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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4-17 19:19
[기타] 역사란...사관이란...
 글쓴이 : 윈도우폰
조회 : 413  

내가 배웠던 역사학자라면 한국사의 이기백, 서양사의 차하순... 이기백 교수의 '한국사신론'을 통해 왕조가 아닌 지배계층의 변화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바라보았고...그러면서 결국 민중이 지배층으로 올라가야 하는게 우리 역사 흐름의 순리로 보기도 했었던 같음.

그리고 차하순 교수의 저서(편저)인 '사관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역사인식이나 역사철학, 역사해석 등 역사를 보는 눈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쬐끔 이해했다고나 할까? 여러 사관 중 소위 기독교 사관은 정말 내 마음에는 안 들었지만...고 함석헌 옹의 강연을 듣고 '뜻으로 본 한국역사'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도 했고...그리고 근대사로 '해방전후사의 인식'도 역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갖을 수 있었던 것 같음.

하지만 가장 영향을 받은 책이라면 바로 E.H.카(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 ... 원서로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를 정도 여러 번 읽었고 ... 그러면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History is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라는 것의 의미에서 역사는 과거만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보다 건전하고 균형잡힌 전망이 왜 필요한가를 이해하기도 했던...

이러한 역사 공부의 기반 속에서 나의 역사에 대한 관점에 있어 소위 식민사관의 이론적 틀이 되었던 랑케식 또는 메이지(명치)나 다이쇼(대정) 시대 일본의 실증주의 사관의 문제점을 보기도 했는데...요즘 가생이에 올라오는 글 들을 보면 유사사학까지는 아니더라도 바람직하지 못한 사관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듯한... 그 결과 사관(historical perspective)같은 것은 안 보이고 오로지 사료 타령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눈에 많이 거슬림...

이 들 주장이 틀린 얘기는 아니겠지만 이런 미시적인 것으로 거시적인 역사적 관점을 대체하여 역사를 규정하려는 것을 보면서...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역사를 보고자 하는지...출처 찾기에 재미들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잘 모르는 사서에 접근할 수 있는 자신에 대한 무한한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서 그러는 것인지...솔직히 나같은 성정에서는 이해가 잘 안가기도...

어쨌든...비록 우리의 상고사 내지 고대사에 한정되기는 하지만...사료나 출처대는 것을 너무들 좋아해서...아마추어 들의 토론장에서까지 당연한 듯 출처난 근거를 요구하는 이들이 보는 역사는 도대체 무엇인지? 정말 위치를 추정(말이 좋아 비정이지 어설픈 추정에 지나지 않는...) 따위나 관련 문헌의 출처를 대는 것이 역사로 보는건가? 솔직히 그렇게 역사를 보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음. 마치 가생이가 무슨 논문 발표장 같이 몰아가는 것을 보면서 어이가 없다고나 할까? 하기야 여기 말고 다른 역사 사이트도 비슷...어쩌면 여기 가생이보다 더 심하기도 한 것 같지만...

역사는 기술적 방법론의 적합성 보다는 역사를 보는 시각이 우선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음.  구체적으로 일제시대의 식민사관 내지 실증주의 사관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그들이 짜놓은 프레임 속에서 갑론을박 하려는 것이나 춘추필법의 중국사서의 문제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이는 마치 '코끼리 생각하지마'하더라도 코끼리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경우...사료에 대한 비판적 시각 같은 얘기도 하지만...글쎄? 아무리 비판해도 그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사료나 출처를 댈 수 있는 것만이 학술적이고 객관적 접근법이라고 인식하는 몽매함은 또 무엇인지...

이런 사람 들에게는 역사를 공부하기 전에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것이 먼저일 듯 ... 특히 철학적 인식론이나 존재론같은...그런 다음 역사적 사료를 해석해야 맹목적인 사료 해석이나 글자나 문장을 통한 의미없는 추정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출처 좋아하는 사람 들은 아마도 동의하지 않을지도^^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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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 24-04-17 19:28
   
이 게시판이 예전에는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고 간단한 질문이나 의문도 쓰고 초보적인 주장도 자주 나오던 곳이었죠. 그런데 어느 새 부터 글을 쓰기 위해 사실상의 조건이 붙은 듯 합니다. 즉, 과거같은 수준이 낮은(?) 글들은 더 이상 게시되어서는 안 되고 논문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류의 수준이 있는 글이어야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느낌입니다. 저도 초창기에 무식한 상태에서 무리 없이 글들을 올렸는데 언제 부터인가 그래서는 안된다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게시판의 분위기가 너무 학술적 성격에 기울고 엄숙하게(?) 변한 점은 사실로 보입니다. 평소에 하던 생각입니다. 아무튼 너무 과열되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글의 뜻을 잘 이해하고 쓴 댓글인지 모르겠습니다
부르르르 24-04-18 22:12
   
미시적인 내용의 발제글에 달린 댓글에 거시적으로 보라는 것 처럼 들리는 건 제가 잘 못 이해하는 걸까요?

사료 또한, 서토 사료가 맘에 들어 인용하겠습니까?
대처할 다른 자료가 없으니 하는 것이고
춘추법, 왜곡은 대부분 염두에 두고 인용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니, 너무 극단으로 대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님 발제글에 많은 배움 얻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하이시윤 24-04-19 20:56
   
역사는 과거만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보다 건전하고 균형잡힌 전망이 왜 필요한가를 이해하기도 했던...

