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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25 02:04
[기타] 미국 내 한국학 연구의 현실과 과제
 글쓴이 : 해달
조회 : 1,773  

한국이 경제, 외교, 안보 측면에서 미국에 중요한 국가임에도 워싱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의 한국에 대한 무지는 심각했다. 미국은 여전히 유럽과 이스라엘에 영향을 미치는 중동 지역에 초점을 맞추었고 동아시아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중국에 집중됐다.


 중국이 중요한 나라임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중국에 대한 문화적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미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즉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 때문에 일어난 관심일 뿐이다. 워싱턴 내 중국인들과 그들의 미국인 동료 사이에서 깊이 있는 지적 대화는 드물었다. 미국인들은 대개 중국인들을 지적 대화의 대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문화적 측면에서 동아시아 국가 중 일본이 가장 인정받고 있으며 미국은 전통적으로 일본의 정치적 영향을 받았다. 1912년 일본은 워싱턴 곳곳에 벚꽃 나무를 심어주었으며 1934년에는 최초의 일-미 학생학회가 개최됐다. 이 일-미 학생학회를 통해 미국과 일본 학생들 간의 긴밀한 유대 관계가 형성됐다. 이에 반해 한-미 학생학회는 2008년에서야 시작됐다.


 안타깝게도 워싱턴에 있는 연구기관과 정부기관 전반에 걸쳐 남한 전문가보다 북한 전문가가 더 많다. 주요 학술지 역시 서울보다 평양의 정치적 변화를 다룬 글을 훨씬 많이 싣고 있다. 2007년 이후 남한에 대한 글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북한에 관한 기사가 더 많다. 이런 글 중에는 추측이 난무하고 별 가치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2011년까지 미국 내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은 김정일이었다. 지금은 김정은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남한 정부나 혹은 정치 체계에 대한 지식을 가진 미국인은 심지어 아시아 전문가 중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왜 이럴까? 그것은 학자들이 연구 지원비를 받는 기회 때문이다. 미 국방붸서 지속적으로 북한 관련 연구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연구에 대한 보상은 꽤 좋은 편이다. 그러나 남한에 대한 연구 비용을 극히 제한되어 있다. 특히 인문학 연구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따라서 전문가들과 정책가들은 연구 기금 및 정부 지원을 받는 데 가장 용이한 주제인 북한 문제를 언급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다수 미국인은 북한과 남한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한국인이 미국에 가면 흔히 "북한과 남한 중 어디에서 오셨나요?"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물론 미국인들의 무지함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이 노력해야 할 점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이 많다.


 한국 대사관은 놀랍게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교육에 별 비중을 두지 않는다. 소규모 한국어 교실과 문화 행사를 운영할 뿐 전체적인 한국학 연구에 대한 협력은 없다시피 하다. 대사관 내 한국인 직원들 대부분은 자녀를 미국 학교에 보내거나 힘 있는 사람들과 연줄을 맺는 데 집중한다. 그런데 정작 한국의 문화와 역사, 문학, 사회를 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노력은 등한히 한다. 이러한 행동은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무관심할 것이라는 기본적인 가정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한국에 관심이 없다'는 가정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태권도 혹은 한인 친구들, 한국의 첨단 기술 등을 매개로 대다수 미국인이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에 대해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인들이 삼성 혹은 현대 제품이 어느 나라의 것인지 알지 못하는 일은 안타깝다. 이는 미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삼성이나 현대 등의 기업이 브랜드 홍보에만 중점을 두고 한국 문화를 홍보하지 않는 탓도 있을 것이다. 한국 영화를 홍보할 때도 마찬가지다. 미국 내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를 끌어올리고자 하는 단결된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 어쩌면 문제는 미국인이 한국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다양한 전통문화를 갖고 있다. 다양한 한국, 모순이 많은 한국, 아픔과 기쁨이 섞여 있는 한국을 모두 소개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이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를 식민 지배한 경험이 없어서 이런 어려움을 겪는지도 모른다. 프랑스와 독일은 알리앙스 프랑세스(프랑스 언어·문화 교육원), 괴테 문화원 등의 체계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 문화를 홍보한다. 이런 기관은 외국인들에게 자국의 언어를 교육하고 그 문화적 전통을 즐기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기관들은 문화나 언어 교육 과정을 오랫동안 운영해왔다. 수백 년 동안 자국의 문화를 체계적으로 외국에 전해왔으며 식민 지배 때부터 그렇게 해왔기에 이러한 교육 과정 운영에 매우 탁월하다.


