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동아시아 게시판
 
작성일 : 20-08-14 13:27
[북한] (일제) 독립운동이여.!! 04편.
 글쓴이 : 돌통
조회 : 739  

***  민생단 사건의 상흔이 북한체제에 남긴 그림자

 

 

민생단 사건은 동만지역 항일투쟁 역량을 거의 궤멸 직전까지 몰아넣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였다. 동만지역의 거의 모든 혁명가들과 대중단체 활동가, 인민들이 민생단으로 몰릴까 전전긍긍하였고, 노련한 경험을 갖고 있던 동만지역 지도간부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조직이 파괴되었다. 

 

동북지역(만주)을 남만과 북만, 동만, 그리고 길동으로 구분할 때 가장 강력한 투쟁역량을 확보하고 있었던 동만지역을 기반으로 한 동북인민혁명군 2군 독립사를 조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타격을 입었고, 동북항일연군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당조직을 개편할 때도 동만성위는 독자적으로 조직하기 어려워 남만성위에 포함되었고 유격대 내의 소위원회를 꾸리는데 그쳤다.

 

그러나 민생단 사건 이후 중국공산당은 심각한 오류를 인정하고 노선 전환을 통해 조중 연대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였고, 이러한 방향 전환에 기초하여 조중인민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민생단 사건의 후유증을 극복해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생단 사건의 트라우마가 완전히 극복된 것은 아니었다. 

 

민생단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90여년에 가까운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었으나 현재의 북한과 중국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김일성은 그 후 북한으로 돌아와 북한 정권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고, 민생단 감옥에 갇혔다가 풀려나거나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김일성과 함께 유격투쟁을 벌이다가 북한으로 돌아와 지도적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김일성과 그의 대원들은 북한을 이끄는 지도적 위치에 있으면서도 이 민생단 사건의 상흔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동만지역에서 활동했던 거의 모든 유격대 출신의 사람들이 민생단을 언급하였을 만큼 이 사건의 상처는 깊었다.

 

 그들의 상처는 그냥 아물지 않고 북한이라는 체제의 성격과 운영 방향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김일성(북한 정권)의 민족 자주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결코 이 민생단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김일성을 정점으로 항일빨치산 출신들은 이북의 지도세력을 형성했다. 해방 후 이북으로 살아 돌아온 유격대원들의 숫자는 1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민생단 사건에 대한 집단적인 기억은 이북의 정치문화의 기본방향을 규정할 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민생단 사건은 김일성으로 하여금 조선혁명의 독자성 문제를 깊이 고민하게 하여 훗날 이북에서 주체사상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체사상이나 주체노선의 정당성에 대한 평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시기의 여러 경험, 특히 민생단 사건의 경험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가 왜 그토록 민족 자주성이란 문제에 집착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할 수 없다.

 

한홍구는 “민생단 사건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지도자와 추종자 간의 특수한 인간관계는 김일성을 정점으로 한 이북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힘의 원천이 되었지만, 뒷날 세습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수령 중심의 사회주의를 낳음으로써 민생단 사건의 광기가 남긴 길고도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보여 주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북은 독자적인 정권을 수립함으로써 민족적 갈등의 가능성을 벗어났지만, 정권 자체가 처한 열악한 환경은 극심한 혼돈 속에서 민생단 사건의 수렁 속으로 빨려 들어간 간도의 근거지 지도부가 처한 환경보다 크게 나을 것이 없었”고, 그러다 보니 “포위된 근거지 특유의 농성심리 속에서 이북은 민생단 사건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지도자와 대중의 특수한 인간관계가 가족국가라는 기이한 형태를 낳는 퇴행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백두산을 찾아 모닥불을 쬐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일본 NHK방송 캡쳐) 김일성의 항일유격투쟁은 여전히 북한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초가 되고 있다.

 

2011년 이후 북한 사회를 이끌고 있는 김정은 시대는 과거 김일성·김정일 시대와는 많은 점에서 차이가 있고, 북한 사회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은 항일빨치산 시기의 유격대 경험과 그 전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있다. 북한은 아직도 체제의 유지와 운영의 기본 골격을 항일투쟁의 혁명전통, 특히 ‘지도자를 중심으로 일심단결해야 한다’는 사상에서 찾고 있는데, 그러한 혁명전통의 어두운 그림자의 한 부분이 바로 이 민생단의 상흔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거의 한 세기에 가까운 과거 “간도의 궁벽한 산골에서 일어난 민생단 사건은 아직까지도 이북 사회에 끈질긴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

 

 

  05편에서 계속~~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Total 19,98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게시물 제목에 성적,욕설등 기재하지 마세요. (11) 가생이 08-20 86376
1839 [일본] 94세 요미우리 주필ㅡ 일본 군국주의에 책임 물었어… mymiky 08-12 1894
1838 [한국사] 왜왕은 왜 신라에 혼례 요청을 한 것인가요 (2) 밑져야본전 08-12 1597
1837 [한국사] 조선여성을 강제로 위안부 시켜ㅡ 일본 전범들의 자… mymiky 08-13 999
1836 [기타] 대한민국 정부에 한마디 하겠습니다 예왕지인 08-14 1370
1835 [북한] (일제)..독립운동이여..!! 01편 돌통 08-14 686
1834 [북한] (일제)..독립운동이여..!! 02편 돌통 08-14 714
1833 [북한] (일제)..독립운동이여..!! 03편 돌통 08-14 707
1832 [북한] (일제) 독립운동이여.!! 04편. 돌통 08-14 740
1831 [북한] (이승만시리즈) 대통령으로 인정못해..05편 돌통 08-14 885
1830 [북한] 희대의거짓말 " 대통령은 평시처럼 중앙처에서 집무… (7) 돌통 08-14 1507
1829 [기타] “증거 없다”던 日 비밀 요새…2,600명 ‘강제징용 … 섬나라호빗 08-15 2099
1828 [북한] (일제)..독립운동이여..!! 05편 돌통 08-15 761
1827 [한국사] 고대/중세 노래 리믹스 (1) BTSv 08-15 829
1826 [한국사] 이승만과 박정희 (1) 감방친구 08-16 1236
1825 [한국사] 동학에 대한 수 많은 책과 논문을 썼지만 왜곡만 시… (9) 스리랑 08-16 1187
1824 [일본] 1913-1915년대 도쿄 컬러영상 BTSv 08-16 1532
1823 [북한] 남한으로 탈북 후 다시 월북(재입북). (2) 돌통 08-16 1497
1822 [중국] 중국 정부에 대해 돌직구 날리는 중국인들 (1) 예왕지인 08-17 1697
1821 [북한] 한국전쟁때 미공군 폭격 너무했다 (1) 돌통 08-17 1460
1820 [한국사] 왜 중국인들은 고구려를 삼한하고 분리 시키려 할까… (11) 예왕지인 08-18 1789
1819 [한국사] 일본의 역사는 백제 역사의 일부분 일까요? 아닐까요 (1) 조지아나 08-18 1026
1818 [한국사] 이덕일 역사tv- 국내교과서 정말 문제많다는 생각이 … (3) 조지아나 08-18 1346
1817 [세계사] 사서오경에 주석을 단 이씨(李氏)는 대체 누구인가요 (3) 감방친구 08-19 1451
1816 [북한] (심화). 현대사 팩트..01편 돌통 08-19 730
1815 [북한] (심화). 현대사 팩트..02편 돌통 08-19 734
1814 [북한] (심화).한반도의 현대사 03편 돌통 08-19 736
1813 [북한] (심화).한반도의 현대사 팩트 04편 돌통 08-19 766
 <  671  672  673  674  675  676  677  678  679  6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