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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7 15:14
석가모니 보다는 괴테의 인생관에 더 공감한다
 글쓴이 : 예나지금
조회 : 510  

가방끈 짧은 내가 야간 경비원 할 때의 일이다. 야간에 심심할 때 뭐 읽을 만한 것이 없을까 해서 동네 헌책방에 들러서 책 두 권을 샀다. 한권은 불교서적인데 제목을 잊어 버렸고, 다른 한 권은 괴테의 "파우스트"였다.

불교책을 읽을 때는 맹인 홀어머니를 두고 출가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맹인 어머니 때문에 고민하다가 "부처님이 나를  결코 속이지는 않으리라" 판단하고 출가한 것이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착잡한 심정이 들었다. 나라면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 맹인 어머니와 종교적 열정사이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 분명하다. 또 출가하면서 석가모니(부처님)를 핑계 대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석가모니의 인생관을 존중하지만 그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므로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자기 이름을 걸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었다. 그 때 "무상한 나날의 위대한 의미여!" 라는 구절에 눈이 꽂혔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석가모니는 "제행무상"이라고 말하면서 세상을 등지고 출가한 사람이다. 그러나 괴테는 그 무상하고 덧없는 나날 속에 위대한 의미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가! 석가모니가 덧없는 나날이라는 현상에만 주목했다면 괴테는 덧없는 나날 뒤에 숨어 있는 위대한 의미까지 파악한 훨씬 뛰어난 안목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덧없는 나날 속에서 만들어 가는 인간의 역사와 문화는, 비록 세월이 흐를수록 마모되어 간다고 하더라도, 당대인의 삶에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후대인에게도 가치있고 귀중한 경험을 전수해 준다는 의미가 있다. 오늘의 우리들 역시 선대의 문화유산에 크게 빚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무상하고 덧없는 나날 속에는 위대한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석가모니 보다는 괴테의 인생관에 크게 공감한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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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 18-05-17 15:32
 
개념을 정립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나와 세상을 분별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함
왜냐면
모든 기준을 무,공허에 맞추면 삶은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 by 피곤해교 -
     
예나지금 18-05-17 15:40
 
좋은 말씀입니다

저도 노력해 보겠습니다
강산 18-05-17 15:54
 
님~이, 자신에 맞는 인생관을 찾았다니 다행이네요.
모든것은 변화하니, 가치를 두지말고 또한 집착도 하지말라는 해석도 좋을수 있고.
모든것이 변화하니, 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하고 가치있느냐라는 해석도 좋네요.
     
예나지금 18-05-17 16:14
 
감사합니다.

강산님의 의견을 듣다보니 가치를 두지 않는다는 것도 역시 하나의 가치관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결국 인간의 삶은 가치를 두지 않는 삶은 없다는 것이지요. 허무주의도 하나의 가치관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불교도가 아닙니다만, 불교가 가치를 두지 않는 종교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철 스님의 치열한 구도 행위는 결국 가치를 추구하는 행위였으니까요
태지 18-05-17 20:54
 
님 스스로 쓴 글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안 드세요?

덧없는 날들에서 위대한 날들과 아닌 날들이 있는데... 구별 할 수 있는데도... 뭉텅이로 되어 있네요.

님에게 추천 하고 싶은 글은 저랑 많이 비슷해서 놀랐던... 물론 저보다 뛰어난 점이 많았던 프롬의 사랑의 기술입니다.
결혼하기 싫다가 결혼을 생각하고 막 씨를 뿌리고? 보다 엄청 하고 싶기도 하였는데.... 2 여자 중에 한 여자가 얘기한 책이었습니다.

그 후 2 여자 모두 리스트에서 사라졌었습니다.
구름을닮아 18-05-22 10:51
 
꺼내놓으면  십분지 일도  안남는게  생각입니다.
그런데도  기어코  꺼집어내곤  말죠.
살기  전에는  모든게  맞는  말인데  살고나면  그냥  길이  달랐을  뿐이란걸  압니다.
여행이  끝난  후  그곳의  가볼만한  곳을  새롭게  듣는  것과  같은겁니다.
그  얼마나  부끄럽게  꾸며져  있는지는  가본  이는  알죠.
글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부끄러움은  아는지  참으로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몸둥아리에  악세사리로  코뚜레  귀뚜레도  어이없는데...
우리의  악세사리  대부분은  꾸밈을  다시  꾸미는  덧칠일  뿐입니다.
부처란  인간을  신으로  만들고  예수란  인간을  신으로  만들어  신은  인간을  닮았다고  우기는  인간의  오만함이  신이  준  우주의  질서  생명의  질서를  인간  위주의  질서로  오도하게  만든겁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네요.
신의  질서  속에서  인간의  길을  찾으시려  고뇌하시고  큰  깨달음을  주신  성현을  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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