 앞으로 한국 문화를 외국에 소개할 경우 한국 문화는 한국인을 위한 문화라기보다 다른 나라에 도움이 되고 전 세계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 자기 나라에서 한옥을 짓는 남미 사람은 한국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주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정신생활, 미적 경험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한국 문화가 특수하다고 강조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 보편성, 포괄성을 중심으로 홍보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한국에 대한 이해 부족은 미국 대학 내에 한국 전문가가 부족하여 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와 전통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 내 한국학 교수가 없는 경우 미국인 학생들은 한국에 대한 강좌를 들을 길이 없고 당연히 한국학은 교양학부 수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 결과 미래의 작가들이 한국에 대해 접할 기회가 제한되고 미래의 정치인 또한 한국의 문화적 전통에 대해 깊이 이해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한마디로 대부분의 미국 정치가와 정책가들은 자신의 커리어 후반기에 한국에 대해 알게 된다. 이때 한국과는 어떤 개인적인 연계도 없는 상황에서 완전히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이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 미국의 중등 교육을 살펴보자. 미국 내 고등학교 교육 과정 중 한국에 대한 부분은 찾기 힘든데 이는 교과서 편찬위원들이 대학에서 한국에 대해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라 본다.


 그렇다면 미국 내 한국학 연구는 어떤 상태에 있을까? 우선 아시아 연구부터 살펴보자. 미국은 아시아의 지정학적 변화를 충실히 연구하지 않고 있다. 이는 역사적·인종적 이유로 미국 내 지정학 교육이 유럽에 매우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공립대학을 예로 들면 영국학과 교수가 약 50명, 스페인학과와 독일학과 교수가 각각 20여 명 정도 된다. 그리고 중국학과에 10명, 일본학과에 8명, 한국학과에 1~2명의 교수가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우선순위 배정은 오래전에 형성되었다. 그리고 교수를 교체하기까지는 20~30년, 혹은 그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독일학과 교수 자리가 비었다고 해서 중국학과 교술르 채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현재 거의 모든 대학에 독일학과와 스페인학과가 개설되어 있는데도 한국학과는 고사하고 중국학과가 개설된 대학조차 한곳도 없다. 몇몇 대학에 중국학과 일본학을 가르치며 간혹 한국학과 베트남학을 포함하는 동아시아학과만이 개설되어 있을 뿐이다.


 국제교류단the Korea Foundation은 한국학 연구를 지원하고 한국어 강좌 및 한국학 연구 교수직을 개설하기 위해 구준히 노력해왔다. 하지만 미국인과 유럽인의 한국에 대한 무지가 심각하기에 훨씬 더 큰 규모의 지원이 필요하다. 어린 시절 한국에 대해 학습하고 20대에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애정을 키운 인재가 미래의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에 엄청난 변화를 줄 수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한국에 대해 배울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다. 미국 내 한국어 강좌는 여전히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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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좀와라 15-09-25 02:18
   
역설적으로 인류학은 식민지 국가의 통치에 이용할 목적으로 발달된 학문입니다.

미국이 일본에 대한 이해가 많은 것이 당연한 것 입니다. 미국이 많은 이익이 일본과 관련되어 있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입니다. 한국에 대한 이해가 가장 많은 것이 러시아 입니다. 러시아와 한국과의 관계는 오래전 으로 거슬러 갈 수 있고 러시아가 몽골의 침략이나 초기 공산주의자가 한국인이 많은 등의 역사 관계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만주와 한반도의 정치적 변동이 러시아의 이익에 현저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국의 이익에 따라서 타국에 대한 이해가 되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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