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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4 14:55
[중국] 별명으로 조롱받던 군벌들 [중국근현대사의 인물]
 글쓴이 : 히스토리2
조회 : 1,567  

만년에 당구를 즐기는 돤치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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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국 초기 군벌들 간의 혼전은 중국인들에게 많은 재앙을 안겨줬다. 군벌들은 증오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서민들은 군벌 개개인의 생리적 결함이나 추문을 소재로 별명을 지어 부르며 즐거워했다.

총리를 네 번 역임했고 총통을 지낸 돤치루이(段祺瑞)의 별명은 ‘왜비장군(歪鼻將軍)’이었다. 코가 삐뚤어져 얻은 별명이지만 평소에는 정상이었다. 대노(大怒)했을 때만 왼쪽으로 찌그러졌다. 한번 찌그러지면 안마를 받아야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왔다. 돤은 코가 삐뚤어진 적이 네 번 있었다. 

심복을 총통 위안스카이(袁世凱)에게 국무원 비서장으로 추천했다. 거절당하는 게 당연했지만 코가 삐뚤어졌다. 총애하던 부하가 피살됐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 코가 삐뚤어졌고, 국회에 동의안을 제출할 때 도장을 찍지 않아 반려됐을 때도 코가 왼쪽으로 삐뚤어졌다. 네 번째 부인과 아들이 눈이 맞아 함께 도망갔을 때는 안마를 오랫동안 받은 후에야 코가 원래의 모습을 찾았다.

대총통 대리까지 지낸 펑궈장(馮國璋)은 시(詩)와 서예(書藝)에도 능했지만 눈치가 없기로 유명했다. 위안스카이에게 애인을 겸한 미모의 영어 가정교사가 있었다. 참모총장인 펑에게 영어를 배우라며 그를 소개했다. 펑은 그와 결혼했다. 일거수일투족이 위안스카이에게 보고됐다. 펑은 죽는 날까지 위안스카이가 가정교사를 소개시켜준 이유를 몰랐다. 영어도 한마디 못했다. 그의 별명은 ‘호도장군(糊塗將軍)’이었다. 어리석고 미련하다는 뜻이다.

쑨촨팡(孫傳芳)은 일본 육사 출신이며 동맹회 회원이었다. 별명은 ‘웃는 호랑이(笑虎)’였다. 항상 웃는 얼굴이었고 누구에게나 겸손했지만 냉혹하고 잔인했다. 1925년 동북군과 전투할 때 상대방 전선사령관이 그의 포로가 됐다. 칠십이 넘은 고령의 장군이었다. 쑨은 만면에 웃음을 띄우며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안후이(安徽)성에 빈자리가 있습니다. 지금 부임하시지요.” 그는 역으로 가는 도중 차 안에서 총살당했다. 

산둥(山東)성 사람들의 술좌석에 아직도 등장하는 인물이 장쭝창(張宗昌)이다. 그는 모르는 게 세 가지 있었다. 부하가 몇 명이고 재산이 얼마인지를 몰랐다. 부인이 몇 명인지도 몰랐다. 그의 군대는 모병도 했지만 마을 청년들을 통째로 끌어오기도 했다. 도망가고 잡아오기를 반복했다. 투항한 외국인 병사도 많았다. 워낙 구성원이 복잡한 데다 수시로 편제를 바꿨기 때문에 정확한 인원을 파악할 수 없었다.

재산도 거의가 강탈해온 것이었고 지출에 공사가 불분명했다. 재산을 계산할 방법이 없었다. 그의 부인들은 네 가지 부류가 있었다. 공식ㆍ비공식 부인들, 장기(長期)ㆍ단기(短期) 부인들로 나누어졌기 때문에 장쭝창 본인도 누가 누군지 분간을 못했고 전부 몇 명인지를 몰랐다. ‘삼불장군(三不將軍)’이 그의 별명이었다. 

위안스카이의 심복이었던 왕화이칭(王慶)의 별명이 가장 지저분했다. ‘변소장군’이었다. 위장병이 심해 온종일 변소에 있을 때가 많았다. 변소 안에서 볼일을 보며 보고받고 지시했다.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직접 설계한 대변기를 집무실에 설치했다. 업무용 탁자를 대변기 앞에 놓고 변기에 앉아 보고받고 방문객들을 만났다.

이들은 한때 국가원수를 지냈거나 버금가는 권세를 휘두른 걸물들이었지만 주변 사람들만 기용했고 멀리서부터 인재를 찾아 들여올 줄 모르는 공통점이 있었다. 군대 지휘관이라면 몰라도 국가 경영 능력은 없는 사람들이었다. 결국 국민들의 조롱거리가 되었고 만년은 쓸쓸했다. 개중에는 암살로 삶을 마감하기도 했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후스(胡適)는 “군단장이었다면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인물들이 총통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중국의 비극”이라며 국가와 군벌들의 운명을 애통해했다.


[출처] 별명으로 조롱받던 군벌들 [중국근현대사의 인물]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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