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전 9시, 2차 총궐기를 준비하기 위해 알바노조 사무실에 갔습니다. 저는 알바노조 조합원입니다.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기 위해 주차장을 오고가는 중 계속 시동을 건 채 같은 곳에 서있는 흰색 카니발이 눈에 띄었습니다. 차에 타고 있는 두 명의 남성은 앞에 사람이 나타나면 핸드폰을 들고 얼굴을 가렸습니다. 저는 한 번도 사복경찰을 본 적이 없었지만 이들이 사복경찰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습니다. 집회를 준비하는 조합원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것을 보고, 한 조합원이 창문을 두드리며 신원을 확인하려 하자, 그 차는 빠르게 도망쳐 버렸습니다.같이 사는 친구가 집 앞에서 잡혀갔습니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또 한 명의 조합원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근래에만 4번째 체포 소식입니다. 이 조합원은 민중총궐기 건으로 조사를 받으러갔다가 30분 내로 벌금을 130만 원 내지 않으면 체포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용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니는 학생의 신분이기에 130만 원의 벌금을 30분 내로 낼 수 없었고, 결국 포승줄에 묶여 수갑까지 채워진 채로 수감되었다고 합니다. 정부는 이제 저희 같은 힘없는 사람들을 체포하는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정부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향한 겁박이 계속됩니다. 잡아가고, 벌금형을 선고하는 세상입니다. 심지어는 집회에 참가하지도 않은 사람에게도 출석요구서를 남발합니다. 피해를 보지 않는 수준에서 적당히 물러서라고 이야기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는 괜찮다고 호언장담해왔지만, 최근 들어 조금 두렵습니다. 며칠 전 집에 경찰이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두려웠는데, 함께 사는 이혜정 비대위원장이 집 앞에서 체포되고 나니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더욱 무섭습니다.
이미 이나라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유신정권이군요. 헬조선이 농담이 아니게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