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건 전 시장이 퇴임하고 이명박 전 시장이 부임하던 2002년에는 부채가 8조 4972억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5년 9조 6550억원을 거쳐 이 전 시장이 퇴임하던 2006년에는 13조 6787억원으로 늘어났다. 오 전 시장은 한 술 더 떴다. 2007년 15조 9783억원, 2008년 17조 2843조원을 거쳐 2009년에는 25조 753억원으로 1년 만에 8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2010년에는 25조 5363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부채 규모는 5월쯤 발표된다.)
이게 얼마나 엄청난 액수인지 살펴보자. 2010년도 서울시 통합예산은 본청 21조 2573억원, 5개 공기업 12조 4338억원, 13개 기금운용규모 3조 6402억원, 25개 자치구 예산 7조 8106억원 등 총 45조 1419억원이었다. 쉽게 말해 서울시 부채규모는 서울시 본청 1년 예산보다도 훨씬 많은 액수이고 25개 자치구 1년 예산보다 4배 가까이 되는 셈이다. 2010년 기준 부채에 대한 연간 이자가 7000~800억원인데 이는 3개 구청 1년 예산에 맞먹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용석 시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2009년에 2145억원, 2010년에 312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오 시장 당시 서울시가 얼마나 방만하게 예산을 운영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는 이밖에도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SH공사로부터 2010년 3월15일 100억원, 6월15일 2100억원 등 상환시기가 도래한 2200억원을 상환받았다.
조기집행을 위한 자금이 모자라자 6월29일 상환시기도 도래하지 않은 3000억원을 강제로 재정투융자기금에 조기상환토록 하는 편법적 재정운용을 했다. 상환받은 2200억원과 예치한 재정투융자기금 4800억원은 6월30일 재정투융자기금에서 일반회계로 7000억원을 전입시켜 지출해 버렸다. 관련 조례는 6월30일 개정해 7월15일 공포했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전용이었다.
시 금고도 말라갔다. 시 금고 연 평잔은 2008년 3조 1892억원에서 2009년 7179억원으로 축소됐고 2010년 6월 말 평잔은 4248억원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서울시 공금 이자수입도 2008년 1550억원(평균이자율 4.86%)에서 2009년은 1366억원 줄어든 184억원(평균이자율 2.58%), 2010년 6월말까지 45억원(평균이자율 2.15%)으로 나날이 줄었다.
이런 속에서도 과도하게 재정조기집행을 하다보니 급전까지 썼다. 서울시 본청은 2010년 6월말 지방채 7750억원을 발행하고도 급전인 일시차입금을 그해 3월말부터 6월말까지 20회에 걸쳐 2조 2200억원을 빌려썼다. 이렇게 돌려막기를 하는데도 서울시 통장 잔액은 51억원까지 떨어졌다. 위에서 2010년 6월말 이자수입이 45억원이라고 했는데 그런 속에서 서울시는 단기차입 이자로만 29억 1800만원을 지출해야 했다.
우리는 오 전 시장이 지난해 182억원이나 들여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서울시의회가 2011년도 예산에 무상급식 예산 695억원을 증액편성하자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격렬히 반발했다. 재임 시절 이명박 대통령도 요즘 입만 열면 재정건전성이라 했다. 하지만 그들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서울시 재정을 어떻게 운용했는지 살펴본다면 그들이 공복으로서 기본적인 태도라도 갖고 있었던건지 의심하지 않을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