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안철수 무소속 후보 논문 표절 의혹’ 보도에 앞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 관계자가 이 같은 내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MBC 기자는 이 관계자에게 제보를 받은 일이 없다고 반박해 진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공개된 뉴스타파 30회 <두 얼굴>편은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의 ‘왜곡보도’ 과정에 박 후보 캠프의 소속 인사가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박 캠프의 인사가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 정보를 특정 언론사에 제보해 정치공작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선 캠프 행복교육추진단 추진위원인 A교수는 캠프의 교육정책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안 후보의 학술 논문 검증 작업에도 매진했다. A교수는 뉴스타파의 인터뷰에서 “학술 관련된 검증에 관여했다”며 “(안 후보의) 논문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 안철수 후보의 논문표절 의혹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A교수는 지난달 초부터 MBC를 포함해 언론사 2∼3곳의 기자들을 만나 안 후보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정보를 건넸다. 뉴스타파는 A교수가 중앙 일간지 기자에게 “추석 전에 터트렸으면 좋겠다”며 보도 시점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언론은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이 대선의 향배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며 추석 민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교수가 접촉했던 언론사는 수차례 검토 후 기사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관련 제보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이처럼 보도가 되지 않자 A교수는 기자에게 연락해 “왜 이렇게 늦어지냐. 보도를 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재촉하기도 했다. 
 
또한 뉴스타파는 A교수가 MBC B기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했고 전했다. MBC는 지난 1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이 다른 교수의 논문을 상당부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방송 직후 A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MBC 보도를 링크하고 “이런 경우가 점입가경.. 어디가 끝일지.. 계속 나오는 중 이러다 안철수 방어하다 사퇴할 듯. 말 그대로 ‘철수’”라는 글을 올렸다. 
 
A교수는 캠프에서 직접 의혹을 제기하지 않고 언론에 제보한 이유에 대해 “순수하게 그쪽(언론)에서 할 일 같아 보였다”며 유리한 여론을 만들려는 정치적 행위는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성공회대 최진봉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흘린 정보가 보도가 되면 시청자는 객관적인 취재 내용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또한 기자가 정치권력이나 특정집단에게 이용당하는 사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한 B기자는 지난 19일 A교수에게 제보는 물론 통화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그러나 A교수는 뉴스타파의 인터뷰에서 전화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B기자는 2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논문표절 의혹의 제보자는 A교수가 아니며 박근혜 캠프 소속 인사도 아니”라며 “논문표절 의혹에 박근혜 캠프가 연관됐다는 뉴스타파 보도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B기자는 이어 “정정보도 요청이나 고소 등의 대응 방침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MBC 데스크와 상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A교수는 20일 현재 국민행복추진위원직을 사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 행복교육추진단 관계자는 “1차 명단에는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후 A교수의 개인 사정으로 추진위원에서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디어오늘은 A교수와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