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춘추전국시대는 열국지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상당히 긴 시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죠.
수백년 몇대에 걸쳐 진행되는 역사인데다, 유명한 인물 중심으로 그려나가는거라 등장인물이 적죠.
반면, 삼국지는 시대가 그리 길지 않고, 드라마틱한 요소와 등장인물이 많으니 아무래도 흥미롭죠.
즉, 컨텐츠가 풍부한 시대라서.. 다른 시대에 비해 흥행할 수 밖에 없는 점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초한지를 다룬 게임도 있죠. 한국의 삼국시대를 다룬 국내게임도 있었구요..
근데.. 전략시뮬게임을 좋아하는 제가 볼때..
뭐니뭐니해도 등장인물 많고, 상세한 기록이 남아있는 시대가 좋긴 좋습니다.
님의 닉 자체가 에치고의 용이시니.. 뭐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KOEI 게임 삼국지 등장인물이 대략 650명 정도인가 그런데.. 신장의 야망은 1천명이 넘어가죠.
그것도 삼국지에 비해 짧은 시기에 그런 가문별로 세세한 기록이 남아있고, 집안 족보 따져서 막 집어넣다보니..
등장인물이 많아지니... 디테일한 맛이 있죠.
하다못해 등장인물이 그렇게 풍부하지 않아도 미국 남북전쟁 배경 게임이나
유럽 중세시대 미디블토탈워처럼 재밌게 게임을 만들고, 컨텐츠를 만들 수는 있는데...
그런 노력이 잘 없더군요..
그냥 이야기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소설이라 그런듯. 중국 역사 소설중에 열국지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지만 당시의 복잡한 정치적 변수와 사회경제 구조, 정치사상을 모르면 이야기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게 많아요. 나관중의 삼국지는 그런 번거로운 것들 다 쳐내고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것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정사 삼국지 읽어 봤지만, 발호장군-당고지금-십상시로 이어지는 당시 한나라 고대 봉건체제 붕괴 과정을 모르면 처음부터 이해하는데 힘이 들더군요. 정사 삼국지는 붕괴된 고대 봉건체제의 재구성을 다루고 있는 과정이라 고대행정 체계, 둔전제, 세병제를 포함한 군사행정, 이민족 분포 같은 배경지식 없으면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고요. 결국 역사서 보려고 공부 따로 더해야 하는 셈입니다. 일례로 삼국지 후반에 요동지역을 차지하기 시작한 선비족의 정세가 조위-서진 정치에 어떻게 작용하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요동 공손씨의 역사와 한국 고대사도 약간은 배워야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