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가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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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면전에서 술을 마시지 못한다'라는 글은 중국 송(宋)나라 때의 수양서인 소학(小學)에 나옵니다. 따라서 옛날에는 돌아 앉아 마시거나 어른의 눈이 닿지 않게 마셔야 했습니다. 요즈음도 옛 예절이 전해져 내려와 젊은 분들이 고개를 살짝 돌려 술울 마시는 것을 보면 아직 우리나라의 禮가 살아있구나하는 흐뭇한 기분이 듭니다.

왼쪽, 오른쪽의 룰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위 상황에 따라 돌리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돌리는 방향에 나보다 나이가 많다거나 좀 어렵다고 느끼는 분이 없어야 하겠지요. 예를 들면 가족들의 모임에서 앞에 할아버지가 앉고 왼쪽에 삼촌이 그리고 오른쪽에 동생이 앉아 있을 때는 당연히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마셔야 하겠지요. 마찬가지로 앞에 할아버지 왼쪽에 아버지, 오른쪽에 큰아버지가 계실 때에는 뒤로 돌아 앉아 마시면 예의 바른 사람으로 인정받을 겁니다.

하지만 양편 모두 이랫사람이거나 동등할 때에는 어느쪽으로 마셔도 무방하나 옛스러움을 살려 음양의 법칙을 따라 남좌여우(男左女右)의 방향으로 해서 내가 남자일 경우는 왼쪽으로, 내가 여자일 경우는 오른족으로 돌려 마시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 술좌석 분위기를 이끄는데 금상첨화이겠지요. 참고로 소학에 나오는 예법을 적어봅니다.




[어른을 모시고 술을 마시는 예법]


- 소학(小學) -


1) 술이 들어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주기(酒器)가 놓인 곳으로 가서 절하고 술을 받아야 한다.

(감히 제자리에 앉은 채로 어른에게서 술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른이 이를 만류
하면 비로소 제자리에 돌아와서 마신다.)


2) 어른이 술잔을 들어서 아직도 다 마시지 않았으면 젊은이는 감히 마시지 못한다.

(어른이 마시고 난 뒤에 마시는 것이 아랫사람의 예의이다.)


3) 어른에게 술잔을 올리고 어른이 술잔을 주시면 반드시 두 손으로 받는다.


4) 어른 면전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며 돌아앉거나,상체를 뒤로 돌려 마시기도 한다.


5) 술잔을 어른께 드리고 술을 따를 때 도포의 도련이 음식물에 닿지 않도록 왼손으로 옷을 쥐
고 오른손으로 따른다.

(이런 예법은 현대 소매가 넓지 않은 양복을 입고 살면서도 왼손으로
오른팔 아래 대고 술을 따르는 풍습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