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게시판의 어떤이가 쓴 기성 기득권 남성들의 원죄와 부채라는 글을 보고 글을 씁니다.
40대 남성으로서 그들의 표적이 된 황당스러움과 어지러운 지금 시대에대한 분노와 그 안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 갈하겠습니다.
그 글의 요지는 4050기득권 남성들에게 현재의 남녀갈등, 특히 페미니즘에 대한 원죄와 채무가 있음을, 더 나아가 그것을 외면하는 세태에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저는 그 글을 반박하겠지만 그 글쓴이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남들에게 평가 받고자하는 태도, 그럼으로써 지금의 문제들을 개선하고자하는 의지에 찬사를 보냅니다.
먼저 항변으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말렵부터 가부장제가 기형적으로 강화된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이 이어져 근대에도 남녀가 불평등한 사회였죠. 그러나 현대가 되고, 세계화가 되고, 민주화가 되면서 평등을 지향하게 되었고, 많은 개선들이 있어왔습니다.
글쓴이는 기성세대가 남성우월주의로 이득을 얻었고, 이에대한 부채를 지금의 청년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맞습니다. 예를 들면 근거없는 여성할당제, 각종 여성전용뭐시기, 각종 역차별 같은 것은 분명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인해 전가된 멍애같은 겁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기성세대때는 그러한 멍애가 없었을까요? 이전세대로부터 전가된 채무가 없었겠습니까.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 소화해냈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아니, 왜 지금 청년들은 그정도 채무도 소화하지 못하는 걸까요. 이걸 생각해야 합니다. 이게 본질입니다.
지금 청년들이 특별히 나약해서는 아니라는점 먼저 말씀드립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 했습니다. 지금 청년들, 아니 젊은 남녀에게는 인심이 날만한 곳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그만 차별에도 치열하게 대립하는 겁니다.
성차별문제는 사실 이렇게 심각해질 일이 아닌 사소한 것입니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지금 세상에서 중요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들에 둘러쌓여 있는데, 대부분의 문제는 손을 쓸 수가 없는 것들 입니다. 그나마 손 써 볼만한게 성차별 문제였던 거고, 거기에 다같이 뛰어든것이지요. 이건 우리손으로 바꿀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이니까요. 마치 80~90년대 민주화운동에 뛰어들던 젊은이들처럼 말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다른 문제들은 절망적이라는 뜻입니다. 정각 그게 더 중요하고, 더 심각한 문제인데도 말입니다. 저는 그렇게 이해합니다.
그러면 그 중요하고 심각한, 그럼에도 절망적인 문제는 뭐가 있을까요. 취업난이 한 예가 될 수 있겠군요.
70~80년대 고도성장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90년대 말, 복잡하다면 복잡한 이유로 IMF사태를 맞이하게 되죠. 이때부터 시작입니다. 사업자들은 망해서 길바닥에 내앉고, 회사원들은 명퇴 당하고, 졸업생들의 취업문은 좁아지고 사회자체가 대혼란이었습니다. 게다가 시기는 세기말. 종말론이 횡횡하던, 그야말로 한치앞도 안보이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입대 지원율이 아마 사상최대였을 겁니다.
이때와 비교하면 코스피 3000을 돌파한 지금의 취업문이 오히려 더 넓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취업난은 더 심각하죠.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의아하실 수 있는데 당연합니다. 이유는 비취업자가 누적되었기 때문이거든요. 100명의 취업희망자가 있는데 80명밖에 못뽑는다면 매년 20명씩 취업희망자가 누적되는 겁니다. 이게 20년여 쌓여온거죠. 그래서 취업문은 넓어져도 취업난은 더 심각한 겁니다.
또 다른 예로 내집 장만하기가 있겠군요. 요즘은 정말이지 꿈꾸기도 힘든 일이 된, 절망적인 이야기입니다. 이건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부동산이란건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정된 제화이기 때문이지요. 다른 제화들은 생산을 통해서 수유와 공급을 조절할 수 있지만, 땅은 한정되어 있기에 그게 불가능 합니다. 시장의 원리에 의해 희소가치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집은 지으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집도 결국 땅에 묶여있고, 다른 재화들처럼 바로바로 생산할 수 없으며, 이런 낮은 생산은 자본가들의 독식으로 이어집니다.
임대를 통한 불로소득은 자본을 불리는 좋은 수단이 되었고, 지금 우리가 주식에 투자하듯이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이것이 몇십년간 반복되어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형성 된겁니다. 빈익빈 부익부.
이 부동산문제의 해결책은 세가지가 있습니다.
자본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공급을 늘리던가, 소득을 뽑지 못할 정도로 극적으로 수요가 줄던가. 또는 불로소득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막던가. 이 세가지 방법 밖에 없는데, 첫번째 방법은 공급을 위한 재원문제와 건설부지확보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이고, 두번째 수요의 감소는 현재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몰락하고 있는 지방에서만 일어나고 있기때문에 체감되지 못할 뿐더러, 서울몰빵식 체계를 깨부수지 않는 이상 서울과 인근 부동산은 수요감소가 없을 겁니다.(수도이전이 기회였는데 위헌판정 나버렸죠)
즉, 유일한 해결책은 불로소득을 막는건데, 이건 결국 부동산 세금정책이 되겠죠. 근데 이건 아시다시피 풀기는 쉬워도 올리기는 어렵습니다. 정권에 따라 계속 달라지니 세금을 올려도 '일단 버티자' 해서 효과도 별로 안나고요. 오히려 세금핑계로 전월세만 올라 집없는 서민들조차 반대하게 만들죠. 참 답없는거 맞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유일한 방법인데,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올리는게 맞는거고, 국민들은 그걸 지지해줘야 합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부동산주제글이 되는것 같네요. 네, 지금 우리의 성갈등, 세대갈등, 지역갈등 이 모든게 사실 별 중요하지 않은 문제들입니다. 주요한 문제, 원인이 되는 문제는 결국 부동산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게 해결되지 못하면 계속 이 문제에서 저 문제로 갈등의 불만 번져나갈 뿐이지요.
제가 이렇게 막막한 문제에대해 답없는 글을 쓰는 이유는 안타까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필요없는 갈등에 낭비되고 소모되는 그대들의 정열이 아깝고, 감정이 아깝고, 젊음이 아깝기 때문입니다.
부디 그런일에 너무 열받지 말고 넓은 시야를 지닌 큰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젊은이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