs사장을 만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당신들은 눈 앞에서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것을 지켜본 적이 있는가?" "최소한 비서실장이라도 나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요구했으나 kbs 측은 이들의 kbs 본관 출입을 한사코 가로막았다.
본관 계단 앞 땅바닥에 앉은 이들은 12시 20분경 김용주 kbs 총무부장이 이들의 항의서한을 받기 위해 본관 앞으로 나올 때까지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피학살자 전국 유족회의 한 회원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 시기에 다시 역사를 60년대로 돌리려고 하는 현실이 기가 막히다"며 "6.25 때 수많은 양민들을 학살하고, 4.19때는 수많은 학생들을 학살한 이승만을 미화하는 꼴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산 윤윤기 선생 기념사업회'의 한 관계자는 "이승만은 이미 민중에 의해 끌어내려진 사람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양심있는 사람들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에 대해 분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승만, 백선엽에 대한 미화 방송이 나갈 경우 제2의 이승만, 제2의 백선엽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소희 민주노동당 파주시의원은 "백선엽 다큐는 38만 파주시민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다. 명예훼손 등 김인규 사장과의 법적 투쟁을 고려하고 있다"며 "한줌도 안 되는 기득권 세력들을 위해 kbs가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끈질기게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삼 '효창원을 사랑하는 사람들' 회장은 "이승만, 백선엽 미화 다큐 저지를 위해 인터넷에서 서명을 받아 kbs에 전달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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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시 20분경, 김용주 kbs 총무부장(왼쪽)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는 정동익 4월혁명회 상임의장(오른쪽)의 모습. ⓒ곽상아 |
다음은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 이름.
사월혁명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효창원을사랑하는사람들,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단재김달호선생추모사업회, 우당최근우선생추모회, 박용만선생기념사업회, 윤봉길(월진회)의사기념사업회,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학산윤윤기선생기념사업회, 범재김규흥선생기념사업회, 유정조동호선생기념사업회, 보재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 김산기념사업회준비위원회, 차리석선생기념사업회, 독립유공자유족회, 안중근평화연구원,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 한국전쟁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연합회, 4.9통일평화재단,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친일인사백선엽동상건립반대파주시민대책위원회, 새날희망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미디어행동,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지키기천주교모임, 전국역사교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