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앞서서 아브라함과 사라의 나이차를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엎드려 웃으며 마음속으로 이르되 백 세 된 사람이 어찌 자식을 낳을까 사라는 구십 세니 어찌 출산하리요 하고
창세기 17장 17절
아브라함과 사라는 10살 차이가 나는 부부입니다. 이제 이 나이 차이를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 롯도 그와 함께 갔으며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칠십오 세였더라
창세기 12장 4절
창세기 12장은 본격적으로 아브라함에 대해 서술하기 시작한 장이며, 아브라함(개명 전에는 아브람이지만, 아브라함으로 통일하겠음)이 하란을 떠나며 여정을 시작한 나이가 75세라고 나옵니다. 그렇다면 그의 부인인 사라는 65세겠지요?
그가 애굽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그의 아내 사래에게 말하되 내가 알기에 그대는 아리따운 여인이라
애굽 사람이 그대를 볼 때에 이르기를 이는 그의 아내라 하여 나는 죽이고 그대는 살리리니
원하건대 그대는 나의 누이라 하라 그러면 내가 그대로 말미암아 안전하고 내 목숨이 그대로 말미암아 보존되리라 하니라
아브람이 애굽에 이르렀을 때에 애굽 사람들이 그 여인이 심히 아리따움을 보았고
바로의 고관들도 그를 보고 바로 앞에서 칭찬하므로 그 여인을 바로의 궁으로 이끌어들인지라
창세기 12장 10~15절
65세 할머니를 아브라함도 아름답다고 하고, 이집트 사람들도 아름답다고 하고, 심지어 파라오마저도 아름답다고 데려다가 붕가붕가할 생각을 합니다. 사라의 나이가 몇 살이라고요? 65세
일부 신학자들은 창세기에서 나이를 세는 기준이 1년이 아니라 6개월, 혹은 그 미만이었을 것이며, 사라는 20대~30대 사이였을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구절을 보면 더 골때린 장면이 나옵니다.
아브라함이 거기서 네게브 땅으로 옮겨가 가데스와 술 사이 그랄에 거류하며
그의 아내 사라를 자기 누이라 하였으므로 그랄 왕 아비멜렉이 사람을 보내어 사라를 데려갔더니
창세기 20장 1~2절
아브라함은 또 똑같은 짓을 합니다. 자기 하나 살자고,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고(사실 이복동생이기도 하기 때문에 거짓말은 아닙니다만...) 몸을 의탁하는 땅의 왕이 아내를 데려가게 놔둡니다.
이 구절의 장수는 20장입니다. 맨 위에 사라가 90세라고 한 게 몇 장이라고요? 17장이요.
창세기는 순차적으로 기술되었으니, 17장부터 20장까지 사라가 나이를 한 살도 안먹었다고 하더라도 사라의 나이는 90세입니다.
위에 언급한 신학자들의 주장대로 나이가 두 배로 뻥튀기 되었다고 해도 45세입니다.
보통 폐경은 50대 후반에 온다고 하지만, 뭐... 45세에 폐경이 왔다고 칩시다.
45세 먹은 중년여성이 어디가 이쁘다고 데려갈까요? 단체로 눈이 삐었나?
의학이 발달한 현대, 그리고 백인보다 피부노화가 더딘 황인종인 우리는 관리만 잘하면 45세까지 탱탱한 피부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화장기술도 원시적인 기원전 2000년 경의 중동에서???
지금도 오지를 가면 평균 수명이 40세이고, 원주민들이 30세만 넘어도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보이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폐경기가 지난 여성을 뭔 볼 일이 있다고 침실로 데려갈까요?
더 웃긴 건, 파라오와 아비멜렉의 반응입니다.
이에 바로가 그로 말미암아 아브람을 후대하므로 아브람이 양과 소와 노비와 암수 나귀와 낙타를 얻었더라
여호와께서 아브람의 아내 사래의 일로 바로와 그 집에 큰 재앙을 내리신지라
창세기 12장 16~17절
바로가 사람들에게 그의 일을 명하매 그들이 그와 함께 그의 아내와 그의 모든 소유를 보내었더라
창세기 12장 20절
아브라함은 자기 아내를 파라오에게 보낸 이후, 파라오로부터 후한 상을 하사받습니다.
사기를 치고, 한탕 제대로 턴 거죠.
그런데... 사기를 당한 파라오는 벌을 받고, 사기를 친 아브라함은 재산 한 푼도 잃지 않고, 도리어 재산을 뿔린 상태로 이집트를 떠납니다.
아비멜렉이 양과 소와 종들을 이끌어 아브라함에게 주고 그의 아내 사라도 그에게 돌려보내고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내 땅이 네 앞에 있으니 네가 보기에 좋은 대로 거주하라 하고
사라에게 이르되 내가 은 천 개를 네 오라비에게 주어서 그것으로 너와 함께 한 여러 사람 앞에서 네 수치를 가리게 하였노니 네 일이 다 해결되었느니라
창세기 20장 14~16절
아비멜렉 역시 죽음이 두려워서 양과 소와 은화를 아브라함에게 주고, 거주이전의 자유까지 줍니다.
사기꾼 아브라함 개꿀잼.
이런 게 열국의 아버지이며 의인이라니...
참고로 나이와 관련된 모순들 때문에 카톨릭에서는 아브라함은 한 사람이 아니고, 몇몇 인물의 에피소드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인물이다. 라는 주장도 나왔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사라의 나이도 말이 안되지만, 조카인 롯의 에피소드도 말이 안됩니다.
창세기 기록상 아브라함이 90세이던 때, 즉 하란을 떠난 지 15년이 되던 때에 그 유명한 소돔과 고모라 사건이 터집니다.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불이 떨어지고, 뒤돌아보지 말라는 명령을 어긴 롯의 아내는 소금기둥으로 변합니다.
그런데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하기 바로 직전에 롯에게 천사들이 경고를 하기 위해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천사들의 모습을 보고 매혹된 소돔과 고모라의 주민들이 동성애를 하고자 롯의 집에 몰려듭니다.
그 때 롯이 한 말이 가관입니다.
"내게 남자를 가까이 하지 아니한 두 딸이 있노라 청하건대 내가 그들을 너희에게로 이끌어 내리니 너희 눈에 좋을 대로 그들에게 행하고 이 사람들은 내 집에 들어왔은즉 이 사람들에게는 아무 일도 저지르지 말라."
방문객들을 지키고자, 자기 딸들을 내어주는 롯.
지금의 윤리관으로서는 이해가 안되지만, 당시에 여권이 바닥이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점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봐야 할 점은 두 딸이 아직 남자를 알지 못했다는 겁니다. 근대까지만 해도 여성들이 월경을 시작하면 결혼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의 줄리엣의 나이도 만 12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시집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러므로 롯의 딸들은 10대 초반이란 소리입니다.
다시 한번 나이 계산을 해볼까요?
아브라함의 조카의 딸인데... 아브라함은 90세, 조카딸들은 10대...
그리고 아브라함의 아들인 이삭은 -10세..
이런 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