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국가 독일과 일본은 패전이후 새로 열린 시대에 국가생존을 위해 환경에 적응해야만 했지요.
그러나 전후 두 국가는 과거사 반성에 있어 상반된 노선을 걸어왔습니다.
독일과 일본의 전후 과거사인식 및 사죄방식에 있어서 무엇이 두 국가의 상반된 태도에
차이를 가져왔을까요.
두 국가를 둘러싼 각각의 외부 세계가 얼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느냐
바로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가공할 힘의 차이. 이것은 악을 선으로 <변모>시키는 강제력이 되기도 합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어린아이들의 코묻은 돈이나 빼았던 동네 불량배들도
무서운 조직 형님 앞에선 아주 고분고분 착한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독일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독일의 과거사 반성태도에서
도덕적인 면을 부각시켜 일본과는 차원이 다르다라고 내세우는 의견을 종종 보았는데요.
독일의 태도는 바람직하지만 그 태도를 이끌어낸 원인이 무엇인지 먼저 이해가 필요합니다.
순전히 독일 국민들의 도덕성이 높아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말이죠.
먼저 슈타우펜베르크를 위시한 반히틀러세력들을 박애주의자, 평화주의자들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것입니다.
히틀러 암살 시도의 실제 목적은 전쟁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부터
나치의 전쟁이 승산없는 전쟁으로 바뀌어감에 따라
미영 연합국들의 정치가들을 휴전협상테이블로 끌어들여
독일의 멸망을 막고자 하였던 것이죠. 결코 피해국가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히틀러 암살은 가망없는 전쟁을 독일 스스로 종식시키고
연합국들로부터 유리한 휴전협상결과를 얻어내기위한 최선의 이기적인 수단이었던것입니다.
( * 독일은 미국의 무제한급 물량전 수행능력을 매우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장기전으로 확대될 경우 전쟁물자를 무한대에 가깝게 생산해 낼수 있으며
이를 유럽으로 투입시켜줄 초거대 군수공장으로서의 미국 참전은
히틀러뿐만 아니라 반히틀러세력들에게도 노이로제에 가까울 만큼 엄청난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실제로 미국이 참전함으로써 전쟁의 양상이 연합군쪽으로 급속히 기울기 시작하죠.)
독일이 현명한것은 - 굳이 현명할것도없겠군요 단지 상황파악을 제대로 한것뿐이니까-
독일국민의 생사권을 쥐고 있던 거대한 연합국들 앞에서
당장의 생존을 위해 또 미래안전의 확보를 위해서
적극적인 반성태도를 지속적으로 성실히 보여주었다는것인데.
또 그래야만 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거대한 힘을 가진 외부세계로부터
재기할 수 없을 만큼 유무형의 폭력을 당할 수 있었고
따라서 독일의 생존본능은 외부세계와 보다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작동된것으로 보입니다.
나치전쟁에 대한 역사서술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지요.
아시아와 달리 유럽이 역사교육을 공통교과서로 가르칠 수 있게 된 배경에도 역시
독일을 자신들의 요구에 적응시킨 미영세력의 힘이 자리잡고 있는것입니다.
그런식으로 독일은 비교적 순탄한 모습으로 재기에 성공하게 됩니다. 환경에 잘 순응한것이죠.
유럽의 경우 독일이 도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을만큼 승전국들의 파워가 압도적이었던 것입니다.
( * 독일의 재기가 순탄했던 또 다른 배경중 하나는 소련이라는 공산진영 강대국의 등장입니다.
이것은 일본에도 적용되는 얘기인데 소련이란 나라는 일본과 관련지었을때
우리 입장에선 불운을 가져다주는 존재로서
소련으로 인해 김일성이 무기를 가질 수 있었으며
그것이 한국전쟁 특수로 이어져 일본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공산주의의 확산을 저지하고자 마셜플랜이란 이름으로 유럽경제재건을 위한 원조를 하였으며
미국의 대일정책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반공첨병에 대한 지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독과 일본은 전후 생성된 냉전시대로 인한 즉 반공산진영의 첨병기지화가 됨으로써
경제환경의 최대 수혜자가 됩니다.
소련은 결국 서독과 일본의 경제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준 근본 원인이 되는것입니다.
한국전쟁과 일본경제성장의 배경에는 소련이 있죠.
