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외는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가 간직해온 것으로, 1960년 파리 근교에서 그가 암
으로 타계한 뒤 장녀를 거쳐 차남인 장자크
씨가 생브리외(Saint-Brieuc)의 자택 창고에 보관해왔다.
이 자료에서는 또한 임시정부가 독립투쟁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재무부 포고령도
발견됐다. 이 역시 실물로 전해 내려오는 양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큰 사료다.
장자크 씨를 수년 전 우연히 알게 된 재불 동포 김성영·송은혜 씨 부부는 그의 도움 요
청을 받고 자료들을 살펴보던 중 중요성을 직감하고 국사편찬위원회(국편)에 접촉했다고 한다.
홍재하의 유품 중 근현대사의 중요 사료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본 국편은 지난주 장자
크 씨의 자택으로 조사팀을 급파해 독립신문 호외 등 다수의 사료를 확인했다.
국편 김득중 편사연구관(국외자료조사팀장)은 "이승만 탄핵을 알린 독립신문 호외의
존재 자체가 그간 알려진 바 없었다"면서 "국내에서 발행된 독립신문 영인본에도 들
어 있지 않은 내용으로, 임시정부의 새로운 사료"라고 말했다.
장자크 씨로부터 자료를 기증받은 국편은 이 호외를 보존처리를 거쳐 내년 임시정부
100주년 관련 전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승만의 탄핵을 알린 독립신문 호외가 머나먼
프랑스에서 발견된 배경에도 학계는 주목한다.
당시 임정이 중국에서 다량 발행했을 것으로 보이는 이 호외는 중국에서는 국공내전
등 전란을 거치면서, 한국에서는 일제의 탄압과 해방정국,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사
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에 홍재하가 임시정부 인사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보이는 호외는 파리 근교에 거주
하던 홍재하와 그 자녀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보관될 수 있었
다.
이 자료는 재불독립운동가 홍재하가 프랑스에서도 임시정부 인사들과 매우 밀접히 교
류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로도 평가된다. 홍재하가 1920년대 프랑스에 있던 임시정부 파
리위원부에 활동 자금을 모아 보냈다는 내용은 파리위원부 황기환 서기장이 1920년
보낸 친필서신이 발견돼 최근 확인된 바 있다.
김득중 편사연구관은 "상하이에서 발행된 임시정부 기관지의 호외가 프랑스에 살던 홍
재하에게 있었다는 사실은 그와 임시정부가 강력한 유대관계에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홍재하가 해외 임시정부 인사들 사이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가늠해볼 수 있다"고 평가
했다.
장자크 씨로부터 자료를 기증받은 국편은 이 호외를 보존처리를 거쳐 내년 임시정부
100주년 관련 전시에 선보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