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4시에 손학규씨가 정계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머 고 김대중 전대통령처럼 정치환경이 조성되면 다시 돌아올거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손학규씨가 걸어왔던 길을 보건데, 그럴 일은 안 생길거라고 봅니다.
손학새라고 폄하하는 분들도 있고, 저도 그 점에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 사람입니다. 당시 한나라당에서 괜찮게 봤었는데, 아직 때가 아님에도(누가 봐도 이명박, 박근혜라는 쌍벽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권에 조급증을 내고 나간거는 정말 안타깝게 봅니다. 결국 당을 옮겼지만, 민주당에서도 대권도전은 해보지 못하고 은퇴까지 오게 됐는데요.
분당에서의 승리로 절정기를 맞았으나, 친노들을 아우르고도 대권후보가 될 수 있다는 착각을 함으로써 친노를 껴앉았으나, 결과는 친노 문재인에게 졌죠. 이번 보궐선거 역시 분당에서의 영광을 재현해보려 가장 힘든 선거구(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의 텃밭)를 골랐으나, 실패하고, 결국 다음 대선 도전이 힘들다는걸 인지하고 은퇴를 하게 됐군요(나이도 있고, 무엇보다 당내 세력이 미비하죠)
나름 중도노선을 표명한 손학규씨가 괜찮은 정치인라고 보지만, 상황 판단이 약간 모자른 점이 안타까운 정치인라고 봅니다.
손학규씨의 정계은퇴를 보면서 이를 따라갈 사람으로 안철수씨가 강하게 보입니다. 안철수씨의 가장 큰 실수는 허황된 대중인기에 취해 2011년 서울시장을 포기하고, 바로 대권에 뛰어든 겁니다. 2012년 대선은 포기하고 먼저 서울시장을 함으로써 선출직 선거를 경험함으로써 조직과 경험을 쌓았어야 했다는 겁니다.
안철수처럼 실체화된 게 없는 사람에게 인기란 단지 뜬구름일 뿐인데, 서울시장이란 대통령 다음가는 공직을 무시하고 대권에 도전한 건 안철수에게 간철수란 말이 나오게 만든 원인입니다. 양당체제가 굳건한 현실에서 안철수에게는 당연히 간을 볼 수 밖에 없었던 거죠. 저번 지방선거에서부터 광주시장 하나 자기 사람 심어볼려다가 온갖욕을 먹고, 이번에는 결국 금태섭씨도 못 챙겼죠. 결국 껍데기뿐인 대표인 겁니다. 반면 친노는 자기 사람들 다 챙겼죠(어차피 떨어졌지만요)
제가 보기에 안철수는 민주당보단 새누리당에서 더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손학규씨도 한나라당에서 잘 나갔지만, 당적을 옮기고 참 험난한 길만 걸었습니다(결국 이용만 당한거죠) 현 새정치에는 친노라는 거대한 벽이 존재하는데, 이를 헤집지 못하는 한 안철수뿐만 아니라 어떤 새로운 인물이 나와도 힘들다고 봅니다. 결국 이용당하고 이용가치가 사라지면 버려지는 거죠.
아무튼 손학규씨가 사라진 시점에서 새정치에서 김부겸 전의원이 그나마 손학규씨의 뒤를 이어 중도노선을 잘 걸어주시길 바랍니다.
정말 손학새라고 폄하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름 손학규씨는 정말 손꼽을만한 괜찮은 정치인이었다고 봅니다. 이인제, 손학규의 뒤를 이어 김문수씨가 또 허황된 대권꿈을 꾸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경기도지사가 그런 자리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