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외교관의 분석과 판단에 따르면 중국은 한반도의 분단이 북경에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일례로, 1973년 2월 저우언라이가 키신저와의 회담에서 말하는 사회제도가
다른 나라가 연방제를 하는 것은 표면적인 이야기에 불과하고 양측은 차이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발언이 북경의 이러한 전략적 속내를 보이는 것으로
그들은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저우언라이는 한반도 통일은 한민족 스스로 해결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사실을 강조했다.
출처: 한국인을 위한 미중관계사, 주재우 저, 경인문화사, 2017년, 398p
“중국은 기본적으로 공산독재 국가요. 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건 민중의 봉기지. 민주화를 요구하는 민중 봉기. 지난 천안문사태 때 공산당 정권은 죽다 살았소. 다행히 2차 봉기가 안 일어났으니 망정이지 잘못되었으면 공산당은 없어졌을지도 모르는 거요.”
“1919년 한국에서는 3.1운동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구에서는 5.4운동이 일어났소. 한국에서 중국으로 민중 봉기가 수출된 거지. 지금 중국은 온 사방이 비민주 국가로 둘러싸여 있소. 그러나 북한이 붕괴하면 중국은 세계에서 민주화 봉기를 가장 잘 일으키는 나라와 국경을 마주하게 되는 거요”
“인터넷도 제한하는 나라니 한국과 국경을 맞대는 걸 생리적으로 싫어할 테지, 공산당 지도자들은”
“중국이라는 나라는 기본적으로 특징적 모순이 있소. 변방의 수많은 소수민족과 압도적인 인구수라는 대단히 통제하기 힘든 요소를, 공산독재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을 통제해야만 가능한 이념으로 붙들고 있단 말이오. 게다가 겉으로는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척까지 하고 있지. 언제 터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폭탄을 들고 있는 셈이오.”
“그 폭탄은 여태껏 중국 정부가 보여온 강력한 이미지로 지탱되고 있소. 그런데 중국 정부가 반세기를 형제처럼 지내온 북한을 포기한다? 그러면 그 폭탄은 즉시 터지는 거요. 소수민족들은 죄다 독립을 부르짖으며 떨어져 나가고 민중들은 자유를 외치며 봉기해요. 공산당 정권은 그 순간 끝이오. 그게 그들이 베이징을 폭격당해도 참을 수 있지만 북한을 공격당하는건 견디지 못하는 이유요.”
출처: 사드, 김진명, 2013년, 281~284p
ps
우선 가장 큰 이유는 민주주의 국가 한국과 국경을 접하는걸 대단히 무서워 한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독재정권이고 곰돌이푸도 금지하는 미개한 국가인데 압록강 건너편에서 탄핵 시위 보면 중국인들도 민주화의 바람이 불겠죠.
그리고 '연방제'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까지 저렇게 저우언라이가 말한건 중국 역시
북한의 통일방안인 고려연방제에 대해 대단히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았다는 것을
의미하죠. 중국은 한국이 통일하는 것도 싫지만, 북한이 통일하는 것도 싫어하고
현실성 없다고 1970년대부터 판단해왔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중국은 베트남에 대해서도 16세기 막당중의 잔당 세력이 중국-베트남 국경지대에
잔존할 때 베트남 남쪽의 레왕조가 이들을 토벌하는 것에 대해 명, 청나라 둘다 반대하고
방해했었죠. 20세기에 와서도 베트남 분단을 확정한 제네바 협정 당시 남베트남과 외교관계
수립을 원했고 베트남 전쟁의 혼란을 틈타 남중국해의 베트남 영역을 빼앗은걸 봐도 알 수 있는게
중국은 기본적으로 지네한테 좀 성가신 주변국이 최대한 오래 분열되어 있고 통일되어 있지 않기를
바란 다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