ㅡㅡ>역사학을 보는 관점이 저랑 다르네요.  전 충실한 과거복원이 역사학자와 역사관심자의 할 일이라고 봅니다. 역사를 지배층중심이냐 민중중심이냐는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지배층과 민중의 삶 모두를 얼마나 충실히 복원하느냐에 관심있습니다. 그러려면 자기만의 상상이 아닌 그나마 남아있는문헌기록(사료)와 고고학적 증거를 잘 융합시켜야겠죠. 그게 근거와 출처입니다. 선대의 노력을 폄훼하지 마세요
하이시윤 24-04-19 21:07
   
이 들 주장이 틀린 얘기는 아니겠지만 이런 미시적인 것으로 거시적인 역사적 관점을 대체하여 역사를 규정하려는 것을 보면서...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역사를 보고자 하는지...출처 찾기에 재미들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잘 모르는 사서에 접근할 수 있는 자신에 대한 무한한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서 그러는 것인지...솔직히 나같은 성정에서는 이해가 잘 안가기도...

ㅡ>출처란게 단순한건데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시네요. 역사를 재구성할때 역사적 상상력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보죠. 한사군재평양설과 한사군 재요서설의 차이는 역사적근거(사료)와 고고학적근거(유적ㅡ유물은 이동성이 있기에 제한적가치)에 있습니다.
전자는 식민사학적 사관을 가지고 유적과 유물을 판단하고 거기에 사료를 꿰어맞췄습니다. 그래서 파탄이 나고 있는중이죠. 요즘은 요동설이나 교치설로 주장하더군요.
후자는 충실한 사료검토를 통해 단군조선이 요서에 있었고 확장되었으며 지나족의 확장에 대응해 요동으로 철수했고 그뒤로 고대동양봉건국가ㅡ주나라 사례처럼 열국시대로 돌입했다고 주장합니다. 근래에 중국쪽의 고고학발굴이 되면서 하나한 증거가 도출되고 있습니다.

자 사관이 우선입니까 아니면 사료와 증거가 우선입니까. 엄정한 사료비판을 거친 사료는 모두 단군조선이 요서, 요동, 최소한 북만주, 서북한에 위치한 고대누층적 읍제봉건국가임을 보여줍니다. 이제야 쏟아지는 고고학적 증거들은 이를 뒷받침합니다.

어차피 역사학은 귀납적일수밖에 없습니다. 연역적 사고방식은 자신의 틀에 사료와 증거를 속박시키죠. 귀납적인 방법에 한계가 있지만 그럴수밖에 없는게 역사학이죠
하이시윤 24-04-19 21:14
   
말씀드리고싶은 결론입니다. 사관을 펼치는데는 출처란게 필요없다고 봅니다. 자신의 철학을 밝히는데 출처는 필요없죠. 논리가 필요하죠.
하지만 거시적으로 보는 틀을 내세울땐 근거가 필요합니다. 예를들어 단군조선의 성격(기자조선은 허구이고 위만조선은 그냥 위만정권이라 보구요 근거는 윤내현교수 한국고대사신론이라는 논총에 논문으로 나와있습니다)을 고대누층적읍제봉건국가로 정의할때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인류학적으로 인류사회의 발전단계가 동양사회에 얼마나 보편적이며 특수한가를 보여줘야 합니다. 이걸 이론적검토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얻어진 자신의 가설은 사료와 증거를 통해 뒤받침되면서 과거를 재구성하는 것이죠.

그러므로 출처를 둘러싼 그간의 논의는 생산적이지만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이트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님은 아예 출처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상상을 보여줬습니다.  역사학에서 위치비정작업을 우습게 알더군요. 그렇지않다고 단언합니다. 
갈석산 위치비정만해도 수많은 논문이 나왔고 윤내현교수 저서를 보면 유물사관이 기승부릴때ㅡ 동북공정시기말고요 ㅡ갈석산논쟁에 종지부를 찍은 논문이 부록으로 있습니다. 그런 종지부를 찍는 논쟁에서 상상력으로 대응한다고요? 아닙니다.
큰틀ㅡ사관을 저시할땐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자잘한 출처가 뭔 중요하겠습니까. E.H.CAR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며 이를 통해 미래를 고찰한다라는 명제를 80년대 대학생치고 생각안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런 명제가 참,거짓의 대상입니까? 하지만 그걸 바탕으로 역사를 재구성할땐 근거와 출처가 필요한것이죠. 아니면 자신만의 망상이니까요
하이시윤 24-04-19 21:31
   
부수적으로 랑케의 실증주의를 사관으로 오해(또는 악용)하는 바보들은 더이상 없습니다. 랑케의 실증주의는 방법론입니다. 게다가 틀린 방법론이죠.
예를 들어 봅시다.  우리가 일개 사관이라고 합시다.  사마천이라고 합시다. 사마천은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밝히고 이에 따라 본기ㅡ열전ㅡ표 등의 구성을 하면서 책을 썻습니다.  지금보면 웃기는 소리죠. 하지만 무려2100년전에 그러한 방식에 따라 썻습니다. 당시로 본다면 너무나 선진적인 사관에 입각해 쓴것이죠. 그에 따라 자기네 일은 소상히 외부일은 대충썻습니다. 사마천도 실증주의 따라 썻습니다. 출처와 근거를 밝혔죠.  진개전쟁은 도발후 바로 철수했기에 쓰지도 않았습니다. 즉 사관을 밝히는 것과 실증주의는 별개란 얘기죠.
사관을 세우고 역사를 재구성하고 평가하는건 역사학의 기본입니다. 님주장의 문제는 사관을 세우는 것과 평가하는 것에 치우친 나머지 재구성작업이 가져야할 요건을 무시한다는 겁니다.
사관을 세우는건 님 자유입니다. 그러나 기존사관의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재구성하는건 출처가 필요합니다. 평가는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내세우기에 출처가 불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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