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그는 ‘새 정치’를 기치로 출마해 돌풍을 일으켰지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협상 선언, 대선 후보 사퇴, 다시 문 후보 지원 유세 등 오락가락 갈지(之)자 행보를 하면서 여야 선거캠프의 희비가 엇갈리는 등 18대 대선판을 출렁이게 했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안철수 진심캠프에 참여했던 국민소통자문단 위원 17명 중 조용경 단장 등 안 전 후보에 실망한 9명은 12월 7일 “안 전후보가 선택한 길이 결코 정치쇄신의 길이 아니며 국민 대통합을 위한 길도 아니다”며 구태정치로 규정하고 ‘文-安’ 연대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참을 거부한 9명의 위원 중 언론인 출신 자문위원이 캠프 합류 50일 동안 안철수 캠프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대선 말미에 비망록으로 작성했다. 신동아는 단독 입수한 이 비망록 전문을 싣는다. 박선숙 안철수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은 캠프 내의 심복심기 경쟁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닌 만큼 말할 가치가 없다” 는 반응을 보였고, 유민영 대변인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편집자 주>
1 안철수는 안철수현상을 제대로 알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11월 23일 저녁 안철수의 후보 사퇴 발표는 너무도 무책임한 경거망동이다. 그가 만약 나와 오랜 친구 사이였다면 “이런 멍청한 녀석”이라고 쥐어박았을 것이다. 무책임하다는 건 그를 믿고 따랐던 캠프내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빚을 뜻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어차피 후보를 도우러 온 것뿐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안철수 본인도 “혹시 한자리 바라고 캠프에 오시는 분들은 정중히 사양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적이 있으니 캠프 내의 누구도 “나는 어쩌란 말이냐”라고 따질 권리가 없다.나 역시 내 운명을 그의 손에 맡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철수가 건너온 다리를 불태웠다고 했듯이 나 역시 24년 언론인 경력을 미련 없이 접고 내 발로 캠프에 찾아왔다. 단언컨대 일신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다. 내 딸이 살아갈 대한민국을 좀 더 예쁜 나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헌정사에 유례없는 안철수현상을 볼 때 이번엔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다는, 내 나름의 신념과 의지에 따른 선택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