소련은 해방이후 우리에게 거대한 역사적불행의 원인을 제공한 국가중 하나입니다. )
독일통일 후 네오나치가 왜 슬그머니 등장했을까요. 근본적으로 국제환경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살의를 품은채 독일을 어떻게 요리할까 궁리하던 미영소 거대 연합라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며.
외부세계와의 파워비교에서 독일의 힘과 위상이 1차대전 이전 상황의 위치로 회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조직형님이 자리를 비우면 동네불량배들은 다시 원래의 본성을 드러내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그럼 일본은 어떠했을까요.
일본은 굳이 반성을 하지 않아도 아시아로부터 파멸당할 가능성이 희박했으므로
전후 태도에 대해서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사실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입장에서 좀 염려해주는 멘트를 하자면
일본이 어리석은 것은 오로지 미국의 명령과 권위에만 복종한채
정작 전쟁 피해국들인 아시아국가들로부터는 미래안전을 확보 하지 못한점이죠.
미국의 비호아래에서 미래에도 자신이 아시아에서 물리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거라는
일본의 자신감은 명백한 실수임이 드러나게 될것입니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성심성의껏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일본은 미래안보에 있어서 효과적인 안보보험을 얻게 되었을것이며
유사시 자국을 방위하는데 있어서도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할 수 있는 도의적 명분과
알리바이를 축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껍데기만 남아있긴 해도 무사도 정서의 일본 입장에서 사과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행위이고
녀석들은 본질적으로 힘의 논리만 따를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아시아가 일본보다 강해지지 않는한 녀석들은 절대 무릎꿇고 사죄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도덕적 입장에 서서 일본으로부터 과거사 반성을 요구하는 행위 자체는
방향설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며 일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시간낭비가 되는거죠.
힘의 논리 입장에 서서 일본을 바라봐야 합니다.
일본이라는 질환은 물리적 충격이라는 메스를 들어야만 고칠 수 있습니다.
유럽을 보세요. 독일이 왜 저렇게 지금까지도 전범국가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요.
미영세력을 위시한 주변국들의 힘이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플루토늄으로부터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이유역시
도덕이 아닌 힘의 논리로서 자신이 처한 과거사관련 지역안보의 위태로움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자기보호 즉 보복으로부터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방패를 혈안이 되어 찾고 있는것이죠.
그렇다면 일본의 과거사 인식 및 불성실한 반성태도는 아시아피해국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되는걸까요.
하늘이 내려준 보복명분이 되지요.
조건만 갖추어지면 언제든지 일본을 보복침략할 수 있는 자격이 우리 아시아 피해국들에게 주어진 것인데
누가 됬든 간에 아시아국가들은 이 명분을 시의적절하게 이용할 줄 알아야합니다.
유럽버전의 반일본 아시아벨트가 형성된다면
일본의 과거사태도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은 물리적 충격을 가하는 것인데
현재로선 대일보복 군사력에 있어서 중국이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
한편으로 중국을 겨냥한 반중 아시아벨트가 먼저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결국엔 반중 라인의 핵심인 미국이 대일보복의 최종 변수가 됩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만약에 미일관계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틀어질 경우 그 시기가 가장 적절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나중에라도 일본이 진심이든 아니든 과거사 반성을 겉으로라도 진지하게 한다면.
우리로서는 일본을 칠 좋은 명분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 좋은 순항 미사일 한번도 못 쏴버린채 말이죠.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독일과 일본은 결국 자신들이 처했던 환경에 적응하였을 뿐이고.
그 환경의 차이가 양국의 과거사 반성태도에 있어서도 그대로 다르게 나타나게 된것입니다.
서양은 강했고 동양은 약했습니다.
패전후 독일과 일본은 그런 지역환경에 알맞게 적응한 것 뿐입니다.
일본을 비난할 시간에 아시아의 힘을 키워서 일본에 보복할 생각을 하는것이
진정으로 역사를 바로세우는 현명한 행위입니다.
임란후 보복한번 못한채 찾아온 불행한 식민지배 역사.
우리는 이제 한일간의 불균형한 역사관계에서 언젠가는
역사 전복권(historical turn over rights)을 행사해야만 합니다.
對日 보복전쟁을 준비해야만 하는 이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