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100만 촛불에 이어 오는 주말 4차 범국민행동에서는 전국에서 최대 200만명 가량의 국민들이 거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이 100만 촛불의 퇴진 요구에도 지난 16일 검찰 조사에 불응하고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반격에 나서면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주최측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대회는 전국 100개 시군구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된다.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도 전국에서 당원대회를 개최하며 연 2주째 장외투쟁에 합류한다.
서울 최대 100만 촛불‥대전·광주·대구·부산, ‘10만 촛불’ 모인다
각 지역마다 19일 집회 참가 문의 ‘쇄도’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곳은 단연 서울이다. 최대 50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에서는 오후 6시 본 집회에 앞서 2시부터 ‘박근혜 퇴진 서울 시민 대행진’이 동서남북 방향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4시부터 4·16연대가 주관하는 ‘박근혜 7시간 시국강연회’가 열린다. 오후 7시 30분부터는 참가자들이 이른바 ‘국민 학익진 작전’으로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에서 출발해 날개를 편 학의 모양으로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이어간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에 따르면 대전·광주·대구·부산 등 전국 주요 광역도시에서는 이번 주말 촛불집회 각각 최대 10만여 명, 전국을 모두 합쳐 최대 100만여명의 국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부터 매일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대전에서는 19일 오후 5시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 ‘대전 10만 시국대회’가 열린다. 대전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알려진 이후 최소 500명의 시민들이 매일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은 학내에 시국대자보를 게시하고 지역별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주최한 촛불집회도 활발하다. 박근혜퇴진대전운동본부 관계자는 “수능 시험도 끝난 만큼 학생들의 참여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토요일 집회가 지금까지 촛불 규모 중에서 최대 규모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한 더 많은 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오늘 중으로 대전 전지역에 촛불 집회를 알리는 현수막 100여개를 걸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린 집회에 버스220대를 동원해 시민 1만여 명이 상경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참여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19일에는 오후 5시 노동자총파업결의대회 이후 6시부터 금남로에서 ‘광주 10만 시국촛불’이 진행될 예정이다. 민주노총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특히 4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부터 집회일정을 문의하는 전화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알려진 대구에서도 오는 19일 집회에 대한 시민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을 만큼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에서는 이날 오후 5시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대구 3차 시국대회’를 진행한다. 앞서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과 대구백화점 앞에서 진행됐던 시국대회에는 5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오는 19일에는 참가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구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 대중교통전용지구 800m 구간에서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관계자는 “사람들이 100만 명이나 모였는데도 박 대통령은 퇴진하지 않고 버티고 있어서 분노가 큰 상황”이라면서 “한편으로는 그저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모이기만 해서 되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19일 저녁 7시 30분 서면 쥬디스태화에서 ‘박근혜 하야 10만 부산 시국대회’가 진행된다. 지난 12일 자체적으로 진행한 집회에서만 3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상기되어 있다. 19일에는 본 집회에 앞서 부산 수영구·남구·영도구·북구 총 4곳에서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시국대회가 열리고 오후 5시부터는 청소년들의 집회도 열릴 예정이다.
퇴진행동은 SNS를 통해 오는 19일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촛불 집회 정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동하야지도’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퇴진행동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촛불도 추가로 지도에 반영해 달라는 주민들의 댓글이 달리고 있어 촛불 집회 참가 지역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17일 오후 3시 기준 ‘대동하야지도’에 따르면 충북 지역에서는 19일 오후 5시 충북도청 앞에서 ‘박근혜 퇴진 충북 범도민 시국대회’가 열린다. 충남 지역은 지난 16일 천안에서 ‘충남 시국대회’를 진행했으며 9개 시·군에서 매주 요일을 정해 촛불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 지역에서는 19일 오후 5시 전주 관통로사거리에서 ‘1만 도민대회’를 진행하며, 군산·남원 등 6개 지역에서는 18일부터 19일에 이틀에 걸쳐 촛불 집회가 열린다. 전남에서는 여수, 순천, 광양 등 16개 시·군에서 진행된다.
경북 지역에서는 18일과 19일 구미, 안동, 경주 등 10개 지역에서 촛불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성주와 김천에서는 각각 매일 열리는 사드반대 촛불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경남 지역에서는 창원, 김해, 마산 등 14개 시·군에서 진행된다.
제주에서도 18일 오후 6시 30분 서귀포시 일호광, 19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에서 촛불 집회가 진행된다.
이밖에도 울산에서 19일 오후 4시 성산롯데백화점 앞에서, 세종시는 호수공원에서 오후 5시부터 촛불 집회가 열린다.
야당도 2주 연속 장외투쟁, 전국각지에서 당원대회 열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1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번 주말 “전국단위의 당원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 원내대변인은 “이번 주말에도 총력을 다해 ‘박근혜 퇴진 투쟁’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며 “18일 오후 4시에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박근혜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 발대식’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19일 오후 2시에는 각 시․도당별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당원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 대변인은 “오는 26일 촛불집회에는 모든 당력을 집중해 서울에 결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역시 지역별 집회에 적극 결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나 국민의당 광주시당은 오는 19일 광주 금남로에서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주관으로 개최되는 촛불 집회에 소속 국회의원 및 당원들이 대거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적으로 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도 이날 촛불 집회에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화여대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면접 심사에서 서류평가 상위권 학생 두 명을 탈락시켰다는 부정입학 의혹이 제기된 데다 중·고등학교 시절 출결·학사관리 특혜까지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은 17일 오후 7시에 '박근혜 하야 고3 집회'를 열고 19일 당일에는 청소년 시국대회를 진행한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한 주간)광장에 나오려는 시민들의 열기를 약화시킬 수 있는 어떠한 요인도 없었다”면서 “청와대가 국민적인 퇴진 요구를 무시하고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