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미스터리 게시판
 
작성일 : 13-08-13 00:32
[괴담/공포] 흙 인형
 글쓴이 : 통통통
조회 : 1,156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내가 가입한 동아리는 옛날부터 동굴 탐험을 하고 있었다
이와테 현에는 동굴이 잔뜩 있는데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 없었고 동굴 내부의 정보도 부족해 취미로 동굴 탐험과 측량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탓에 그 해 겨울 역시 평소처럼 동굴 측량을 하기로 해서, 꽤 넓은 동굴을 찾아가게 되었다
참가자들은 각자 다른 동굴에 들어갔고, 선배는 친구들과 함께 조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측량이 이미 끝난 곳도 있었고 측량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귀찮은 것이다보니 선배와 친구들은 측량은 안 하고 마음대로 동굴 안에서 놀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마지막에는 합류하는 곳만 정해 놓고 각자 가고 싶은 곳으로 들어가 박쥐를 찾는다거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친구 중 한 명이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아래쪽으로 뚫린 구멍으로 기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곳은 이미 측량이 끝난 곳이었고 끝이 막힌 막다른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곧 나올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도록 그는 나오지 않았다
너무 시간이 걸려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무렵 겨우 들어갔던 친구가 밖으로 기어 나왔다
거기서 몸을 돌릴 공간이 있었나 싶어 이상하게 생각한 선배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는 몹시 몸을 떨면서 불안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구멍의 안 쪽에 팔 2개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의 작은 구멍이 있었어 구멍 밑에 흙은 쉽게 파여서 금방 파니까 들어갈 수 있더라구 안에는 다다미 3개 정도의 공간이 있었어]
선배는 그제야 어떻게 친구가 몸을 돌려서 나왔는지 납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친구는 여전히 몸을 떨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런데 거기서 후레쉬를 켰더니 흙인형이 길게 누워 있었어]

선배는 친구가 흙인형 모양의 종유석이라도 본 것인가 싶었지만 친구는 계속 말했다
[그 흙인형 어째서인지 안경을 쓰고 있어. 누가 그런 장난을 한걸까]
그 이야기를 듣자 모두들 [아 시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와 친구들은 바로 동굴에서 나와서 경찰에 신고했다
나중에 시체의 신원을 들은 바에 따르면 몇년 전 갑자기 행방불명됐던 근처 마을의 고등학생이었다고 한다
이미 죽은 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사인조차 알 수 없었다
아무래도 그 고등학생은 양초 한 자루만을 가지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
아마 탐험이었을 것이다

xx이 아니라는 것은 시체 옆에 있던 다 타 버린 양초와 과자 봉지로 알 수 있었다
시체는 동굴의 폐쇄된 공기와 습기찬 환경 때문에 썩지 않았고 장기간에 걸쳐 위에서 떨어지는 더러운 물에 온 몸이 덮힌 것 같았다
다만 어째서 안경만은 진흙에 덮이지 않았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내게 이 이야기가 특히 무서웠던 것은 죽은 소년이 동굴에서 살아 있는 동안 느꼈을 공포 때문이었다
눈을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어두움

보통 사람이라면 그런 암흑 속에서는 10분 안에 평형 감각을 잃기 마련이다
죽은 소년은 어두운 동굴 속에서 성냥이 물에 젖어 양초에 불조차 붙이지 못하고 아마 30분 정도 지나고서는 정신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었을 것이다

동굴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며 누군가 구조하러 오지 않을까 헛된 희망을 품었을 것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 와중 손으로 모든 곳을 더듬으며 어떻게든 빠져 나가려 했을 것이다
며칠이나 버텼을까
자신과 자신이 아닌 것의 경계조차 모호해져 갔을 것이다
벽에 등을 기대고 안경 너머로 보이지도 않는 입구를 응시하며 죽어간다는 것마저 알아차리지 못한채 서서히 죽어갔으리라
이 이야기는 내가 들었던 그 어떤 죽음보다도 비참하고 무서운 것이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Total 8,69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미스터리 게시판 개설 및 운영원칙 (23) 가생이 12-26 171311
1618 [괴담/공포] 유체이탈 (2) 통통통 08-15 1364
1617 [괴담/공포] 일본 무서운 심령 영상 통통통 08-15 1546
1616 [괴담/공포] 일본 심령 영상 통통통 08-15 1252
1615 [괴담/공포] 일본 무서운 동영상 통통통 08-15 1839
1614 [괴담/공포] 무서운 공포 동영상 (1) 통통통 08-15 1355
1613 [목격담] 군대에서 겪은 얘기 (8) 으라랏차 08-14 3285
1612 [음모론] 성서의 음모 (하) (6) 통통통 08-14 2318
1611 [음모론] 성서의 음모 (상) (3) 통통통 08-14 4710
1610 [음모론] NWO 비밀조직 '보헤미안 그루브'의 어두운 비밀! 통통통 08-14 5485
1609 [초고대문명] 아프리카의 고대문명 통통통 08-14 4301
1608 [괴담/공포] 일본의 심령 영상 베스트 10 (1) 통통통 08-14 1937
1607 [괴담/공포] 공포영상 통통통 08-14 1181
1606 [괴담/공포] 사상 최강의 심령 호텔 (2) 통통통 08-14 1969
1605 [괴담/공포] 손 흔드는 여인(심령영상) (3) 통통통 08-14 1718
1604 [괴담/공포] 할아버지가 왔어요!(일본 무서운 심령영상) (3) 통통통 08-14 1884
1603 [괴담/공포] 정말로 무서운 심령영상 총 편집 (1) 통통통 08-14 1344
1602 [잡담] 미스터리 게시판 (7) 통통통 08-13 1811
1601 [괴담/공포] 女귀신 (3) 큰형니임 08-13 2041
1600 [괴담/공포] 군대 시절 제 고참이 들려준 이야기 (8) 통통통 08-13 2575
1599 [괴담/공포] 굿판 통통통 08-13 1297
1598 [괴담/공포] 지하철 할머니 이야기 (1) 통통통 08-13 1594
1597 [괴담/공포] 그 소녀 통통통 08-13 1111
1596 [괴담/공포] 흙 인형 통통통 08-13 1157
1595 [괴담/공포] 일본의 놀이문화 (2) 통통통 08-13 2455
1594 [괴담/공포] 3년전 그날밤 통통통 08-13 1513
1593 [괴담/공포] 25년간 빙의 통통통 08-13 1583
1592 [괴담/공포] 강원도 정선 실화 이야기 통통통 08-13 2219
 <  261  262  263  264  265  266  267  268  269  270  >